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를 이끌어 가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까요?
뭐, 대중의 기호를 파악하고 대중의 구미에 맞추기 위해 노력해야하는데,
때로는 대중적이라는 것이 구태의연한 것과 같은 뜻인지 헷갈리기도 합니다.
드라마를 보면 전에 본건지, 새건지 헷갈리는 유사품 시리즈에,
코미디 영화도 앞에서는 웃기고 뒤에서 감동으로 마무리하는 보편적인 공식...
보는 사람마다 욕을 한다지만 시청률은 곧잘 나오고 흥행은 대박나고...
제가 영화에서 좋아하는 기준은 사람의 뒷통수를 치는 색다른 맛입니다.
일반 대중의 기호에 부합하는척 하다 엉뚱하게 뒤집는 반전...
그런 점에서 저는 뮤지컬 '맘마미야'와 사무라이 영화'자토이치'를 보고
'아, 저렇게도 만들 수 있었구나!'하고 무릎을 치는 즐거움을 맛봤습니다.
아바의 춤과 노래로 만들어진 뮤지컬, 사무라이 활극과 '스톰프' 공연의 조화!
웬지 위험스러워 보이는 이 혼성 배합의 시도는 경이로운 재미를 선사합니다.
먼저, 뮤지컬 '맘마미야'
뮤지컬하면,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멋지게 작곡을 하고
팀 라이스가 운율이 딱딱 맞는 작사로 스토리를 만들고
카메론 매킨토시가 놀라운 세트 연출로 눈을 즐겁게 해주는
3총사 표 뮤지컬만 최고인줄 알았는데요.
팝그룹의 히트송 퍼레이드 만으로 이렇게 멋진 뮤지컬을 만들수 있다니!!!
그 신선한 발상의 전환에 박수를 보냅니다.
물론 처음 보러갈때 약간 걱정은 했었죠.
아바 노래는 싱얼롱을 해줘야 맛인데, 아바 노래를 우리말로 번역해서 부른다?
이거 웬지 걱정되네... 하지만...
공연을 보고나니, 저는 번역을 한 친구의 등짝을 내리쳐주고 싶더군요.
'그래, 바로 이 맛이야!'
(통역대학원때 같이 영화와 공연에 미쳐있던 친구가 번역을 맡았거든요.)
대사의 번역 또한 좋지만 노래의 운율을 살리고 리듬을 살린 번역도 좋더군요.
저는 보면서 아는 가사 대목에서 같이 흥얼거리기도 했는데
신기하게 영어 가사와 번역한 가사가 비슷한 리듬으로 가더군요.
마지막 앵콜 대목에서는 저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서 미친듯이 춤까지 추었습니다.
아바의 황금반짝이 의상을 입은 언니들 셋이서 '워터루'를 열창하는데,
그 황홀한 장관 앞에서 어찌 체면을 따지겠습니까?
비록 다른 사람들은 끝까지 점잖게 앉아서 보는 통에 좀 뻘쭘해지긴 했지만
그 순간의 발광은 분명 즐거웠습니다.
한순간의 민망함으로 '댄싱 퀸'에 대한 예우를 포기할 순 없잖습니까?
뮤지컬 '맘마미야', 흥겨운 열광의 도가니였습니다.
그리고 영화 '자토이치'...
사무라이 액션 활극과 '스톰프'의 만남이라고 말씀드리면 상상이 갈까요?
빗자루로 쓸고 쓰레기통을 두들겨 리듬을 만드는 '스톰프' 혹은 '난타'
피비린내나는 칼부림 사이로 농부들의 즉석 '스톰프' 공연...
비장미 넘치는 맹인 검객이 보여주는 어이없는 코미디와 탭댄스로 끝나는 엔딩...
뭔가 참 뒤죽박죽같은 영화 이야기지요?
'자토이치'는 수십년 동안 내려온 유명한 TV 시리즈이자 영화 시리즈입니다.
항상 자신만의 오리지날리티가 강한 영화를 만들어오던 다케시 감독이
갑자기 맹인 검객 '자토이치'의 이야기를 리메이크한다고 했을때 의아했었죠.
이렇게 유명한 작품의 경우, 원작을 쫓아가면 어설픈 아류작이 될 것이고
새로운 작품 해석에 힘을 주면 원작을 훼손했다는 비난을 받을텐데, 왜 굳이?
하지만, 영화를 보고나니 '역시 다케시야!'하고 탄성을 지르게 되더군요.
피냄새 낭자한 사무라이 활극의 전통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탭댄스와 '스톰프' 공연 패러디 장면등이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그리고 거장 코미디언으로서의 자신의 예명 '비트 다케시'를 처음 사용한 영화답게
영화 요소 요소마다 어이없고 포복절도할 코미디가 보석처럼 숨겨져 있습니다.
좀 건조하고 하드보일드한 다케시의 이전 영화가 취향에 안 맞다고 느끼신 분,
지난 '기쿠지로의 여름'이후 이제 여유로운 웃음을 조금씩 보여주는
다케시 감독의 변신에 박수를 보내게 될 것입니다.
가장 신선하면서도 가장 대중적인 다케시의 신작, '자토이치' 강추입니다요!
늘 판에 박힌 것들만 주위에 가득찬 것 같애도
이런 새로운 시도들이 있기에 대중 문화는 진보할 수 있는거겠지요?
정말 보고 싶었던 맘마미아는 자금의 압박으로 보지 못했습니다...어흑흑흑...자토이치...전 그아저씨의 영화 아닌줄 알았습니다 꽤 장난질을 많이 해놓은 영화를 보고 깜딱 놀랐다는...마지막 칼싸움씬은 미안한 얘기지만 말죽거리 잔혹사의 상우군의 액션씬은 장난으로 보일만큼 멋있더군요...배우이자 감독인 이 아찌...
어찌보면 피디님의 꿈인 일인 이역을 제일 잘 소화하고 있는 분은 아닐런지...그래서 피디님이 대리 만족을 느끼고 계시지는 않을런지^^ 지루하지 않은 다케시 아저씨의 장난질에 간만에 편안하게 웃었다는^^(내사랑 싸가지를 보고 나서 본 터라 더욱 감동했다는...ㅡ,.ㅡ;;;;;;;)
첫댓글 맘마미아 까지 읽었습니다... 자토이치는 언제 올리실건지... ^^ 맘마미아 꼭 보고 싶은데 지방까지 공연이 내려올런지... 걱정걱정... 근데 티켓이 상당히 비싸던데... 맘마미아도 조조할일되던가요?
저도 맘마미아랑 자토이치 너무너무 보고 싶어요+.+ 자토이치는 어떻게 보겠는데 지방사는 설움이라 맘마미아는 참 어렵네요. 뮤지컬을 워낙 좋아하는지라 몇번 당일치기로 올라갔다 오기도 잘 했는데 지금은 참.. 당장 서울로 올라가고 싶어요;
음.. 맘마미야 재미있을것 같은데... 뮤지컬은 좀 비싸지 않나싶어요.. 으흐흐
자토이치 재밌지요.. 전 논에서의 기막힌 호흡과 목수들의 망치질에 정말 놀랬지요... 뭔가 리듬에 민감한 분들이라면 금방 감독에 대한 기막힘에 놀라지요.. 그리고 권선징악적 내용과 마지막 탭댄스에 반해서 두번이나 봤지요..역쉬 피디님도 반하셨군요 ^^
역시 이게시판에 꼬릿말달기는 탁월한 선택이셨네요. 피디님의 영화평에 이어 꼬릿말에 달린 분들의 평가도 오~~ 영화 읽기에 참고가 될 듯... 맨날 보고 싶다고 목록만 만들어 놓고 스탠바이 하는 소영이...
정말 보고 싶었던 맘마미아는 자금의 압박으로 보지 못했습니다...어흑흑흑...자토이치...전 그아저씨의 영화 아닌줄 알았습니다 꽤 장난질을 많이 해놓은 영화를 보고 깜딱 놀랐다는...마지막 칼싸움씬은 미안한 얘기지만 말죽거리 잔혹사의 상우군의 액션씬은 장난으로 보일만큼 멋있더군요...배우이자 감독인 이 아찌...
어찌보면 피디님의 꿈인 일인 이역을 제일 잘 소화하고 있는 분은 아닐런지...그래서 피디님이 대리 만족을 느끼고 계시지는 않을런지^^ 지루하지 않은 다케시 아저씨의 장난질에 간만에 편안하게 웃었다는^^(내사랑 싸가지를 보고 나서 본 터라 더욱 감동했다는...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