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정취보살이십니다.
정취보살님은 극락이나 해탈세계에 빨리 가게 해주시는 분이며 목표를 향해 묵묵히 걸어간다 하여 무이행 즉 다른 행을 하지 않는 보살, 무이행보살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이 분이 얻은 해탈문은 보문속질행 즉 무한의 세계로 빨리 가는 해탈문이지요.
선재가 묻습니다.
스승님은 어느 부처님에게 이런 보문속질행 법문을 얻었아오며 떠나오신 세계는 얼마나 멀고, 떠나오신지는 얼마나 되었습니까?
정취보살님이 답하기를
선재야, 그건 차사난지... 알기 매우 어려운거야.
그걸 알려면 용맹정진, 무퇴무겁... 퇴굴심이나 겁이 없고 모든 스승님이 잘 섭수해주시고, 모든 부처님이 생각해 주시고, 선근을 구족하여
지락청정득보살근... 지락청정한 보살의 선근을 얻어야
능문능지능해능설... 이걸 듣고, 알고, 지닐 수도, 말할 수도 있는거야. 아무나 못해.
그러자 선재가 조금 아부를 합니다.
스승님, 제가 부처님 신통력과 스승님 힘을 받자와 능히 믿고 받을테니 말씀해주세요
그래서 마지못해(?) 정취보살님이 말씀하십니다.
선재야,
종피발래이경 불가설불가설불찰미진수겁...내가 부처님을 떠나온 지는 말할 수 없이 오랜 세월이 지났어.
나는 동방묘장세계의 보승생 부처님에게서 왔어. 그런데 이미 세월이 말할 수 없이 지났지.
일일염중 거불가설불가설불찰극미진수보... 일념속에서 수많은 걸음을 걸었고
일일보 과불가설불가설세계 미진수불찰 ...걸음 하나에 수많은 부처님 세계를 지나왔고
일일불찰아개변입지기불소... 단 하나의 불찰 속에서 내가 모두 부처님 처소에 이르렀어
거기서 이묘공양구....묘한 공양구로 공양하는데
차제공구개시무상심소성 ...그 공양구는 모두 무상심, 위없는 마음으로 만든거야
그 공양구는 제무작법소인... 무작법으로 인증한 것이야. (여기서 인은 인증하다는 뜻으로 한글대장경에서 번역이 되어있는데 그보다는 무작법으로 이룬다 정도로 번역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여래소인...모든 여래가 다 인증하는 것이고
제보살소탄 ...모든 보살이 찬탄하는 공양구야.
선남자아우보견...선남자여, 나는 또 널리 보느니
피세계중 일체중생... 이 세계 중의 모든 중생을 보고
실지기심...그 마음을 모두 알고
실지기근...근기, 선근, 인연을 모두 알고
수기욕해... 욕망과 이해를 따라서
현신설법...몸을 나타내고 설법하고
혹방광명...혹은 광명을 나타내고
혹시재보...재물과 보배를 주고
종종방편 교화조복 무위휴식... 모든 방편으로 교화하고 조복하는데 잠시도 쉼이 없다.
이어서 다른 스승님들도 마지막에 그러신 것처럼 정취보살님도 한탄을 합니다.
선남자여,
아유득차보살보실행해탈... 나는 이렇게 빨리가는 해탈을 얻었어
능질주변도일체처... 모든 곳에 능히 빨리 갈 수 있지만
여제보살마하살 보어시방무소부지.... 모든 보살들께서 모든 시방에 이르지 않는 데가 없고
지혜경계 무등차별... 지혜경계가 차별이 없고
선포기신 실변법계... 그 몸을 모든 법계에 나투시고
지일체도입일체찰... 모든 곳에 이르시고 모든 불국토에 들어가시고
지일체법... 모든 법을 아시고
도일체처... 모든 곳에 이르시고
평등연설 일체법문... 일체법문을 평등하게 연설하셔서
동시조요 일체중생... 한꺼번에 동시에 모든 중생을 비추고
어제불소불생분별... 모든 부처님에 분별 일으키지 않고
어일체처무유장애... 모든 것에 장애없는 것을
이아운하 능지능설 피공덕행... 내가 어떻게 알겠는가?
라고 하시며 타라발지성에 계시는 대천신을 만나러 가라 하십니다.
이렇게 정취보살편이 끝나는데 관자재보살편과 정취보살님편에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행이라는 것에 대해서입니다. 단순한 마음만 가지고는 안된다는 것이지요.
정취보살께서도 이야기 하셨지만 결국 현실수순입니다.
중생의 욕망과 이해를 따라서 몸을 나타낸다는 것을 배웠고, 광명을 놓고 재물을 보시한다는 대목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현실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겁니다.
화엄이 화엄적으로 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된다는 것과 통합니다.
가르침이나 행동이 구름 잡는 식이 아니라 현실성을 갖게 된다는 것인데 이것이 화엄의 특성 중 하나이지요.
첫댓글 제 차례를 놓쳐서 아차 했는데 다행히 그리 길지 않은 부분이라 빨리할 수 있었습니다. ^^;
정취보살님은 보살님인데도 불구하고 (?) 여타 스승님과 크게 다르지 않으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나도 이 정도밖에 안돼....
참 겸손하시고 자애로우시며 평등심을 보여주신다는 생각이 듭니다.
화엄경이라 그렇겠지요? 등장하시는 모든 스승님들이 모두 이러 하십니다.
나무마하반야바라밀..._()()()_
현실수순.. 감사합니다. 음성으로 듣는 것도 좋지만 글로 읽으니 더 자세히 알수 있습니다. 녹취하시는 분들 항상 수고하십니다. 마하반야바라밀.. _()_
고맙습니다. 어마어마하신 행에도 어마하게 겸손하신 모습들에서 늘 감탄합니다.
마하반야바라밀 _()()()_
제 고향에는 정취암이라는 조그마한 고찰이 있습니다.
요즘은 산 중턱으로 길이 나서 쉽게 갈 수 있는 곳이지만 중학교 때 힘들게 올라갔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천수경에서도 정취보살을 볼 때마다 어떤 분이실까 궁금했습니다.
한량없는 공덕을 행하시고도 늘 그 자리이십니다.
두 분 덕분에 감사드립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