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째 ‘고택에서듣는인문학강좌’는 <임꺽정>이 던지는 극복의 길을 찾아
6월 29일, 강영주의 <책장을 들치고 뚜벅뚜벅 임꺽정이 걸어 나온다면>으로
문자향 서권기文字香書卷氣(글 향기, 책 기운)를 찾아 연구공간 파랗게날은 매달 마지막 토요일 지리산․덕유산․가야산 어름 어딘가에서 문학․역사․예술․철학 등 다채로운 인문 감성과 만난다.
지난달 오강남 선생을 통해 종교의 다채로움 속을 흐르는 서로 다르지 않은 핵심을 꿰뚫은 데 이어, 이달은 국문학자 강영주 선생과 함께 6월 29일(토요일) 오후 2시 파랗게날 연구공간 언덕(경남 거창군 웅양면 동호리 53. 동호마을 뒤쪽)에서 <책장을 들치고 뚜벅뚜벅 임꺽정이 걸어 나온다면>이란 주제로, 분단 70년에 깊이 골이 패인 남북한의 이질성 극복의 길을 찾는 아흔 번째 ‘고택에서 듣는 인문학강좌’를 마련한다.
“분단 한반도 안팎 정세가 음울할수록, 민족해방과 평화통일에 헌신한 벽초 홍명희의 삶과 식민치하에서 말라죽는 ‘조선 정조’를 되살리려 한 <임꺽정>의 창작정신이 더욱 절실하다. 분단 70년에 골 깊은 남북한의 이질성 극복의 길에 <임꺽정>은 민족 고전으로 더없이 귀하다. 정치풍랑 속에 오래 지워졌던, 그러나 육당 최남선, 춘원 이광수와 더불어 조선 삼재三才이자, ‘우리 문학을 창조하신 세 분’으로 꼽혀온 벽초의 존재가치도 다시 보게 될까?”라고 하는 강영주 선생은 국문학자이다. 벽초 홍명희와 그의 역작 <임꺽정>을 최초로 다룬 박사논문 집필 이후 지난 30여 년간 홍명희와 <임꺽정>을 가능한 모든 방법론과 접근법을 총망라해 후대 독자들에게 생생히 제시하려 연구에 매진해왔다. 1592년 장성에서 태어나, 서울대 국문과를 마치고, <한국 근대 역사소설 연구>로 서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비교문학․독문학․철학을 공부하고, 상명대 국어교육과 교수를 거쳐 지금은 명예교수로 있다. 쓴 책으로 <‘임꺽정’과 꾸쁘린의 ‘결투’> 등이 있다. <통일 시대의 고전 ‘임꺽정’ 연구>로 2016년 임화문학예술상을 받았다.
강좌가 마련되는 동호마을은 삼한시대부터 ‘옛터’라고 불리었는데, 남북으로 흐르는 미수천 동쪽에 자리하여 ‘동변’으로 칭하다, 19세기 초 조선 순조 때 진사 이지유의 호를 따 ‘동호東湖’라 불리게 되었다. 소백산맥의 영향을 받아 덕유산, 가야산, 지리산이 에두른 전형적인 분지가 발달하여 절경을 자랑하는 거창의 전통마을로, ‘전국의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된 동호숲이 초입으로부터 돌담이 보존된 마을 안까지 길게 이른다. 파랗게날 연구공간 언덕은 동호마을 뒤쪽 양지바른 언덕에 자리하여 글향기 책기운을 새긴 사철 제멋의 언덕으로 변모하고 있다.
찾아가는 길은, 서울에서 거창까지 서울남부터미널 또는 동서울터미널에서 하루 20여 회의 직통버스가 운행되며(3시간 30분 걸림), 거창읍에서 동호마을까지는 하루 29회의 완행버스(문의 : 055-944-3720, 서흥여객) 및 직행버스(문의 : 055-942-3601, 거창터미널)가 운행된다. 승용차로는 올림픽고속도로 거창나들목으로 나와 3번국도를 따라 김천 방향으로 16km를 달리면 웅양면에 닿아, 동호다리 건너 솔숲을 지나면 동호마을이다. 마을 뒤 파랗게날 언덕엔 주차장이 없어 마을입구 동호숲 주차장에 차를 두고 천천히 걸어드시면 인문학 사유가 더하시리라 당부한다.
연구공간 파랗게날의 인문학 강좌는 누구에게나 열린 시민강좌로 참가비 없이 후원은 자유롭게이다. 연구회원․후원회원 가입으로 우리 곁에 다가서는 인문학에 힘을 더할 수 있다. 회원은 강좌, 답사 등 파랗게날의 모든 행사에 함께하며, 매달 인문월간 ≪초록이파리≫와 강좌자료집을 읽게 된다. (Daum 검색창에 ‘파랗게날’, 010-9257-1157 이이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