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총 겨눈 채 걷던 학생, 경찰 향해 총구 돌려
"2발의 총성 전, 더 많은 대화 있었어야" 범죄학계 지적
독립수사단 "경찰 대응 적절성 여부" 조사 돌입
RCMP(연방경찰)가 써리에서 총기를 든 고교생과 1분도 안 되는 대치 끝에 발포해 학생이 사망하는 사건으로 대응 방식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사건은 지난 9일 오후 2시 40분경 써리의 한 학교 운동장에서 시작됐다. 총기를 든 학생이 목격됐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수 블록 떨어진 주택가에서 해당 학생과 마주쳤다.
현장 CCTV에는 10학년 학생이 머리에 권총으로 보이는 물체를 겨누고 걸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경찰이 자해를 만류하자 학생은 경찰 쪽으로 총구를 돌렸고, 경찰은 순찰차 뒤로 은신했다. 이어서 연달아 두 발의 총성이 울렸고, 여러 명의 경찰이 학생이 있던 방향으로 달려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테미토페 오리올라 앨버타 대학교 범죄학과 교수는 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경찰과 학생의 대치 시간이 59초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오리올라 교수는 경찰이 더 많은 시간을 들여 대화를 시도했다면 비극적인 결과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30년 넘게 현장에서 근무한 경찰 관계자들은 무기를 든 대상과 마주쳤을 때 경찰관들이 순간적인 판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고 설명했다. 국가경찰연맹은 성명을 통해 "대부분의 경찰관들이 30년 이상의 근무 기간 동안 치명적 무력을 사용한 적이 없다"며 "모든 상황에서 신중하게 접근한다"고 강조했다.
BC주 독립수사단은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수사단은 경찰의 대응이 상황에 비례한 적절한 조치였는지 여부를 철저히 조사할 방침이다.
현재 사건 관련 경찰관들은 심리 상담 등 필요한 지원을 받으며 현장 업무에서 물러난 상태다. 지역 사회에서는 학교 운동장에서 시작된 상황이 짧은 시간 안에 학생의 죽음으로 이어진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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