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사벨 아옌데 어게인
작년에 이사벨 아옌데의 <바다의 긴 꽃잎>을 재미있게 읽고
이사벨 아옌데의 팬을 자처했단다.
<바다의 긴 꽃잎>을 읽고 쓴 독서편지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칠레의 살바도르 아옌데 대통령의 조카로 이사벨 아옌데를 알게 되었다고 했잖아.
이젠 작가 이사벨 아옌데의 삼촌이 살바도로 아옌데 대통령이라고 이야기하게 되는구나.
그만큼 한 작품이지만, 너무 인상 깊고 재미있었단다.
그래서 그 이후 이사벨 아옌데의 책들을 몇 권 구입했단다.
여성 주인공이 등장해서 이사벨 아옌데의 여성 3부작으로 부르는
<영혼의 집>, <운명의 딸>, <세피아빛 초상> 중에서
이번에 <영혼의 집>을 읽었단다.
이 책은 칠레의 굴곡진 현대사 속에서 한 가족에 관한 이야기란다.
아참, 소설에서는 나라 이름이 한번도 안 나온 것 같았어.
하지만 누구나 소설 속 나라가 칠레라는 것을 알 거야..
아빠가 전에 읽은 칠레 현대사에 관련된 책들,
빅터 피게로아 클라크의 <살바도르 아옌데>,
이사벨 아옌데의 <바다의 긴 꽃잎>,
루이풀 세풀베다의 <역사의 끝까지>이
<영혼의 집>을 읽는데 도움이 되었단다.
이번에 읽은 <영혼의 집>도 재미와 감동을 모두 주었단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시리즈는 가끔 읽기 어려운 책을 만나기도 하는데,
이 책은 재미있어서 술술 넘어가는 몇 안 되는 책이었단다.
더욱 이사벨 아옌데의 찐팬이 된 듯싶구나.
<영혼의 집>은 두 권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오늘은 1권을 먼저 이야기해줄게.
1. 클라라
그럼 바로 이야기를 해보자꾸나.
세베로 델 바예는 전직 변호사 출신의 정치인이란다.
의회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지.
그의 아내는 니베아이고 아이들을 15명을 낳았는데, 11명이 생존했단다.
소설의 첫 부분의 시대적 배경이 1900년대 전반기로
낳기도 많이 낳고 영아 사망률도 높던 시대였단다.
세베로 델 바예의 첫째 딸 로사는 열여덟 살로 뛰어난 미모로 유명했단다.
로사는 에스테반 트라에바라는 남자친구가 있었고 지금은 북쪽 지방의 광산에서 일하고 있었어.
세배로 델 바예의 막내딸 클라라는 열한 살인데
미래를 예언하는 등 영적인 능력을 갖고 있었고, 조숙했단다.
클라라는 외삼촌 마르코스와 무척 친했단다.
마르코스는 모험심이 강해서 이런저런 경험을 많이 하였고,
해외 여행을 많이 다니고 그랬어.
직접 비행기를 만들어서 그 나라에서 최초로 비행한 이력도 있었어.
불시착해서 몇 달 만에 돌아와서 가족들을 걱정시키기도 했지만 말이야.
조카 클라라가 영적인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둘이 점술사업을 하기도 했는데 세베로가 이를 알고 반대하여 그만 두었단다.
그런 마르코스가 아프리카 여행 중에 전염병에 걸리고 말았어.
전염병에 걸린 마르코스는 집으로 돌아오려고 했는데,
그만 집에 도착하기 전에 죽고 말았단다.
클라라의 집안은 온통 슬픔에 잠겼지.
클라라는 마르코스와 함께 온 개 바라바스를 정성껏 보살폈단다.
…
세베로 델 바예 집안의 불행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란다.
클라라가 미래를 보는 능력이 있다고 했잖아.
누군가 실수가 죽을 것이라고 식구들에게 이야기를 했으나 아무도 귀담아 듣지 않았단다.
마르코스가 살아 있다면 클라라의 말을 진지하게 들었을 첸데..
얼마 후 세베로를 죽이려고 정치적 반대파에서 독이 든 술을 선물로 보내왔단다.
그런데 그것이 술이라고 생각하고 그만 큰 딸 로사가 먹고 죽고 말았단다.
클라라의 집은 또다시 비통에 빠졌어.
클라라는 이 충격으로 말을 잃고 말았단다.
로사의 남자친구 에스테반도 광산에서 이 소식을 듣고 비탄에 잠긴 채 돌아왔단다.
그 술을 보낸 사람은 끝내 잡지 못했어.
에스테반은 여자 친구 로사를 잃은 슬픔에 광산에 돌아가지 않고,
자신의 부모님의 땅이지만 관리를 하지 않아 황무지가 된
트레스 마리아스라는 농장에 가서 농장 일을 시작했단다.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아픔도 잊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겠지.
농장에 있는 저택을 보수하고 일꾼을 고용해서 농장을 다시 일으켰어.
그 농장이 황무지가 된 이유는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엄마는 지병으로 침대에만 계시고,
그 엄마를 누나 페룰라가 도시에서 보살피고 있었거든.
에스테반은 농장을 다 보수하고 소작인들이 살고 있는 트레스 마리아스 마을 전체를 보수했단다.
학교도 짓고 상점도 세우고 그랬어.
트레스 마리아스는 다시 번창하게 되었고,
농장에서도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단다.
당시는 무척 귀했던 라디오도 하나 장만해서
세상 돌아가는 것도 챙기고 그랬어.
…
한편 로사의 죽음 이후 말을 잃은 클라라.
클라라의 부모님은 클라라를 치료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했어.
하지만 고칠 수 없었지.
그도 그럴 것이 클라라는 의식적으로 말을 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구나.
죄책감을 느끼고 있던 것일까?
아마도 자신이 누군가 죽는다고 이야기를 해서
언니가 죽었다고 죄책감 말이야.
클라라는 말을 하지 않는 대신 기록을 했단다.
엄청난 양의 메모를 노트에 쓰기 시작했어.
아버지 세베로는 로사가 죽고 나서 정치도 그만 두었어.
오히려 어머니 니베아가 정치판에 뛰어들어
여성 참정권을 요구하는 여성인권 운동에 힘썼단다.
클라라는 나이를 먹으면서 영적인 능력은 더 강해졌어.
로사가 죽고 나서 9년이 지난 어는 날,
클라라가 갑자기 말을 시작했어.
그 한마디가 자신의 미래를 예언하는 듯한 말이었어.
자신은 도시에서 온 약혼남과 결혼하겠다고…
다들 클라라가 다시 말했다는 것이 관심이 있었지.
클라라가 내뱉은 말의 내용에 대해서는 관심들이 없었단다.
2. 에스테반
시간은 흘러 10년이 지났단다.
농장은 크게 번성하여 돈은 많은 벌었지만
에스테반은 무섭고 악명 높은 농장주가 되었단다.
무서운 것뿐만 아니라 난봉꾼이 되어 소작인들의 딸들을 겁탈해서
사생아가 몇 명이나 되는지도 모를 정도였어.
참, 나쁜 사람이구나.
로사와 결혼을 했다면 달라졌을까?
…
에스테반은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누나의 전보를 받았어.
가지 않으려고 했으나 어쩔 수 없지 가게 되었어.
그가 자리를 빈 사이 농장과 트레스 마리아스는
소작인 중에 능력 있고 똘똘한 페드로 세군도에게 맡기고
어머니가 계시는 수도로 갔단다.
에스테반은 어머니의 임종을 함께 하고, 장례식도 치렀단다.
그래도 아들의 역할은 한 것 같구나.
장례식이 끝나고 에스테반은 세베로의 집에 찾아왔단다.
로사의 옛 남자친구로서가 아니었어.
그 집안에 결혼 적령기에 든 여자가 있을 거라 생각했지.
그는 클라라에게 청혼하기 위해서였단다.
클라라는 좋다고 했고, 아버지는 반대하지 않아서 그들의 결혼을 성사되었단다.
수도에 신혼집을 새로 지었단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혼자 남은 누나 페룰라도 에스테반과 클라라와 함께 지냈단다.
페룰라는 올케인 클라라와 사이가 무척 좋았단다.
시간은 흘러 클라라는 딸 블랑카를 낳았어.
그리고 그들은 농장으로 이사를 갔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은 농장 생활이었단다.
특히 도시에서만 생활하던 페룰라는 특히 힘들어했단다.
클라라는 둘째를 임신하고 출산을 위해 다시 도시로 갔단다.
이번에는 쌍둥이를 임신했는데 계속 컨디션이 좋지 않았어.
클라라가 예지력이 있다고 했잖아.
꿈에서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꿈을 꾸고 힘들어했는데,
역시도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단다.
클라라는 아들 쌍둥이를 낳았고 이름을 하이메와 니콜라스라고 지었단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혼자 남은 유모가 있었는데,
클라라는 유모에게 함께 지내자고 해서 유모도 클라라네 집으로 왔고,
유모는 아이들을 보살펴 주었단다.
앞서 페룰라가 올케인 클라라와 사이가 좋았다고 했잖아.
그런데 그 정도가, 뭐랄까 지나치다고나 할까? 선을 넘었다고 할까?
클라라를 목욕을 시켜주기도 하고,
클라라가 혼자 자고 있는 침대 옆에 몰래 와서 자기도 했어.
그런 모습을 에스테반이 보고 질투도 느끼고 혐오감도 느끼게 되어
누나인 페룰라를 내쫓았단다.
누나의 정 때문에 생활비는 계속 보내 주었어.
페룰라가 집을 나가사 집안은 엉망진창이 되었단다.
그동안 집안일을 도맡아 하던 페룰라가 집을 나가서 집이 온통 엉망이 된 거야.
에스테반의 생활도 총각 때의 난잡함으로 돌아갔어.
사창가를 드나들고 처녀들을 겁탈하고…
사창가에서 만난 트란시토 소토라는 여자가 있었는데,
그 여자와는 나중에도 계속 인연을 이어간단다.
한편 클라라는 자신처럼 염력을 가진 모라 자매들을 알게 되었고,
모라 자매들과 자주 모임을 갖고
염력과 점술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단다.
이런 엄마와 아빠를 둔 블랑카가 한편 불쌍하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3. 블랑카
시간은 또 흘러 블랑카의 나이 10살이 되었어.
농장에서 많은 시간을 지내다 보니 같이 어울릴 또래가 별로 없었어.
소작인의 아들 페드로 테르세로와 친해지게 되었단다.
점점 나이를 먹어 사춘기가 되면서
블랑카와 페드로는 첫사랑이 되었단다.
하지만 공부를 위해서 블랑카가 수도에서 지내고,
페드로는 농장에서 지내면서 멀어지게 되었단다.
…
예지력이 있는 클라라의 눈에 페룰라의 죽음도 예측을 했고,
대지진도 예측했단다.
대지진이 일어나기 며칠 전에는 심한 발작도 일으켰어.
대지진이라는 대재앙이 몰려오지만, 클라라가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었지.
아빠가 알기에 칠레는 지진이 많은 환태평양 지대에 있는 나라로 지진이 많이 일어난단다.
루이스 세풀베다의 <역사의 끝까지>라는 소설에서도 큰 지진이 있었잖아.
<영혼의 집>의 시대적 배경이 1900년대 초반이라고 했으니
그 때쯤 큰 지진이 있었는지 검색을 해보았단다.
1939년 1월 24일 칠레에 대지진이 있었다고 하는구나.
이 소설에서 클라라가 예측한 지진은 이 지진인 듯싶구나.
이 대지진으로 유모가 죽고 말았어.
그리고 남편 에스테반도 무너진 집에 깔려 온 몸의 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고
죽을 뻔 했으나,
장님이었던 페드로의 할아버지가 치료해주어 회복할 수 있었단다.
….
블랑카의 첫사랑 페드로 테르세로는 공산주의 사상을 알게 되고,
농장에 있는 소작농들에게 공산주의 사상을 퍼뜨렸단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에스테반은 페드로를 쫓아냈단다.
…
농장이 있는 마을에 장 드 사티니 백작이라는 프랑스 사업가가 왔단다.
에스테반과 친분을 쌓게 되었고 블랑카에게 청혼을 했지만, 블랑카는 거절했단다.
어느날 장 드 사티니 백작은 블랑카와 페드로의 밀애 장면을 목격하게 돼.
이걸 치사하게 에스테반에게 고자질을 하고,
에스테반은 블랑카를 심하게 때렸단다.
이를 변호하던 클라라도 때렸어.
이 일로 클라라는 딸을 데리고 농장을 떠나 수도에 있는 집으로 와버렸단다.
에스테반은 혼자 남겨졌고, 분노를 참을 수 없어 페드로를 찾아내 죽이려고 했어.
페드로를 찾아낸 에스테반은 도끼를 휘둘렀고 페드로는 간신히 도망쳤단다.
하지만, 페드로는 손가락 세 개가 도끼에 잘리고 말았단다.
에스테반은 정치도 시작하여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보수당의 상원의원이 되었단다.
….
수도에 온 블랑카는 자신이 임신한 것을 알았어.
당연히 페드로의 아이였지.
이 소식을 들은 에스테반은 자신의 딸이 사생아를 낳을 수는 없다고 했어.
정치 인생에 도움도 안되고 말이야.
에스테반이 생각해 낸 수는 장 드 사티니 백작이었어.
돈을 밝히는 장 드 사티니 백작에게 돈을 잔뜩 쥐어주고
블랑카와 얼른 결혼시키는 것이었어.
클라라는 당연히 반대를 했지만, 에스테반의 무식한 힘을 이길 수 없었단다.
결국 블랑카는 강제 결혼을 하고 장 드 사티니의 집이 있는 북부로 이사를 갔단다.
…
여기서 잠깐 블랑카의 쌍둥이 동생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꾸나.
이름 기억나니? 하이메와 니콜라스.
하이메는 공부를 엄청 잘해서 의대생이 되었단다.
금욕주의를 몸소 실천하고,
가난한 사람들은 보살피는 봉사활동도 열심이었어.
사회주의 사상에 빠져서 몰래 페드로 테르세로를 만나 사회주의를 함께 공부하기도 했어.
니콜라스는 하이메와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단다.
니콜라스는 자유로운 영혼이고 엉뚱한 사업들을 많이 했어.
춤교습소라든가, 열기구 사업, 닭 키우기 등…
여자친구 아만다가 있었는데 아만다 또한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였지.
아만다는 다섯살짜리 동생 미겔이 있었는데 부모님 없이 둘이 살고 있었어.
아만다와 미겔은 클라라의 집에 자주 놀러왔는데,
클라라는 어린 미겔을 잘 보살펴 주었단다.
니콜라스와 클라는 원치 않는 임신을 하고 말았고,
니콜라스는 의대생이었던 하이메에게 아만다의 중절 수술을 부탁했단다.
의대생이니 아직 의사는 아닌데 그런 수술을 어떻게 하겠니…
하지만 니콜라스와 아만다의 간곡한 부탁에 첫 수술을 중절수술로 집도하게 되었단다.
사실 하이메는 아만다를 짝사랑하고 있었단다.
짝사랑하는 여자가 동생과 자유연애를 하는 것도 속이 쓰릴 텐데,
임신까지 하고 중절수술까지 자기 손으로 해야 하다니…
….
여기까지 <영혼의 집> 1권의 이야기란다.
등장인물들이 다들 평범하지 않구나.
지은이는 어떻게 이런 캐릭터들을 하나하나 만들어 가족으로 만들었을까.
2권에서는 이들이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갈까.
2권도 곧 이야기해줄게.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PS:
책의 첫 문장: “바라바스가 바다를 건너 우리에게 왔다.”
책의 끝 문장: 그렇지만 에스테반은 자기집 지붕 아래서 낯선 사람들과 함께 사는 것에 익숙해 있었기 때문에 아무 질문도 하지 않았다.
책제목 : 영혼의 집 1
지은이 : 이사벨 아옌데
옮긴이 : 권미선
펴낸곳 : 민음사
페이지 : 423 page
책무게 : 804 g
펴낸날 : 2003년 07월 05일
책정가 : 12,000원
읽은날 : 2023.04.22~2023.04.25
글쓴날 : 2023.05.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