티브이에서 짠한 뉴스를 듣거나 연속극을 보며, 주인공이 안쓰러워 울컥한 마음에 뜬금없이 눈시울이 붉어지다 끝내 눈물이 촉촉이 묻어난다. 좀은 주책없어 보이기도 하고, 보기보다 마음이 상당히 여리다고도 한다. 마음이 복잡하면 그런 청순한 마음가짐은 기대하기 어렵다. 오히려 과장된 눈속임으로 비칠 수도 있다. 저마다 피치 못할 사연이 있고 기막힌 이야기에 정의가 용솟음치듯 불끈 가슴을 치면서 내 이야기처럼 가슴에 꽂히기도 한다. 그리움에 왈칵 눈물이 쏟아지고 후회와 반성에 뭉쳤던 쓰라린 감정이 자신도 모르게 녹아 흐르기도 한다. 이것이 인간의 순수한 마음이면서 본심이기도 하다. 세상에는 남의 이야기이면서 내 이야기와 너무 똑같아 보고 듣는 순간 더 가슴을 뒤흔들며 몸부림치게 한다. 남의 눈에는 안 보여도 내 눈에 보이는가 하면 남의 눈에는 잘 보이는데 내 눈에는 보이지 않아 오해를 사서 다투기도 한다. 남의 눈이나 내 눈에도 보이지를 않아 그냥 넘어가는가 하면, 남의 눈에도 잘 보이고 내 눈에도 잘 보여 이해관계에 따라 타협하면서 수습하기도 한다. 애석하게도 나에게서 나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남에게서 가까스로 나를 보는 경우도 종종 있다. 남이 내 거울 역할을 해주었으니 고맙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부끄럽기도 하지만 어디서든 내 자신은 중심 잡아야 한다. 마음에도 샘물이 있어서 맑은 물이 퐁퐁 솟아 고이듯이 맑은 마음의 샘에서 좋은 생각이 물처럼 고였다 솟아오르는 것 같으면서 소홀히 하면 오염되어 부적합해질 수 있다. 마음은 굴뚝같다 한다. 마음도 지나칠 정도로 어수선하면 쓰잘머리 없는 잡념만 풍성하게 들락거린다. 마음이 흔들리면 몸까지 갈피를 잡을 수 없어 방황하게 마련이다. 마음에 없고 생각도 없으면 관심에서 멀어진다. 마음을 고쳐먹으면 얼굴도 달라진다고 한다. 마음이 가벼워야 발걸음도 가볍다. 마음이 너그러워야 몸도 편해질 수 있고 심지어 마음이 변하면 죽는다고까지 한다. 여북하면 세상만사 마음먹기에 달렸다 하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