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로 보는 문화] 廣場 (넓을 광/마당 장)
廣場의 기능이 점차 인터넷 카페로 옮겨간다는데
선거철만 되면 廣場이 넘쳐났던 시절이 있었다.
廣場에 모이는 인파로 당락(當落)이 결정되기라도 하는 듯,경쟁적으로 지지시민을 廣場으로 끌어들였다.
선거(選擧)뿐만이 아니었다.
종교계와 각종 사회에서도 세(勢)를 과시하려고 작심(作心)이라도 한 듯,廣場으로 시민을 모으곤 했던 것이다.
중국의 漢代(한대)에 만들어진 張衡(장형)의 서경부(西京賦)를 보면,'아득히 보이는 廣場을 굽어보며,角觝(각저)의 기묘(奇妙)한 놀이를 부과하노라'라는 구절이 있다.
角觝는 우리의 씨름과 비슷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최치원의 계원필경(桂苑筆耕)에 '廣場에 군중을 모아놓고 이미 항복을 받아 놓았다'는 문구가 보이고, 동문선(東文選)에 실려 있는 하팔관표(賀八關表)에도 '온가지 놀음이 다투어 廣場에 연출되고'라는 문구가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廣場은 사람들이 모여 의견도 나누고 유희(遊戱)도 즐기며 의식(儀式)을 거행(擧行)하기도 하는 그런 열린 공간(空間)이었던 것이다.
인터넷의 보급에 따라 이러한 廣場의 기능이 급속도로 홈페이지와 인터넷카페로 옮겨지고 있다.
그런 때문인지,댓글을 잘 달면 출세할 수 있다는 내용의 뉴스까지 보도되고 급기야 KBS 경영진의 제동으로 방영을 못하게 된 '추적 60분'을 담당 PD가 형사처벌을 감수하고서라도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려는 방송사상 초유의 일까지 벌어지는 실정이다.
각자의 의견을 피력하고 수렴하며 정보를 공유한다는 점으로만 보면,홈페이지와 카페는 분명 디지털식 廣場이고,신문과 방송은 아날로그식 廣場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포털사이트회사에 의해 카페 운영이 좌우되고,신문법에 의해 보도가 제한되며,방송사 경영진에 의해 방영에 따른 제반 준비를 마친 프로그램이 폐기(廢棄)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헌법에 보장된 언론 및 집회결사의 자유가 국가권력과 자본에 의해 심각하게 침해당하고 있는 것이다.
廣場의 廣은 물론 '넓다'는 뜻이다.
그러니 廣告(광고)는 널리 알리는 것이고 廣野(광야)는 넓은 들이며,廣義(광의)는 넓은 뜻이다.
단,대학(大學)의 한 구절인 心廣體胖(심광체반)의 廣은 '안온하다'는 뜻으로 쓰인 예이다. 수레 15대를 옆으로 펼친 넓이를 廣이라 하기도 한다.
場은 다른 곳과 구분이 되는 어떤 공간을 뜻한다.
場內(장내)니 場外(장외)니 하는 말이 그러한 예이다.
과거를 보는 곳을 場屋(장옥)이라 하는 것도 그런 때문으로 보인다.
場은 一場春夢(일장춘몽)에서와 같이 어떤 시기를 가리키기도 한다.
출처:부산일보 글.김성진·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sjofkim@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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