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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정말 말많고 탈많았던 이번시험,
주최측의 농간으로 인해 아깝게 떨어지신 분들께는 위로의 말씀전하구요.
저도 여기분들의 후기에 많은 용기와 도움을 받아서,
합격하면 저도 꼭 그런 역할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었거든요.
혹시 어떤 한분이라도 제 방법을 보고 한두가지정도 좋은점을 얻으실 수 있다면 참 좋겠네요.
그런 바램으로 글을쓰겠습니다.
방금 성적 확인을 해보니 120개로 합격을 했더군요.
가채점과 대략 비슷한걸 보니 전 아마
사자성어 10개중 7개, 뜻풀이 5개중 4개, 반의어쓰기10개중 5개,장단음 5개중 4개를 틀렸을겁니다-_-;;;
나머지 대략 단어읽기와 훈음쓰기,부수,약자는 거의 다 맞은것같고, 그 이외것이 몇 개씩 틀렸나봅니다.
늘 합격후기뒤엔 여러 논란이 있으니 먼저 기본적인 정보부터 밝혀야겠네요.
저는 중문과 학생이구요.
이전 한자시험경험이라면 고등학교 2학년때 한문선생님의 선동으로 3급 원서내고
가서 이름만 쓰고 나온 전력이 있습니다-_- 그게 벌써 수년전일이네요;;
이번 시험의 도전이유라면, 중문과생이면서도 막연히 한자가 두려워 고문강독수업 등은
살살 피해다녔던 자신이 한심해서 이기도 하고,
뭐 또 대학 고학년이 되니 자격증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도 솔직히 밝히겠습니다.
공부기간은 한달 남짓 이었습니다. 방문접수하고 와서부터 공부 시작했어요.
논란이 있을까봐 미리 말씀드리지만,
휴학생이어서 그 기간을 오롯하게 한자공부에 투자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여겨지네요.
그렇지만 시험을 위한 요령식 공부는(장단음을 제외하고는;;) 하지않았다고 자부하고있습니다.
공부기간과 깊이가 반드시 비례하는건 아니니 논란은 없겠죠?^^
교재는 이래현선생님의 <단번에 2급따기>를 선정했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해서 신지원의 개정전(2003년)교재도 얻게 됐습니다.
이 두 교재에 대한 비교는 글중에 간간히 하겠습니다만
결과적으로 두교재가 상호보완을 하면서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사실 그 외의 교재는 자세히 본적이 없어서 언급할 수도 없네요;;)
시작은 신지원 교재 앞장에 분류된 대로 8급배정 한자부터 차근차근히 살펴보기였습니다.
5급까지는 무리없이 읽혀지더군요. 4급은 대략 끼워 맞추면 맞는 정도.
네 기본적으로 완벽하진 않지만 1000자정도는 먹고 들어간 셈이네요.
이틀만에 1000자가 읽혀지니 잠시 자만했던 저는 그후 며칠을 놀았습니다;
그러다 3급부터 시작하려니 어휴, 3급만 거의 800자구나 라는 생각에 숨이 턱 막히더군요.
그렇게 다시 배정한자를 외우는데, 문제는 모양이 비슷한 단어들이 헷갈리기 시작하는 겁니다.
자꾸만 앞을 넘겨서 뭐가 다르지?하고 일일이 확인하려니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더군요.
그래서 당장엔 시간이 걸리고 번거롭지만 얇은 노트를 한권사서
비슷한 글자들이 나올때마다 추가해가며 비슷한 글자 모음을 만들었습니다.
이를테면
-其그 기/ 基터 기/ 期기약할 기/ 旗 棋 箕 璂 欺 麒....
-幕 膜 漠 莫.......... 이런식으로 말이죠.
그리고 옆에다 부수표시도 해놓았습니다
‘뭐 이런게 얼마나 되겠어’라고 생각했었는데 나중엔 노트한권이 되었습니다 -ㅁ-!!!
한자는 정말이지 기본형의 단순한 글자에 부수바꾸기만 제대로 하면 대다수를 알 수 있는 글자였던겁니다!!! (그런데 재밌는건 이 기본형의 단순한 글자중에 2급한자가 많더라구요)
당장보기엔 이런 짓 뭣하러하나싶지만,
중간중간 진도가 안나가는것같아 답답할때마다 봤던것이나, 시험날 아침까지 본 게 이 노트였습니다.
한자라는게 정확하게 외워진것같아도 며칠지나고 보면 아주 간단한것도 헷갈리잖아요
(저는 어이없게 가끔 8급한자도 틀리게 쓰더라구요)
그런데 이런식으로 공부하면 부수도 금방익힐 수 있을뿐아니라
(비슷한 글자에서 공통분모를 뺀 것이 부수더라구요 대부분),
글자가 헷갈릴때마다 '아,이건 이부수니까 이런뜻이겠구나' 하는 식으로 유추가 되서
구분도 빨리 되더라구요.
이를테면 講 構 購 같은 경우 글자들의 뜻이 서로 헷갈릴때 부수를 보면 글자의 뜻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말씀언이 붙었으니‘강의하다 일테고, 나무목이 붙었으니 건축물이 얽힌것, 조개패가 붙었으니 사거나 파는 거래와 관련되겠구나하고 생각할 수 있잖아요.
처음한번 모아서 작성하기가 귀찮아서 그렇지 그이후로는 두고두고 쓰니
저는 꼭 추천해드리고 싶은 방법입니다.
아무튼 그렇게해서 3급글자까지 억지로억지로 외웠습니다만,
문제는 단어유추가 안된다는 거였습니다.
차근차근 급수를 딴게 아니라 처음부터 2급을 시작하려니 당연한 이야기겠지요.
그러나 신지원의 2급책은 2급한자를 기준으로 내용이 짜여졌기 때문에
그이하급수의 단어를 커버하는건 무리였죠.
바로 그때 도움을 준책이 <단번에 2급따기>책이었습니다.
이책, 여기서도 많은 분들이 비추하시는 것 알고있습니다.
사실 글자풀이 해놓은 것, 통용되는 학설과 거리가 먼 단순 암기용이라는 것 딱봐도 알겠습니다.
그리고 나온지 얼마안되서 개정판이 아니라서 그런지 정말 말도 안되는 오타도 종종 나오곤 합니다-_-
그런 엄청난 단점을 안고도 이 책이 유용한 것은
첫째로, 그 급수이하 모든 한자가 단어와 함께 정리되어있기 때문에
저처럼 처음부터 기초없이 높은 급수를 시도하는 분들에게는 아주 유용하구요.
둘째로 부수별로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있어서 시간날때마다 훑어보는것만으로도 부수공부가 됩니다.
그리고 셋째로, 이부분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는데,
전 한자의 색인이 가나다순+급수순의 규칙으로 촘촘하게 정리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저는 이 색인을 철저히 이용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우선 책과 분리를 시킨다음 첫째로 가/각/간/....이런식으로 같이 발음되는 한자들을 구분했구요.
둘째로 모든 한자옆에 부수를 달아놨습니다.
그리고 조금씩 헷갈리는 글자가 생기거나 틈이 날 때마다 찾아뒤졌죠.
그럼 나중에는 한가지로 발음되는 한자들이 자연스럽게 구분이 됩니다.
스치면서 봐뒀덨건데도 아,이거 ‘장’항에서 본것같다 고 생각이 되거든요.
이게 좋은 게, 단어쓰기할 때 잘몰라서 유추를 해야되는상황에서
만약 ‘장’를 써야 될일이 있으면 머릿속에 ‘장‘자로 구분된 항목이 쫙 떠오르더라구요.
(저는 정말 그래서 도움 많이 받았습니다^^사람의 기억력이 생각보다 훨씬 더 놀라운건가봐요)
그리고 인지명한자들도 자연스럽게 음이 익혀지기 때문에 도움 많이 됩니다.
거기에 부수도 달아놨으니 한마디로 종합색인이죠.
언제든지 찾아 뒤질 수 있는 편리한 색인이 있다는 점 시간절약차원에서 정말 좋아요.
2000자가 넘는 글자들 언제 다 부수달고 음대로 나누냐고 하실지 모르지만 정말 나중의 편리에 비하면 몇시간 걸리지 않는 작업이거든요. 저는 가능하면 이것도 추천합니다.
그렇게 해서 이 책으로 단어공부와 함께 다시 한번 한자들을 다 훑었습니다.
아, 그리고 이때 전자사전! 꼭 추천하고 싶은데요.
물론 개인차이긴 하겠습니다만
여기 분들 중에도 전자사전사용은 비추하시는 분들이 많은 걸로 아는데요.
저는 전자사전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특히 동음이의어 구분에는 굉장하죠.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것이 있으면 무조건 검색했습니다.
(저는 이 말에 동의하진 않습니다만) 전자사전으로 찾아본 것은 빨리 잊어버린다고 하는 분들 있는데,
그럼 기억날 때까지 몇 번이고 다시 찾아보면 되는 겁니다.
전자사전의 장점이 이거죠.
전자사전으로 세 번을 찾아도 그냥 사전 한번 뒤지는 시간과 비슷하다고 생각되거든요.
그리고 경험상 세 번이상 찾아보고도 잊어버리는 단어는 없었던 것같네요^^
(전에 찾아봤던거잖아 이거!라는 생각이 들면 ,스스로가 좀 한심해져서 더 신경써서 기억을 하는것도 같구요)
그러면 인지명용 한자를 제외한 2급까지의 한자가 단어와 함께 꽤 흡족할 수준으로까지 정리가 되더라구요.
이렇게 하면 전체적으로 대략 2번정도 훑은 것이 되지만,
색인이나 노트이용으로 중간중간 메꾼것까지 합하면 머리에 각인되는 정도는 더 깊은 것 같습니다.
역시 자주자주보는게 더깊이 외워지는것같아요. 단순한 원리죠 참^^
그러고나서 이 카페에서 다운받은 기출하나를 풀었더니(27회였었나) 100개가 좀 넘더라구요.
대략 커트라인 전후. 시험까지는 이제 2주정도 남았고. 해서 남은 2주일중 1주일동안
신지원교재의 유의 반의어,동음이의어,한자성어를 세 번정도 훑으며
25회부터 30회까지의 기출을 한번씩 풀었습니다.
이번시험 한자성어야 어쩔수없었다지만, 신지원 교재는 사자성어 수도 꽤 많고(500개 넘는듯) 이번 유의,반의어도 신지원교재에 거의 다 있던거더군요.(생각안나서 못쓴게 많아서 그렇지^^;)
이렇게 정리하다보니 대충,나올것과 안나올것의 구분이 되더라구요
(물론 이번에 그래서 사자성어를 거의 다 틀렸지만-_-;;;)
참, 약자는 어문회파일을 받아서 외웠습니다
-이번 31회시험에서 약자땜에 많은 분들이 당황해하셨잖아요.
그런데 이건 한자성어와 달리 대비가 가능한게, 어문회에서 바운더리를 정해놨습니다.
이번시험도 거기서 다 나왔구요. 7페이지인데요. 1급빼면 6페이지되려나요.
큰글씨에다가 반복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정말 하루에 30분씩, 5번만 보면 완벽 마스터할수있거든요. 문제집이랑 기출만 보고 불안해하지마시고 꼭 이 파일 받아서 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저도 이 카페에서 얻은 너무 감사한 정보였기에, 혹시 놓치신분 있을까해서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그렇게 일주일을 공부했더니 기출문제가 점점 120-130점대를 오락가락 하더라구요.
기출에서 틀린 것은 다음에 안틀리도록 노력하다보면
점점 소홀히 했던 2급 인지명한자중에 나올만한것들은 외워지고 하더군요.
참 인지명한자에 대해서 말인데요. 350자 정도 되잖아요.
저는 이것들 훈말고 음만 읽을 수 있으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따로 공부는 안하고 기출에 나온 것들과 이전에 노트정리 했던 것들,
그리고 색인으로 눈에 익히게 된 것들만 정리했습니다.
‘인지명자가 훈음읽기에 나온다면 어쩔 수 없이 한두개 틀려야지 뭐’라는 마음가짐이었죠.
결과적으로 단어읽기와 훈음읽기는 하나도 놓치지 않았으니 이 작전은 성공했나봅니다^^
아, 그리고 장단음은 기본적으로는 포기했습니다만,
그래도 혹시나 한 문제라도...하는 마음에
카페에 어떤 고마운 분이 올려주신 일종의 수쓰기를 약간변형해서 좀 외워가긴 했습니다.
-ㄱ ㄷ ㄹ ㅂ 받침은 모두 단음이다
(저는 이걸 ‘기다려봐~’로 외웠습니다-사실 포인트는 우비소녀의 말투로......하하-_-;;
좀 유치해도 기억은 되죠?^^)
-그리고 절대로 장음으로 발음되는 것들을 단어로 만들어서 외웠는데요
검,무,저,변,준,효,리,채,취,세,안-‘검무’‘저변’확대에 힘쓰는 ‘준’이가 ‘효리’를 ‘채취’해다 ‘세안’시켰다-_-물론 이중에 예외가 있습니다. 梨 邊 安 無는 또 단음이라네요.
그래서 ‘이대 (梨) 주변(邊)에는 안전한(安)곳이 없다 (無)’ 로 또 예외를 만들어서 외웠네요;;
이걸 장단음에 문제에 써봤더니, 대부분의 기출에서는 이 얄팍수가 거의 안통했습니다만,
놀랍게도 신지원의 한 예상문제에선 5문제 중에 4문제를 맞추는 성과를 내기도 하더군요;;;
하여, 혹 시간이 나신다면,
아예 모르는 것보다야 마음이라도 든든하시라고
이것 잠깐 외우고 가시는 것도 괜찮으실 것 같네요.
결과적으로 실전에서 저는 한문제 맞췄습니다만;;;;;;;하하하.
마지막주는 21회에서 30회까지의 기출문제를 두 번씩 푼 셈이 됐고,
(꼭 두 번씩은 풀어보시길. 풀어본 것을 시간이 지나서 다시 풀었는데 또 틀리는 문제 요체크입니다!!!) 갖고 있던 신지원과 <단번에...>교재의 예상문제(합치니 8회분)도 한번씩 다 풀었습니다.
따로 예상문제집은 사지 않았어요. 신지원 기본교재의 5회분을 풀면서도 느낀게, 이거 문제가 이 출판사 나름대로 정형화되어있구나 싶더라구요. (당연한거겠지만^^)
왜 수능전에 모의고사칠때 그러잖아요. 어떤 출판사문제집을 풀면 그 출판사주관 모의고사만 잘치고 하는...그런 타성이 생길까봐 일부러 피했습니다. (단순 제생각입니다, 개인차겠죠^^)
아무튼 오답정리 확실히 해가면서 풀었더니 막판에는 130점에서 140점대의 점수도 나오더라구요^^
그리고 더 뭘해볼까하다가 신문기사의 한자변환을 하기로 했는데,
특집으로 나온 20면짜리섹션페이지의 소제목까지만 한번씩 해보고
더는 눈과 몸이 힘들어서 포기했습니다 헥헥.
왠만하면 자신있다,의 기분을 갖고 시험장으로 갔습니다.
앞장은 왠일인지 술술 써져서 기분도 좋고 자신감도 생기더라구요.
그러다 보니 뒷장의 고사성어는 고작 3개를 써놓고도 웃으면서 고사장을 나올 수 있었습니다.
자신감의 문제 인것같아요.
아는 것도 지레 겁먹고 ‘난 이거 못풀거야’라고 생각하면 정말 못풀게 되는것같구요,
단번에 생각이 안나는것도 ‘나 이거아는데? 뭐더라...아,맞다!’하고 차근차근 마음 편히 생각하면
또 금새 떠오르기도 하구요.
네.......그렇게 한달 남짓을 열심히 해서 이렇게 합격하게됐습니다^^;;.
무엇보다 이카페에 운영자님 이하 정말 수고하시는 많은 분들 계신데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의 말씀 꼭 전하고 싶습니다. 정말 도움 많이 됐어요^^
이젠 열심히 한 이것들이 단번에 잊혀지지 않도록 계속 갈고 닦아야겠지요.
무엇보다 이젠 강독수업을 거부감 없이 들을 수 있는 자신감(실력말고 자신감!!)이 생겨서 좋습니다.
시작부터 2급 잡아놓고 막막하셨던 (저같은) 분들이나,
이번에 아깝게 떨어지신 분들. 꼭 다음시험엔 모두 좋은 결과 있으시길 빕니다.
혹시 제 글에서 한가지라도 도움이 될만한 것을 찾으셨다면 저는 더할나위없이 기쁘겠구요.
어떤 이유에서 시작했든 새로운 공부에 대한 도전은 그자체 만으로도 충분히 값진 일인것같습니다.
여기서 초등학생친구들이나 직장과 공부를 병행하시는 분들 뵈면서 참 많이 느꼈어요.
저도 이 경험을 토대로 또 다른 값진 경험 계속 해나갈 생각입니다.
우리 모두 즐기면서 열심히합시다!!!^^
첫댓글 합격 축하드립니다.
대단하십니다 ㅡㅡ... 저하곤 차원이 다르게 공부하셨네요
멋진 합격수기네요~^^ 도전-
와우 잘읽었어요~ 4년전 글이군요...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