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 TV조선 기자와 인터뷰했다.
오후 2시 약속한 시간보다 20분쯤 늦게 도착한 촬영팀과 우리 아파트에서 가장 좋은 쉼터 자리에서 마주 앉았다. 전화상에 싹싹한 음성으로 '어머님'이란 호칭으로 예의 바르게 통화했던 터라 어느 정도 예상했던 대로 사회부 소속 김기자는 젊고 아름다운 여성이다.
촬영은 PD인 중년 남자분이 했다.
인터뷰 내용이 부끄럽게도 가짜 화장품을 진짜인 줄 알고 산 바보 같은 케이스라 나는 얼굴 모자이크 처리와 음성변조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런 조건으로 촬영을 시작했다.
기자가 묻는 말에 어눌하게 대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가짜와 진짜를 나란히 놓고 대조하면서 다른 점을 서로 알아보는 형식이다.
중간에 나무 위 까치 떼가 시끄럽게 방해해서 잠시 쉬었다 다시 찍었다.
기자는 화장품 하나를 백화점 매장에 진부 여부를 알아보겠다며 가방에다 넣었다.
"나중에 돌려 드릴게요."
"어차피 쓰지도 안 할 건데 안 돌려주셔도 돼요."
"만약 백화점 매장에서 진품이라고 하면 돌려드릴게요."
"방송은 언제 나와요?"
"다음 주 월요일(9월 3일) 9시 뉴스 시간에요."
그리고는 서로 수고했다는 인사를 남기고 떠났다.
이 장면을 블로그에 올리기 위해 남편에게 몇 장 찍어달라고 했다.
아직 폴더폰을 쓰는 남편에게 스마트폰을 열고 사진 찍는 법을 가르쳐서 손에 쥐여주었다.
현장에 함께 나온 남편은 그새 연습한 것 깜빡 잊고 촬영 PD에게 스마트폰을 열어달라고 하더니 사진도 여러 장 찍긴 했는데 다 흐리다.
모자이크 처리 안 해도 내가 난 줄 모를 정도로 흐리다.
다음 주 월요일 9시 뉴스 시간이 기다려진다.
어쨌든 특별한 경험이었다.
TV조선 사회부 김기자가 내 블로그의 아래 포스팅을 보고 인터뷰를 요청해 응했다.
https://blog.naver.com/kod3603/221221364227
첫댓글 시세도 조그만 환데이션은 가짜가 많다고 들었느데
영감님 사진 많이 찍어셨네.
예, 자생당 (시세이도) 파운데이션 화장품 가짜가 많은가 봅니다.
아마 저 가짜화장품은 중국에서 만들어 올꺼야....지금은 국산 화장품이
시세이도를 능가하여 우리나라에선 그렇게 가짜를 안 만들거든
중국에서 2000원 미만 원가가 여기오면 몇 만원짜리가 된답니다.
기가 막히지요.
인터넷으로 파는 것 중엔 상당수 이런 게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