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 5시에 일어나, 몸단장을 하고 집을 나선것이 5시 50분경,
고속뻐스터미날에서 -진주행- 우등 고속 뻐스를 타고, 못다한 잠을 한참 자고나니
10시에는 중간 목적지인 진주에 도착하였다.
나의 유일한 (진주 거래처)에서 목적한 일을 마친 후, 새로히 알게된 진주의 중견업체 '장 부장'의 푸짐한 대접과 순천까지 배웅해 준 고마움 덕분에 공식 업무후의 지루하지 않은 여행이 시작되었다.
오후 3시 40분, 녹동 뻐스 터미날에는 서울에서 고속뻐스 편으로 직접 내려온 (이)광섭이와 (김)영철이가 아직 마중 나오지 않은 (변)홍근이와 이제 막 도착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어울리지 않은 수다를 펼치고 있는데,
우리의 홍근이가 그랜져 XG 에서 내려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홍근이는 지금 우리나라 육지의 최남단인 전남 고흥군의<녹동 - 소록도 - 거금도>를 잇는 <巨金島 - 連島橋 工事>의 주공사업체인 現代建設 現場所長으로 재직 중이다.
지난해 7월에 현지에 부임한 후 줄곧, '한 번 오라'는 권유가 있었지만, 차일피일 마땅하지않은 조건 때문에 이제서야 가보게 된 것이다.
많은 친구들이 현직서 물러나 있지만, 홍근이는 그의 경력과 성실함을 인정하는 회사의 請으로 재 복귀하여 중대한 현직인 連島橋 현장 소장직(현대건설 전무)을 맡고 있는 중이다.
40년이 넘은 우정 탓으로, 젊은 운전기사의 눈치도 보지않은채, 특유의 <야, 임마, 점마, ........>하면서 희희낙낙하니, 이는 완연한 고 1 때의 모습으로 되돌아 온 개구장이 재현의 시작이다.
약 10분 후, 깨끗하게 자리하고 있는 현장 사무실이 있는 곳에 도착,
어울리지 않게 청결하고, 또 작업 현장에 관한 간결하지만, 전 공정의 대략을 알려주는 브리핑 자료가 커다란 벽에 위치하고 있는 所長房에서,
많지 않은 상식의 눈으로 벽에 가즈런히 붙어 설명하고 있는 <巨金島 連島橋>의 자료를 훓어보았다.
5년여를 계획하고 있는 공사기간과, 출렁이는 바다-최대수심 35 M 나 되는 곳에 교각을 설치하는 등, 엄청난 어려움을 뚫고 우리나라 토목 역사의 한 페이지를 이루는 거대한 공사가 나의 친구의 능력과 근면함에 의해 태어나고 있음에 아주 커다란 뿌듯함이 일어남을 숨길 수가 없었다.
홍근이의 공사 개요에 대한 친절한 설명을 들은 후, 우리는 그가 안내하는대로 녹동에서의 저녁일정이 시작되었다.
녹동 해변가에 이르니, 많이 보아온 작은 어촌의 풍경과도 같고, 또 무질서 한것 같은 콘크리트 부두에는 크지 않은 몇척의 배들이묶여 있고, 부두앞 광장에는 콘테이너를 실은 트레일러 몇대가 제주에서 실어온 감귤을 옮겨 실은 채 정차해 있는 것들이 보인다.
미리 예약해 둔 꽤재재하게 생긴 조그만 3 층 횟집에는 "소장님, 오셨습니까?!"하며 반색을 하는 종업원들의 환대와 함께 싱싱 + 첫 번 맛보는 어패류들이 이곳 특유의 맛과 푸짐한 음식 특성을 한껒 느끼게 하였다.
일체 술을 하지 않는 친구들 덕분에, 또 너무 잘아는 각자의 성격들 탓에 별다른 화제는 없고, 그저 공통적인 현실과 우리 여러 친구들에 관한 이야기들을 벗삼아 배가 뽈록 나오도록 저녁을 먹었다. 숨이 가쁘도록,......
좁은 3층 계단을 내려와 뒤뚱뛰뚱 부른 배를 두드리며,
우리들을 위하여 예약해둔 그곳에서 가장 최신 시설을 갖춘 (Sky Motel)의 특실을 점검하곤,
"야, 이제 뭐 할까..? 고스톱,??? ... 아니면...."
"고스톱은 나중에 하고, 우리 노래방에 가자"...는 의견일치로, 전남 고흥군 녹동리의 <추억의 노래방>에 들어갔다.
'물레방아 도는 내력, 옥경아, 사랑이여, 사랑으로, 사랑을 위하여,돌아가는 삼각지,파초의 꿈..............친구여.........'
한 시간이 넘도록, 목이 터져라 외치고 부른 후, 다음 스케쥴인 '고,스톱'을 위하여 우리는 모텔로 왔다.
거추장 스러운 겉옷들은 벗어 던져놓곤, 편의점에서 사온 <온 국민 산수 책- 화투-고스톱>의 열전을 시작하였다.
장장 두 시간여가 지나니, 대강 승,패의 윤곽과 함께 피곤함을 느낀 우리는 하루의 일과를 마감하기로 하였다.
홍근이는 자기의 숙소로 가고 우리 셋은 특실의 넒은 곳을 3등분하여 잠을 청하기로 하였다.
특실이다 보니 인터넷 시설이 되어있는 것이 여간 반갑지가 않았다.
아침에 집을 나설 때, '지방 다녀오기 때문에 2틀 동안 up date 하지 못함을 양해 해 달라'는 카페 표지의 글을 삭제 할 수 있음이 꽤나 반가운 것이다.
광섭이와 영철이 보곤 "나 카페 자료 올려야 하니, 양해해라"는 강권적인 부탁을 하곤,
모텔 특실의 컴퓨터를 켰다.
생각 보다 훌륭한 시설이었다.
(우리 카페 'yongsin14'에는 아직까진 운영자나 관리자가 없는 탓에, 주인인 내가 하루라도 검토하거나 글이나 자료를 올리지 않으면, 때로 삭막해질 염려 탓에 하루라도 방심할 수 없는 피곤함과 함께, 알찬 보람을 게을리 할 순 없다는 작은 사명감이 있기 때문에, 졸린 눈을 비비면서 '컴'앞에 자리하였다.)
게시판에는 15항이 있지만,
1.자유로운 이야기,
2. 짧은글/좋은글,
3.詩가 느껴질때,
4.음악과 함께, 만큼은 많은 회원들이 수시로 보시는 곳이므로, 하나의 글이나 자료라도 꼭 update 하여야 함이 즐거운 사명이기도하다.
'woonami'와 '풀향기'가 오늘은 반가운 글들을 올려줘서 '참 고맙구나'하는 마음을 가지면서, ....내일을 위한 글과 자료를 정리하곤, ....................
나 역시 잠을 청하였다.
***************************************************************************
바지런한 광섭이 탓에 더 이상 잠을 자지 못하고, 새로운 날을 시작한 것이 아침 7시......
조금 후 홍근이가 아침 밥을 챙겨주러 오고,,,,
어제 저녁 갔던 부둣가로 나가니, 아침 백반을 하는 식당이 있다.
이렇게 맛있는 아침 식사는 근래에 드문 현상인데,.....맛나게 먹고, 또 차도 한잔 한 후,
부두로 가서 홍근이의 관리하에 있는 조그만 통선에 승선하였다.
주홍 빛 Life Jacket을 걸친 후, 꽤 나이 들어 보이는 통선 기사의 곁에서,
말로만 듣던 '소록도'를 지척에 보면서 짧은 항해를 하였다.
'소록도!' - 지금은 한센병이라고 부르는, 문둥병/나병 환자가 집단으로 기거하는 곳이다.
선창 오른 쪽으로 보니 조그마한 섬, 해변가에 콘크리트 움막이 줄을 지어 나란히 있는 것이 보인다. 아주 오래전 본 '빠삐용'이라는 영화의 한 장면이 살짝 기억을 떠 올리게도 한다.
<감옥에서 탈출한 주인공 '스티브 맥퀸'이 나환자촌 촌장이 피우던 cigar를 받아 피운 후, 탈출의 도움을 받는 장면이,,,,,,,,,>
섬 가운데는 하얀 최신 건물도 있고,..그것은 환자들을 위하여 나라에서 세워 운영하는 국립 병원이란다. 아직도 이곳엔 약 700 여명이나 되는 환자들이 있으며, 환자들의 평균 나이가 70세란다...................표현할 수 없는 뭉클함을 안고, 소록도 옆을 돌아. 한참 수중 교각 건설 기초 공사를 하고 있는 대형 Barge선을 옆으로, ...거금도를 먼 발치로 보면서, 약 20여 분간의 항해를 맛보았다.
下船 後,
현장 홍근이사무실로,......
홍근이의 주말 업무 정리와 또 다음 주 업무 정리를 하는 모습을보면서,
그리고 여직원이 가져다 준 또 하나의 이곳 특산물인 유자차를 마시면서 천천히 시간을 정리하였다.
'홍근이가 일러준 대로 오후 4시 비행기로 상경한다면, 지금이 10신데. 그동안 또 무슨 스케쥴이 있나?......하면서,.............'
조금 후, 업무를 정리한 홍근이가 숙소에 가서 정장으로 갈아 입고, 또 서류를 챙겨 가방에 넣은 후, 우리들 보고 "이제 가자!" 한다.
우리 넷은 승용차에 타고, 곧바로 보성 녹차 마을로 향하였다.
영화 촬영지로도 이름 나 있지만, 우리나라 녹차 생산의 본고장을 본다는 마음은 "와! 언제 이런 걸 보냐?"하면서, 뒤에 앉은 셋은 연신 떠들어 대는 하이웨이의 대낯 드라이브 였다.
달리는 차 안에서도 홍근이는 연신 외부와 통화를 하기도 하고 또 직원들의 업무 보고를 받기도 하면서, 한편으론 우리들과 시작도 끝도 없는 대화를 계속하면서,
1시간 여를 달려 서울 행 비행장이 있는 여수와는 반대편인 녹동 - 녹차 마을에 도착한 것이 11시 경,
그곳에서 우리는 처음 보는 녹차 농원과 하늘을 치솟아 뻗어 있는 나무들의 울창한 산림경개를 감상하곤, 따끈한 녹차를 시음하였다.
녹차 마을을 떠나 순천에 도착한 것이 오후 1시경,
미리 예약 하지 않으면 자리가 없다는 순천 최고 음식점 '대원식당'에서도, 우리 친구 홍근이 탓에 우리 모두는 융숭한 VIP 대접을 받는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얼마전 삼토포럼에서 방영철이가 제공한 홍어찜을 먹어 보았지만, 그와 거의 같은 맛의 이곳 '대원식당'에서 내놓은 홍어찜은 진짜,진짜 '꽉'쏘아대는 엄청난 홍어의 진수를 맛 보는 것이었다.
원래 전라도 음식이 푸짐하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까지 정신 없을 정도로 , 또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의 점심상은 근 20 여년만에 처음 대하는 것 같았다.
술을 한 잔도 안마시는 친구들 덕에 점심 시간은 그냥 먹어제끼는 시간만 있으면 되는 것이었다.
특별한 환담도 없고, 그저 앞에 놓여있는 음식 예찬만으로,.....
이곳에서 여수까지는 30분이면 충분하단다.
그래서 우리는 여수 오동도와 돌산대교를 둘러보자며 식당을 나왔다.
여수는 1978년 여름,... 그때 당시 여천 화학단지가 조성되고 있을 때, 현대양행 영업부 차장의 직함을 갖고 다녀온 적이 있었지만, 그때 기억은 하나도 나지 않고, 차량도 건물들도 많아진 대도시 못지않은 면모를 보여 주는 복잡한 거리를 비집고 오동도를 향하였다.
또 얼마전 까지, 故-윤광일의 미망인 이명숙집사가 돌산초등학교에 근무하다 순천으로 전근하였다는 소식도 알고는 있지만, 지금 연락하거나 ...할 처지가 되지를 않아 그저 마음만으로 안부를 전하면서,.........
교통량이 생각보다 많은 탓에 시간에 쫓기게 된 우리는 '오동도'와 그 유명한 '돌산 대교'를 옆으로만 지나치곤, 할 수없이 여수 비행장으로 오는 수 밖에 없었다.
비행장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3시30분, 홍근이가 Ticket을 사 주는대로 우리는 비행기표를 받고, 탑승카드를 기록한 후, 탐승대기를 하고 있는데,
'이건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홍근이가 또 그곳 특산물인 '대갓집 김치' 한 Box씩을 사서 각자의 손에 들려주는 것이 아닌가!!!
받지 않을 순 없고, ...........1박2일 동안 만사 제쳐 놓고, 어린시절보다 약간 철든 개구장이 같은 세친구를 위하여 시간을 활애하고 거금을 쓰고도 또 이렇게 '집에 갖고 가라'고 특산물까지 챙겨주니,,,,,,,참 뭐라고 해야 할지....."야, 너 너무 과용하는거 아니니?!".....고맙다는 말 대신의 표현이 이런 것인가 보다.
정각 4시에 여수 공항을 이륙한 대한항공 KE1340 기는 정확히 4시 55분에 김포 공항에 도착하였다.
홍근이는 삼성동에 저녁 약속이 있어서 급히 떠나고,
광섭이는 믿어운 Wife가 차를 갖고 정겹게 마중을 나오고,
영철이는 수원가는 뻐스를 찾느라 분주히 왔다 갔다 하고,.....
다들 가는 것을 확인하곤, 나도 시내로 들어가는 리무진 뻐스에 올랐다.
정말 오랫만의 어릴 적 친구들과의 나들이었기에 같이 있을 적엔 즐겁기만 하였는데,
리무진 뻐스에 올라 앉으니, 중늙은이의 본색인 피로가 확 몰려 오는게 눈 꺼풀이 만근은 되는 것 같았다.
억지로 눈을 떠보곤 다시 졸곤..,하면서 최종 목적지-'나의 집이 있는 곳에 왔나?'를 연거푸 확인 하면서 집에 도착한 것이 Just 7:00 P.M. .
이렇게해서 1박 2일의 정다운 친구들과의 오랫만의 여행을 끝 맺었다.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있을지는 모른다.
'코 고는 소리에 잠 못 잤다'는 영철이의 투덜 거림도,
'요놈아, 혼 좀 나 봐라' 면서 국민 오락-고스톱을 치던 광섭이의 명랑한 웃음도,
언제까지 국토 발전 산업의 역군으로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있는 만큼은 최선을 다하고 있는 우리나라 최고의 토목 기술자 - 홍근이의 진지한 업무 모습과 우리들에게 베푼 따스한 일들이,
뇌리속을 감싸면서 다음 날들을 그려보게 된다.
즐겁고, 뿌듯한, ...그리고 너무 감회어린 38 시간의 지난 날 개구장이들의 동행이었다.
2004. 3. 21. 23:30
좋은세상,
첫댓글 시골촌 구석에 숨쉬고 있는 유일한 거래처(?)를 방문해 주셔서 대단히 고맙습니다. 차 안에서 배꼽이 탈출하기 직전까지 웃음의 도가니로 몰고 가신 당신의 모습이 찐한 연정을 느끼게 합니다. 길에 끝이 어디 있으랴. 좋은 세상과 함께 또 새로운 길을 걸어 가고 싶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