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신라 亡國의 恨을 품은 麻衣太子와 德主公主의 전설이 주렁주렁 열려있는 설악산, 치악산과 더부러
우리나라 3대 岳山인 月岳山을 등산했다. 이날 山友는 역시
권성해兄.
성해가 운전한 차를 타고 가을빛으로 완연한 청명한 날씨속에 수안보온천을 거쳐
미륵사지를 옆으로 송계계곡
덕주골에 주차를 하고 1,097m인 월악산 품속으로 스며들었다.
오늘 산행코스는 덕주골탐방지원센터 - 덕주사 - 마애불 - 송계삼거리 - 영봉
-송계삼거리 - 동창교, 총9.6km.
이곳에 오면 온통 경순왕의 태자와 공주로 태어난 비운의 남매들이 남긴 애달픈 사연으로
엮이지 않고는 탐방
하는데 맛과 흥미를 가질 수 없다. 덕주골이름부터 덕주사, 덕주산성, 마애여래상,
미륵사지 등등.
오늘 우리 둘은 이들에 대한 정설, 야설이 비벼져서 빚은 설화와 전설등을 우리나름대로
해석하고 추리하면서
두런두런 話題삼으며 秋色에 물들기 시작하는 월악산을 漫遊하듯 풍광을 카메라에 담으며
느릿느릿 덕주골계곡
을 따라 덕주사를 거쳐 마애부처님곁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도중에 水鏡臺, 鶴巢臺도
구경하면서. 가을 해는
짧기만 해서 덕주사 부처님께 寺門밖에서 拜禮만 하고 계속 오르려는데 입구에 눈에 띄는
石物 셋이 있다.
男根石이다. 썩어도 준치라고 70후반 老童이지만 그래도 남자들 아닌가? 古來부터 性은
토속신앙의 대상에서
빠질 수 없는 법. 종족번식의 숭고한 염원이 잠재되어 있었는데, 요즈음은 단순히
자기쾌감의 배설도구로 전락
한 면이 많아 종족번식의 생명체 고유의 본심은 어디로 갔는고? 오히려 2700년경에는
우리나라 인구는 소멸될
것이라는 극단론까지 나오는 판이다. 그래도 남근석중 하나는 머리부분이 훼손되어 크기가
낮아졌다니 幸이로고.
굳건한 돌들을 보니 나의 강건했던 옛날의 모습이여! 이제 어디에서 찾을고!(꿈 깨라고
부처님이 一喝하신다)
등산스틱에 의지 한참을 오르니 웅대한 바위에 조각된 13m의 마애여래입상이 어리석은
중생 둘을 맞아준다.
덕주공주가 절통한 심정을 북두칠성이 마주 보이는 탁 트인 영봉아래 넓은 터 큰 바위에
자기형상을 마애불로
조성하면서 8년의 세월을 보냈다고 전해진다. 역사학자들은 부처님조각양식을 볼 때
고려시대의 것으로 추정
하는데 이 중생은 그래도 前者의 설화에 마음이 기우려진다. 오늘은 자연속에서 감성에
담겨 보고 싶다. 덕주사
설명판을 빌리면 遜國한 경순왕 아비보다는 英明했을듯한 두오누이의 애달픔이 극락에서는
풀어지도록 마애여
래부처님께 합장기도드리고 본격 등산에 들어갔다.
월악산의 秋色은 지금이 시작이지만 붉은 단풍나무들보다 노란 단풍잎들과 멋을 즐기는
자태로 바위에 굳건히
뿌리를 내린 강인한 생명력의 푸르른 소나무가 기암괴석과 어우러져 펼쳐진다. 덤으로
주흘산과 조령산 脈이
주위에 펼쳐있고 송계계곡과 청정한 충주호가 감싸고 있어 악산임에도 이 경관에 山客들이
몰리나보다. 양념
으로 전설을 씹으며.
예전보다는 돌계단, 나무계단, 철계단들이 비록 경사는 급하나 설치되어 등산이
쉬워졌다하나, 그래도 조심스런
자세와 끈기가 필요하다. 자칫 실수하면 치명상을 입을 수 있으니 노약자들에게는 여전히
어려운 코스다. 그러나
960고지에서 송계삼거리사이의 능선에서는 평탄한 숲길이어서 오솔길을 걷는듯하다.
헬기장에 다다르니 눈앞에
확 닥아서는 웅장한 암벽이 위엄을 드러낸다. 마침내 맞이한 월악산의 주봉인 靈峰이다.
높이 150m, 둘레 4km나
되는 암반으로 형성된 신령스러움을 자아내는 1,097m의 영봉! 우리나라 산중에서
頂上을 靈峰이라고 부르는 곳은 백두산과 월악산 둘 뿐이다. 영봉에 올라서면 발아래 펼쳐진 충주호의 아름다운 모습,
주변으로 펼쳐진 黃赤色으로물들인 가을빛 山勢들, 이 경관을 보면서 확 트이는 가슴과 탄성으로 쉽게 발길이
되돌려지지 않는다. 그러나 짧아진 낮 시간 때문에 서둘러 靈山과 두남매의 설화를 뒤로 한 채 하산걸음을
재촉했다. 그러나 산의 어둠이 발걸음을 앞질러오니 하산 지점인 동창교에 다다르니 어둠이 완전히 주위를 덮었다. 여기서
덕주골입구 주차장까지는 2.3km나 되어 2,30분은 더 걸어야 하는데 발걸음은 무겁고, 헌데 마의태자와
덕주공주 두남매가 서울서 이곳까지 찾아와 두분의 애달픈 넋을 위로한 70老客을 어여삐 여김인가 생각지도 않은 지역버스를
만나 쉽게 주차장까지 올 수 있었다.
이제 상쾌한 가을 월악산의 精氣를 마음껒 마시고 귀가길에 오르기만 하면 된다.
상경길의 운전사가 된 나는 성해의 애마에 올라 헷드라이트를 밝혔다. 서울쪽으로. 오늘 좋은 산친구와 더부런 즐거운
월악산 산행을 탈없이 마친 건강을 고마워하면서........
1.오늘 산행코스
2.덕주산성
3.덕주사
4.남근석
5.덕주골계곡
뒤에 거대암반에 짖눌리면서도 굳건히 생명을 유지해 온 老樹의 역정이 몸통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덕주공주와 얽힌 사연을 가진 마애여래입상아래서
마애불아래에 있는 고즈녁한 禪房
뭔가 기구하는 두 모습같지 않은가? 마의태자와 덕주공주 두남매의 모습이
어른거렸다.
월악산 암릉
천지신명에게 간절히 기구하는 무녀의
춤사위같지 않은가?
영봉 아래 헬기장에서 조망한 충주호
헬기장에 오르자 확 닥아선 영봉의 위엄 갖춘 모습.
전망대있는 곳이 1,097m 靈峰
애환과 그리움으로
내려다보고 올려다 보는 모습 아닌가? 두오누이의 化身아닐까?
環狀으로 이어진 철계단
맨 위가 頂上이다.
아름다운 충주호를 배경으로 정상에서 권성해山友
첫댓글 자랑스러운 두 친구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石泉의 산행기를 읽으니 신라망국, 그 비운의 두 주인공의 애절한 모습을 실감나게 보는듯 합니다.
월악산 송계계곡은 두번 가본 곳이지만 한번 더 가 보고싶네요.
신라 천년의 망국의 한이 서린 월악산은 오르는 것도 힘들었지만 내려오는 것도 만만치 않았소. 정상인 영봉에서 사방을 바라보는 전경은 장관이였소. 좋은 친구 만나 좋은 산을 타고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있겠소. 석천형 감사합니다.
박수를 보냅니다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덕주골 계곡 따라 가면 절경입니다.
좋은 산 좋은 친구들, 모두들 건강하시기를---.
월악산 산행기 조회수가 200회를 넘었소. 이는 석천의 뛰어난 글솜씨, 마의 태자와 덕주공주의 애절한 전설이 주렁주렁 얽혀 있는 월악산, 그리고 카메라 솜씨가 어울어진 결과 아닐까? 나도 저절로 스타가 되는 기분이네요.
어쭙잖은 사진과글에 대하여 의외로 많이 보아줘서 오히려 게면쩍기만 합니다. 특히 금송,동산, 소정, 소주 諸兄께서 댓글까지 달아주니 그저 고마울따름입니다. 이 사진과 글이 있도록 함께 해준 그날의 산우 성해형에게도 댕큐!
石泉과 星海 두친구의 산행기를 뒤늦게 보니 부럽기도하고 감탄스럽기도 합니다. 저렇게 높은 산을 우리 모두 함께 떼를
지어 다닐때도 있었는데 이제는 다 떨어쪄 나가고 몇사람만이 남아서 고군분투,그중에도 석천 성해 두 산우가 자랑스러운39山行의 大尾를 장식하고 있으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오래 오래 건투하십시오.
계산의 격려말씀, 고맙습니다. 내가 생각하기로는 계산은 얼마든지 같히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시작이 반이라고, 의욕을 갖고 같히 해 보실 의향이 없어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