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탄이 시끄러워졌다. 어제(4.2) 낮 최고기온은 24도, 벚꽃이 팝콘처럼 터지기에 적당한 온도였을까. 송탄 신장근린공원에 요며칠 살짝 살짝 터지던 벚꽃이 앞다투어 터지고 있었다.
저녁 산책길에 신장근린공원의 국제교류센터 작은 전시실 앞에서 뜻밖의 이름이 보였다. 우리 섶길의 원로인 박경순 작가의 7번째 개인전(4.2~4.30)이었다. 저녁 늦은 시간 문이 닫혀 관람이 어려운터, 작가의 초혼初昏,AfterSunset을 내일로 기대해본다.
어제의 열기를 식히려는듯 봄비가 조용히 내리는 오늘(4.3) 아침, 꽃샘없이 내리는 봄비가 반갑기만 하다. 전시실의 문을 여는 순간, 사진들의 전체 윤곽에서 풍기는 그 무엇일까. 고요함과 깊이감 그리고 신비감의 깊은 블루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팬텀블루라고 해야할까 .
그러고보니 주제는 초혼初昏이다. 태양이 서녁 하늘에 다채로운 붉은 수채화를 그리고 난후, 지평선 너머로 사라지며 잠깐 나타나는 짙은 푸른빛의 초혼이었다. 사진에 관심이 있다면 경험하게 되는 빛이다. 이 때를 기다렸다가 달 사진을 담았던 기억을 상기해본다.
해가지고 밤하늘에 달이 점점 촉수를 올리면, 사람사는 마을에도 불을 밝히기 시작한다. 흰눈의 잔설이 어렴풋이 남아있는 겨울 배경의 사진마다, 저 팬텀블루를 뚫고 나오는 가로등과 창문의 따듯한 불빛들은 나를 어디로 데려가고 있는걸까.
내 유년의 그림자 숨소리도 팬텀블루에 물들여
추억속을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초혼初昏 / 박경순
보는 것과 보이는 것,
그사이
한순간 느낌이 끼어든다
무심히 지나치던 정경
다소곳한 사물들
저벅저벅 내안으로 걸어들어온다
어린날의 따스한
아직 닿지 못한 미지의 불빛
분주한 일상을 정리하는
어둠이 내려오는 때
어슬렁 거리던 그림자
숨소리에 귀기울여본다
아련하고 아리다
첫댓글 축하드립니다
전시회 축하드립니다
전시회라는 이름이 갖는 설레임은 생명의
환희입니다.
여기에 올리신 사진 몇점으로도
선생님의 숨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