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아바타 2: 물의 길>
1. 최근 극장을 도배하듯이 집중 상영되고 있는 영화 <아바타 2: 물의 길>을 보았다. 3시간이 넘는 상영시간이지만, 화려하고 다양한 액션과 이야기를 통해 지루할 틈 없이 최적의 오락을 제공해주었다. <아바타 1>을 보지 않은 관계로 이야기 전개의 숨겨진 관계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는 없었지만, 영화를 통해 보여주려는 가치와 의미는 명백했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 인간의 탐욕이 가져온 비극, 가족의 중요성에 대한 기본적 주제를 바탕으로 이야기 사이사이에 주목받지 못한 존재의 고통, 익숙지 않은 대상과의 협력, 여성성에 대한 특별한 해석 등이 나타나고 있었다. 각각의 주제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잠시 보류하고, 약간 흥미로운 한 가지 주제에 대해서 적어본다.
2. 그것은 ‘여성성’의 문제이다. 현대의 윤리적 논쟁 중에서도 가장 대립적이고 논란이 심한 영역이 ‘페미니즘 논쟁’이다. 여성의 권리와 존재적 가치를 회복하려는 페미니즘은 때론 남성들에게는 ‘역차별’의 관점으로, 때론 지나치게 과도하고 공격적인 시각으로 비난받기도 하였다. 페미니즘이 추구하는 가치의 지향에서도 여성성을 인정하고 남녀의 공존이라는 방향을 추진하는 움직임이 있다면, 여성성이라는 전통적 가치를 절대적으로 부정하고 여성의 독자적 존재의식을 강조하는 움직임도 있다. <아바타 2>에서 발견되는 페미니즘적 시각은 여성에 대한 전통적 여성성을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분명하게 나타난다. 즉 여성은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적극적인 존재로서의 역할을 분명히 한다는 점이다. 적과의 전투에서 여성들은 어떤 남성보다 강력하고 공격적인 방식으로 임무를 수행한다. 때론 임신한 상태에서도 염려하는 주위의 만류를 무릅쓰고 ‘전사’로서의 임무를 달성하는 것이다.
3.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방식으로 육체적 과제를 회피하지 않은 여성의 모습을 통해 여성의 육체적 한계에 대한 차별적인 시선을 거부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전사로서 활동하는 여성들은 누구보다 자신의 아이들을 돌보고 양육하며 따뜻한 시선을 제공하는 존재들이다. 전사인 여성은 오랫동안 노력을 통하여 아이를 얻고 그들을 보호하는 영원한 대지의 어머니 여신과 호흡하며 창조와 탄생 그리고 보호라는 오랫동안 여성의 가장 핵심적인 가치로 인정받은 일에 대해 부정하지 않는 것이다. 즉 이러한 이중적 ‘전사’상을 통하여 여성성에 대한 관습적이고 상투적인 이해를 극복하려는 것이다. 여성은 전사이면서도 얼마든지 ‘어머니’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4. 여성의 권리와 독립 그리고 인간적인 존중을 위하여 진행되는 ‘페미니즘’에서 ‘여성성’을 거부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아이들에 대한 뜨거운 보호가 실패하고 한 아이가 죽음을 맞게 되지 터져버린 강렬한 복수극은 마치 인도 신화의 칼리 여신이 펼치는 폭력적이고 강렬한 살육과 동반되는 신화적 춤과 유사하다. 또한 여성들은 신비한 자연의 본질적 요소와 결합되는 특별한 능력을 통해 남성과는 다른 방식의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결국 어떤 특정한 성이 아닌 남성과 여성의 자연적 특성을 인정하면서도 그것에 얽매이지 않고 확산될 수 있는 힘과 에너지의 의미를 통해 ‘페미니즘’에 대한 신선한 관점을 제시하는 것이다. 다시 정리하자면, “여성은 어머니이자 전사일 수 있다”는 것이다.
첫댓글 - SF의 얼굴상에 편하게 다가가지 못해서 아직 1-2편 모두 보지 못했는데...... 전쟁없는 평화는 없다는 전제 하에 만들어진 것인가? 우여곡절을 겪은 후에 우리 편이 항상 이기게 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