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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거탑] 10
S#1. 제주 공항
준혁 일행 출구를 빠져 나오면 제약회사 승용차 앞에서 대기하던 기사 달려와 인사하고 짐을 받아 차에 싣는다.
민승 이야 제약회사에서 신경 무지 썼는데요?
준혁 얼마나 남았어?
건하 (시계보며) 곧 도착입니다.
준혁, 끄덕이며 각오를 다지는 표정인데...
S#2. 병원
동일, 힘없는 얼굴로 들어와 자판기 커피를 뽑는데...
동일, 얼른 돌아보면 경환과 도영 들어오고...
동일, 얼른 인사하고 도영의 시선을 피하며 나가려는데...
경환 : 이봐...
동일 : (바짝 긴장해 돌아서고)
경환 : (동일의 명찰을 가만히 보더니) 외과 염동일... 선생.
동일 : 네.
경환 : 젊은 친구가 왜 그래?
동일 : 네?
경환 : 공급을 했으면 생산 효과가 있어야지.
동일 : (덮어놓고) 그게 제 맘대로 하기 어려운 부분이라서...
도영 : (경환을 보며 어떻게 알았지 하는 표정인데...)
경환 : 커피 꺼내는 일이 뭐가 어려워? (하며 커피를 꺼내 건넨다)
동일, 그제야 알고 커피를 받아들고 인사하고 나가고...
도영, 가만히 보는데...
경환, 도영과 동일을 번갈아 본다...
S#3. 외래안
도영과 상일 대화하고 있다.
상일 : 선배님 저도 이제 부교숩니다. 환자를 생각하시려는 선배님마음 알겠는데 저희과 문젭니다.
도영 : 문제가 있는 건 알고 있네.
상일 : 선배님...
도영 : 그래, 장과장 대리 중인데 입장이 있겠지.
상일 : 네. 아시면 입장 좀 봐주세요.
도영 : 그래서 말하는 거야. 더 곤란해지는 상황 생기지 않게 신경쓰라고...
듣기 싫겠지만... 같은 부교수가 아닌 선배로서 충고하는 거야.
상일 : (가만히 보고)
도영 : 외과를 맡고 있으니까 지금은 홍교수가 책임자잖아. 그 뜻은...
상일 : (자르고) 죄송합니다.
도영 : (보는데...)
상일 : 저희과는 과장님 계실 때와 마찬가지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게 제가 맡은 책임입니다.
도영 : ...
S#4. 의국
의국원들 제각기 일하고 있는데...
상일,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온다. 다들 인사하는데...
상일 : 염동일 어딨어? (하는데)
동일 : (프린터기쪽에서 커피들고 돌아 나오며) 네, 교수님...
상일 : 너 뭐야?
동일 : 네?
상일 : 너 어디 소속이야? 왜 외과 문제를 최교수님한테 상의 해? 환자 맡기가 힘들어? 그럼 하지 마!
(의국원에게) 야, 이선생. 지금부터 니가 권순일 환자 맡어.
동일 : 교수님... (하며 붙잡으려다 커피를 상일의 가운에 흘리고...)
상일 : (확 노려보는데)
동일 : (휴지 뽑아 닦으며) 잘못했습니다. 환자 제가 계속 맡을 게요. 처음이라 당황해서 그랬습니다. 잘 할게요...
잘 할게요... 교수님...
상일 : (가만 보다) 니 입으로 말했다... 분명히 잘한다고 했어...?
동일 : (벌떡 일어나) 네. 실수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상일 : (의국원들 전체에게) 니들도 똑바로 들어.
여긴 외과고, 우리과 문제는 과장님 없는 동안 내 지시하에 움직이는 거야. 다들 알았어!!
의국원들 : 네...
상일 : 어휴 진짜... (확 나가고)
의국원들, 동일에게 “좀 잘해라...” “왜 그러냐...” 하고
동일, 기가 죽는데...
S#5. 호텔전경
“제주세계외과학회” 영어, 한글 현수막 보이고...
S#6. 호텔 앞
오남기 외 두어 명 대화하고 있다...
오남기 : 학회 일정에 차질 없도록 계속 확인 작업 해.
제약회사 차, 멈춰 서고... 건하와 민승 내리며 오남기에게 인사한다.
오남기 건성으로 받는데...
직원 : 저기 리무진 들어오고 있습니다.
오남기, 학회장 맞을 준비하고...
리무진, 멈춰서고 문 열리면 준혁이 내린다.
오남기, 깜짝 놀라고... 제약회사 차량과 리무진을 번갈아 보는데...
준혁 : (남기에게) 일찍 오셨네요.
하고는 바로 엘렌의 자리 문을 열어주는 사이... 건하와 민승 달려와 휠체어에 타는 엘렌을 돕는데...
패트릭, 반대 편 문에서 내리며... 오남기를 향해...
패트릭 : 오회장님, 오랜만입니다.
S#7. 병실
순일, 조금 안정된 상태로 있고...
순일 처, 수건으로 얼굴이며 손등을 닦아주고...
미라, 혈압을 재고 있는데... 동일, 조심스럽게 들어온다.
미라 : (동일에게) 130에 90이요.
동일 : (청진하고 난 뒤, 안심한 듯) 호흡은 많이 안정 되셨네요. 항생제 효과가 조금씩 나는 거 같으니까 좀 더 지켜 보죠.
순일 처 : 네... 내과 최교수님까지 모셔 와서 죄송해요. 사람은 힘들어하고 뭘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서...
미라 : (링거 사이드에 항생제 놓고 있고)
동일 : 아는데... 여긴 외과니까 앞으론 저희하고 상의해 주세요.
순일 처 : 네.
S#8. 병실 밖 + 스테이션
동일과 미라 걸어오면 대화한다.
미라 : 선생님, 얼굴이 말이 아니다... 며칠 동안 고생하셨어요.
동일 : (피식) 아 정말... 천당하고 지옥을 왕복한 거 같애요. 죽겠어...
미라 : 오더 내기 전엔 죽지 마세요.
동일 : 딱 20분만 자고 하면 안 될까요?
미라 : 딱 20분만 참고 먼저 해주시면 안 될까요?
하며 미라, 챠트를 턱턱 스테이션 위로 올려주면...
동일, 졌다 하는 얼굴로 오더내기 시작하는데...
S#9. 스위트룸 거실
맥켈렌 부부, 오남기, 준혁, 통역사 등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맥켈렌 : 장교수가 수술에 대한 확신을 주고, 아내가 흔쾌하게 받아주지 않았다면 결정하지 못했을 겁니다.
준혁 : (자신감에 찬 표정을 짓고)
오남기 : 그러셨군요. 근데... 수술에 대한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준혁 : (탁 쳐다보는데)
오남기 : HPD 수술은 매우 공격적인 술식이라 감수해야 하는 위험도가 큽니다.
이 말은 곧 엘렌여사처럼 암이 확대 전이된 경우일수록 성공 확률이 낮다고 볼 수 있죠.
더구나 심장을 정지시키고 해야하는 수술인데... 환자의 연령과 질환의 심각성을 놓고 볼 때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패트릭 : 물론 알지만 여러차례에 걸친 장교수의 경험을 들어보니 실패한 케이스가 없던데요?
오남기 : 그야 최근 2년 정도 내의 성공 케이스니까요. 장교수, 엘렌여사처럼 심장까지 전이된 경우를 수술한게 몇 번이지?
준혁 : (열 받는) 일곱 번입니다.
오남기 : 그중 성공했던 경우는?
패트릭 부부, 대답을 기다리듯 빤히 보는데...
준혁 : (낭패다 싶은...) 세...번입니다.
통역사의 말을 들은 패트릭 부부, 놀라고...
오남기, 씩 웃는데...
준혁, 이를 악무는데...
엘렌, 고개를 젓고... 휠체어 밀며 방으로 들어가 버리고...
준혁 : 믿어주십쇼. 전 이번 수술에 제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쏟아 부어서 성공시킬 겁니다.
패트릭 : (일어서서) 미안합니다.
오남기, 일어나 인사하고 나가며 문 앞에서 준혁을 한번 쓱 돌아보고 미소 지으며 나간다.
준혁, 부르르 하는데... 패트릭, 계속 노려보고 있고...
준혁, 힘겹게 일어나 방을 나간다.
S#10. 호텔 룸 앞
준혁, 방에서 나오면 오남기, 앞에 서 있다.
준혁 : 아직까지 절 막으셔야 하는 이유가 뭡니까?
오남기 : 내가 누구처럼 호락호락한 사람으로 보였나?
준혁 : (보면)
오남기 : 난 이주완이 아니야...이번엔 자네가 맡은 모든 것을 완벽하게 보여줄 기회가 아닌 것 같군.
(가려다 다시 돌아보며) 학회나마 잘 해봐. 자네의 그 내보이고 싶어 하는 마음엔 턱없이 모자라겠지만
조금이나 위안이 되지 않겠어? (씩 웃고 가고)
준혁 : (벽을 꽝 치는데)
S#11. 부원장실
용길, 휴대폰을 받고 있고...
용길 : 오남기라... 끝까지 미운 털을 못 빼겠단 심산인데...
준혁 : (F) 그래서 일정대로 움직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용길 : 마냥 기다릴 순 없을텐데...?
S#12. 호텔 앞 일각
준혁 : 전 이대론 못 올라갑니다.
용길 : (F) 무슨 말인지 알았어. 병원은 내가 알아서 정리해 줄게.
준혁 : 여기 일은 걱정 하지 마십쇼.
용길 : (F) 걱정 안 해. 난 이미 장과장 손을 들고 있거든...
준혁, 전화 끊으며 각오를 다지는 표정으로 호텔을 올려다보는데...
S#13. 의국
동일, 쓰러질 듯 거의 눈 감고 들어와 소파에 퍽 엎어진다.
그러다 생각난 듯 벌떡 일어나 휴대폰으로 전화 하는데...
민승 : 어 동일아
동일 : (밝게) 의국장님, 바쁘세요?
민승 : (F) 왜? 병원에 무슨 일 있어?
동일 : 일은 요... 과장님 계시면 통화 좀 할까 해서요...
민승 : (F) 급한 일 아니면 나중에 해.
동일 : 그게 아니라 권순일 환자 상태가 호전 돼서요... (하다) 여보세요?
동일, 끊어진 전화를 시무룩해져서 내려다보다... 다시 퍽 누워 버리고...
S#14. 준혁의 호텔 룸
민승, 방에서 나오며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
준혁, 심각한 얼굴로 소파에 앉아 있다.
건하, 눈치보다 소파에 앉으며...
건하 : 과장님, 그냥 밀어붙이죠?
민승 : 아니, 다시 오남기 학회장을 설득해보면... (하는데)
준혁 : (자르고) 설득한다고 먹힐 사람이 아냐.
건하 : 이건 과장님 실력을 개무시하는 거라구요.
준혁 : (탁 보면)
건하 : 솔직히 자존심 상합니다. 과장님 밑에서 저희팀 지금까지 최고라는 자부심하나로 살아왔는데...
준혁 : 휘둘릴 필요 없어. (벌떡 일어나 창 앞으로 가고)
민승 : 설마... 과장님, 여기서 포기하시면 안 되죠...
준혁 : (창밖만 보며) 그런 일 없어. 니들은 해오던 대로 준비 잘하고 있어.
민승 : 어떡하시게요?
준혁 : (돌아서) 목 마른 사람이 우물 파게 해야지...(겉옷 들며) 학회 가자. (나가고)
건하와 민승, 갸우뚱하며 서둘러 자료들 챙겨 따라 나서고...
S#15. 학회장
준혁, 연단에서 연제 발표를 하고 있고...
준혁 : 한국 최초로 간, 신장, 췌장 동시이식을 시행해서 전격성 간부전에 빠진 환자의 생명을 살릴수있었으며
당뇨 합병증도 해결됬고 신장 기능도 정상적으로 회복되었습니다. 현재 외래에서 추적관찰중이며
랩상의 특이소견없이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오남기와 패트릭 나란히 앉아 발표는 듣지 않고 둘이 대화만 하고 있다...
준혁, 그 모습을 보지만... 흔들림 없이 발표에 열중한다...
S#16. 도영의 집 거실
윤진, 서서 거실에 놓인 사진들을 보고 있고...
도영 처, 차 가져와 놓는다.
도영 처 : 며칠 째 못 봤어. 얼마 전엔 몰래 와서 옷만 갈아입고 갔더라니까...
윤진 : 요즘 많이 바쁘신가봐?
도영 처 : 늘 그렇지 뭐. 환자 일이라면 딴 생각 못하는 사람이잖아.
윤진 : (앉으며) 비슷한 면이 있긴 있구나...
도영 처 : 무슨 소리야?
윤진 : 장준혁 선생님하고 그런 면에서 비슷해서 친군가 싶어서...
도영 처 : 다른 건 몰라도 일에 대한 욕심은 서로 만만치 않을걸...
윤진 : (끄덕이는데...)
S#17. 도영의 연구실
도영, 현미경 보면서 데이터 분석하고 있는데...
은혜, 결과지 보면서 들어와 도영을 지나치다 돌아보면...
도영, 결과지에 메모하고 다시 현미경 보며 펜을 옆에 놓인 커피잔에 꽂는다.
은혜, 잡으려다 놓치고...
은혜 : 교수님...
도영 : (현미경만 보며) 어...
은혜 : 다섯 번째예요. 오늘은 꼭 쏘세요.
도영 : (보며) 뭐라구?
은혜 : (커피잔 들며) 제가 드린 커피에 볼펜 꽂으시는 거요. 다섯 번 실수하시면 술 사주신댔잖아요.
도영 : 아... 미안. 술 꼭 살게...
은혜 : (가운에서 펜 꺼내주며) 이건 넣지 마세요. (가고)
도영 : 고마워
도영, 현미경 보고 메모한 뒤 다시 펜을 생각 없이 커피 잔에 넣고... ‘아차’ 하듯 펜을 건지는데...
은혜, 무균기 앞에 있다 돌아보고 고개를 흔든다...
S#18. 주완의 거실
주완, 학회지를 열심히 보고 있다.
주완 처 : (E) 당신 회장님 만날 때 양복 뭘로 입으실거예요?
주완 : (책에만 눈을 두는데)
주완 처 : (나와) 뭘 보길래 대답이 없어요?
주완 : 어... 지금쯤 한참 학회 중일 텐데...
주완 처 : 난 또 뭐라고... 당신은 회장님 만날 일에나 신경 쓰세요. 이 약속도 회장 사모님 통해 몰래 잡은 거 라구요...
주완 : 굳이 그럴 바에야 서울에 올라오시면 그때...(하는데)
주완 처 : (자르고) 안된다니까요. 이 약속도 우연히 만나는 걸로 하기로 해서 겨우 잡은 건데
어떻게 우리 입장만 생각해요?
주완 : 뭘 그렇게까지...
주완 처 : 안 그러면요? 언제까지 성경이나 베껴 쓰고 계시게요?
장준혁이 때문에라도 얼른 재기해서 잘 되는 거 보여줘야죠...
주완 : (멋쩍어 괜한 헛기침을 하고)
S#19. 학회장 앞
“제주 세계 외과 학회” 플랜카드 걸려 있고...
제약회사 부스들 앞, 직원들 분주히 움직이고...
준혁과 건하, 민승 학회장을 나오고...
오남기, 패트릭과 다른 직원 몇몇과 걸어오다 마주친다.
준혁 일행 인사하고... 오남기, 의식적으로 웃으며 인사 받고 지나치려다...
오남기 : 명인대는 일정이 끝났으니 바쁜 일 있으면 올라가도 좋아. 학회장으로서 그 정도는 배려해 주지...
오남기, 비웃음을 흘리고 지나치고... 건하와 민승, 약 올라 죽는데...
준혁, 가만히 보고 있다 빠른 걸음으로 쫓아간다.
S#20. 엘리베이터 앞
오남기 일행이 탄 엘리베이터 닫히려는데...
준혁, 버튼을 눌러 문을 열고 가만히 본다.
오남기 : 탈 거야 말거야? (하다 닫힘 버튼을 탁탁 누른다)
준혁 : (다시 버튼을 누르고) 잠시 내리시죠... (하고 가만히 본다)
오남기 : (주위를 의식해 난처한데...)
S#21. 라운지
준혁, 오남기와 독대하고 있다.
준혁 : 맥켈렌 박사를 설득해 주십시오.
오남기 : (웃는다) 이 친구 그렇게 안 봤는데, 상황판단이 어둡군. 내가 수술을 반대하는 입장이란 걸 몰라?
준혁 : 네, 하지만 입장이야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거 아닙니까?
오남기 : 글쎄... 소신에 관한 문제라서... (약 올리듯 웃고)
준혁 : 저는 학회장님께서 차기 세계 학회장이 되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남기 : (움찔) 흠흠... 어디서 그런 뜬금없는...
준혁 : 이번에 세계 학회를 유치한 것도 그것을 위한 포석 아니겠습니까?
오남기 : (정곡을 찔린 듯) ....
준혁 : 이럴 때 제가 학회장님의 포스트가 되면 얼마나 힘이 되시겠습니까? 게다가 세계 학회장의 아내를 살려낸
의사라면 말입니다. 대외적 이미지도 그렇고, 현 학회장님도 힘을 실어주시지 않을까요?
오남기 : (피식) 살린다는 가정하지... 만약 실패하면 어떡하려고?
준혁 : 제가 할 수 있다고 말한 수술에 한해서는 가정도 없고, 만약도 없습니다. 저는 성공할 수 있는 수술만 합니다.
아시지 않습니까?
오남기 : 자네 솜씨가 좋긴 하지만... 어떻게 믿지?
준혁 : 믿으실 수밖에 없을 겁니다.
오남기 : (가만 보는데)
준혁 : 학회장님이 세계 학회장이 되시면... 지금의 국내 학회장 자리는 제가 갖겠습니다.
오남기 : (놀라고) ... 러닝 메이트가 되자는 건가?
준혁 : 그렇습니다. 저는 오래 전부터 학회장님을 존경해 왔습니다. 이주완 과장님만 아니었다면,
학회장님과는 좀더 일찍 친해질 수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오남기 : (잠시 생각한 후) 말뜻은 알지만... 두 분은 이미 마음의 결정을 한 상태라 쉽지 않아...
준혁 : 쉬운 일이면 왜 학회장님의 큰 힘을 빌리겠습니까? 수술 결정만 하게 해주시면 그 후엔 제가 힘을 드리겠습니다.
오남기 : 수술이 결정된다 해도 만일 실패한다면... 우리 두 사람 모두 여기서 끝이야.
준혁 : 그런 생각을 하시다니... (미소마저 머금고) 저... 장준혁입니다.
오남기 : (가만보다) 엘렌 여사가 꽃을 좋아하는데, 좀 사가지고 가야겠군.
준혁 : (벌떡 일어나며) 제가 모시겠습니다.
오남기, 준혁을 올려다보며 위압감을 느끼는데...
S#22. 관광지 일각
오남기, 패트릭, 꽃 한아름을 안고 휠체어 탄 엘렌이 바다를 바라보고 있고...
다른 일각에 외과의들이 관광하듯 돌아다니고 있다.
준혁과 건하 민승 패트릭 부부와 오남기를 보고 서 있는데...
건하 : 학회장님께서 뭐라세요? 도와주신대요?
준혁 : (가만히 보며) 우물 파겠대. 목이 많이 말랐더라구...
건하 : 과장님 말씀이 딱 맞았네요.
민승 : 난 언제 과장님 브레인을 따라 갈 수 있을지...
건하 : 평생해도 안돼 넌...
민승 : 또 시작이다... (준혁보고) 과장님, 무슨 걱정 있으세요?
준혁 : (패트릭 부부 쪽만 보며 고개 젓고)
민승 : 근데 왜 그러세요?
준혁 : 아직 끝나지 않았잖아. 수술실에서 모두 살아 나오는 순간이 끝이자 시작이지...
건하, 민승 바짝 긴장하는 표정으로 바뀌고...
준혁, 각오를 다지는 표정이다...
S#23. 일식집
용길과 민원장, 유필상 술자리를 하고 있다.
용길 : 오남기 학회장이 완전 말려들었지 뭐...
필상 : 야... 장준혁이가 세계로까지 피치를 올리는구만. 민원장, 좋겠어. 그 잘난 사위 아까워 어떻게 봐?
민원장 : 그러게 말입니다. 이게 다 여기 계신 두 분의 힘 덕분 아니겠습니까?
용길 : (휴대폰 울린다. “받지말자” 뜨고... 눈치보며 받는다) 어, 여보... 안 돼. 지금 중요한 자리에 있어.
얼른 집에나 들어 가. ... 누구? 장과장 부인?
민원장 : 응? 저희 딸이예요?
용길 : (전화 가리고) 우리 집사람하고 같이 있다네요.
필상 : 오시라고 해. 오랜만에 수정이도 좀 보게.
민원장 : 저야 뭐...
용길 : (전화에 대고) 어 여기 청담사거리 일식집인데... 알아? 알았어... (끊고)(혼잣말처럼) 먹는 데라면 모르는 데가 없어.
필상 : 집사람답네 뭐. (하다 용길 눈치보고) 고자질 하지마?
용길 : 니가 무서워하는 것도 있냐?
필상 : 니 마누라.
세 사람, 웃으며 건배하고...
S#24. 와인바
희재, 와인 창고 안에서 휴대폰으로 통화 중이다.
희재 : 기대 되네... 또 얼마나 스포트 라이트를 받을지...근데 자긴 수술이 그렇게 재밌어?
준혁 : (F) 재미? 그런 식으로 생각해 본 적 없는데...
희재 : 그럼?
준혁 : (F) 운명이나... 숙명 같단 생각은 해 봤어. 내가 피할 수 없는...
희재 : 피할 수 없다...그렇다면 (피식 웃는데)
준혁 : 정면돌파지 그게 내가 아는 모든 수술에 대한 생각이야
희재 : 그럼 이번 수술도 정면돌파 하시겠네 기대할게 잘해봐!
S#25. 일식집
용길부부, 민원장, 필상, 수정 모여 술 마시고 있다...
용길 처, 안주를 연실 가져다 먹고... 수정, 술잔들을 채워주는데...
필상 : 꼬맹이 수정이가 언제 커서 과장 사모님이 됐네...
용길 : 과장사모님한테 수정이가 뭐야?
용길 처 : 그럼요. 교수 부인회에서도 서열이 얼만데... 안 그래?
수정 : 왜 그러세요...
필상 : 그런가? 아이 죄송합니다 과장 사모님 한잔 하시죠? (술 따라주는데)
민원장 : 아직도 철들려면 멀었습니다. 허구헌날 남편한테 어리광이나 부리구요...
수정 : 아빠... (흘겨보고)
민원장 : 뭐가 아빠야... 이 애비 아니었음 넌 장서방 같은 남편 못 만났어. 처음에 선 보랬더니 울고 짜고...
수정 : (삐져) 저 가요...
필상 : 자고로 여자는 능력 좋고 돈 잘 버는 남편 만나 살면 최고지. 안 그렇습니까? 제수씨?
용길 처 : 돈도 좋지만 여자한테는... 사랑도 그만큼 중요하죠. (용길 보는데)
용길, 시선 피하듯 술마시고...
민원장, 필상, 찌르며 킥킥 웃고, 수정, 몰래 웃는다.
S#26. 제주 바닷가 (밤)
건하와 민승, 한 켠에서 바다를 향해 서 있고...
준혁, 좀 떨어진 곳에서 전화 받고 있다.
준혁 : (미소 보이며 끊고, 건하 민승 곁으로 간다) 무슨 생각들 하냐...
건하 : ... 저도 과장님같은 외과의가 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요...
준혁 : 고맙게 들린다...
민승 : 저희 같은 외과의사면 누구나 갖는 생각인데요...
건하 : 어떻게 하면 될 수 있을까요?
준혁 : 어떻게... 라는 생각을 버려. 조건 없어. 무조건이야... 쉬지 말고... 놓지 말고... 끝까지 붙어...
그럼 결국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어. (강한 시선을 던지는데...)
S#27. 주완의 서재
주완, 심각한 표정으로 전화기를 내려놓으면...
주완 처, 차를 가지고 들어온다.
주완 처 : 무슨 전화예요?
주완 : 패트릭 회장인데... 부인 수술을 한다는 군.
주완 처 : 근데요?
주완 : 장준혁이가 실력은 있지만 아무래도 무리한 강행이 아닌가 싶어...
주완 처 : 그럼, 하지 말라고 하시죠?
주완 : 오남기 학회장까지 나선 모양인데 내 말이 들리겠어...
주완 처 : (황당한) 둘이 철천지 웬수 아니었어요?
주완 : 이래서 세상 일은 모른다는거야. 어제의 적이 오늘의 친구가 되기도 하고... 역시 장준혁이 다워...
근데 왠지 찜찜해... 꼭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아...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니라..
주완 처 : 자꾸 듣다 보니 틀린 말은 아니네요...
INS) 병원 전경 (아침)
S#28. 병원 휴게실
은혜, 앉아 있고... 동일, 수술내복 차림으로 커피며 간식을 가득 들고 와서 앉는다.
은혜 : 어제까지만해도 코가 빠져서 다니더니... 이제 좀 살만하냐?
동일 : (열심히 먹으며 끄덕이고) 십 년 감수했다니까요... 선배님들한테도 그렇지만... 과장님한테 죄송해 죽겠어.
앞으론 진짜 잘 해야지...
은혜 : 각오가 대단하다...?
동일 : 그럼요. 전 꼭 과장님 같은 외과의가 될 거 거든.
은혜 : 기대한다... (웃는데...)
동일의 호출기 울리면 보고 낯이 변하면서 가운 들고 뛰어나간다.
은혜, 놀라는데...
S#29. 복도 일각 + 스테이션
동일, 수술 내복 차림으로 아웃가운을 걸치면서 복도를 달려온다.
순일의 병실에 미라와 간호사들 분주히 드나들고...
S#30. 병실
순일, 청색증 증세 보이며 호흡곤란 일으키고... 순일 처, 순일을 잡으며 초조한데...
미라, 청진하다 다급한 얼굴로 청진기를 빼고 “잠시만요” 하고 병실을 막 나가려는데
동일, 달려 들어오고...
미라 : 호흡 곤란이 심해요.
동일 : (청진하며) 산소탱크하고 에어웨이, 마스크, 엠부 준비해 주세요.
미라 : 네. (나가는데)
동일 : 중환자실로 내릴게요. 엘리베이터 잡아줘요. (청진하고...)
미라 : (끄덕이며 나가고)
순일 처 : 중환자실이라뇨? (동일 잡고) 선생님, 뭐가 잘못됬어요? 네...?
동일 : (청진기 빼며) 잠시만요. (병실 밖에 대고) 뭐해!
문 밖의 간호사들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 보이고...
순일, 발작 증상 보이고 동일, 순일의 팔을 잡으며 다급한 표정인데...
S#31. 중환자실 앞 복도
엘리베이터 열리며 동일, 엠부 백을 누르며 미라와 간호사 함께 순일의 베드를 밀고 나와 복도를 달리고...
순일 처, 반은 우는 얼굴로 따라 나와 뛴다.
중환자실로 들어가는 베드...
동일 : (안에 대고) 벤틸레이터(Ventilator, 인공호흡기) 하고 인튜베이션(Intubation, 기도삽관) ...
순일 처, 어찌할 바를 모르고... 문에만 바짝 다가가 보는데...
S#32. 스위트 룸
준혁, 건하, 민승 나란히 앉아 맞은편에 있는 패트릭과 오남기 앞에
준비한 수술 준비 자료와 노트북을 펼쳐 놓고 설명하고 있다.
준혁 : 마지막으로 대정맥과 심장에 있는 튜머 쓰럼버스(tumor thrombus 종양혈전)를 제거하는 것으로 수술은 끝납니다.
패트릭 : 장교수의 실력을 의심하려는 건 아니고... 이 수술에 대한 관심이 혹시 내 아내이기 때문이라면 사양하고 싶어요.
다들, 놀라는 기색으로 준혁을 보는데... 준혁, 곧은 태도로...
준혁 : 학회장님께선 아파하는 엘렌 여사를 아내로만 보십니까?
패트릭 : (당황하는데)
오남기 : 장교수, 무슨 말 버릇이야. 당장 사과드려.
준혁 : (듣지 않고) 누가 됐든 환자 앞에선 전 의삽니다. 환자를 위해 끈을 놓지 않으려는 제 노력이 그런 오해를 산다면...
제가 그만 두겠습니다. (벌떡 일어서는데)
오남기 : (잡고) 장교수... 이러면 안 되지... (난처한데)
패트릭 : (가만보다) 이번 수술이 성공한다면 한국 외과가 발전할 수 있도록 힘을 기울여보겠습니다.
오남기 : 아휴 감사합니다. 학회장님... (하는데)
준혁 : 말씀은 감사하지만... 그런 조건 필요 없습니다.
모두, 놀라고...
오남기, 말리고 싶은 듯 몸이 움찔 거리는데...
준혁 : 지금까지 한국외과는 스스로 세계에서 손꼽히는 실력을 만들어 왔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수술은 그것을 증명하는 계기일 뿐입니다.
패트릭 : (느끼는... 일어나) 내가 많이 오해를 했어요. 미안합니다. (악수 청하며) 장교수를 믿겠습니다...
준혁 : (천천히 손 내밀어 악수하고)
건하, 민승도 패트릭과 차례로 악수 나눈다...
오남기, 역시하는 흐뭇한 표정으로...
S#33. 중환자실
간호사, 요동치는 순일의 팔에 미다졸람 5mg을 정맥주사하고 있다.
동일, 기도 삽관을 준비하고 있다.
순일, 늘어지며 잠잠해지고...
동일 : (기도 삽관하며) Fi02(에프아이오투)는 1.0으로 하고, 모드는 CMV(씨엠브이),
타이달(Tidal) 볼륨은 500으로 해주세요.
간호사, 처치를 하고 있는데...
동일, 얼굴에 불안한 그림자가 드리우고...
INS) 제주 병원 전경 (낮)
S#34. CT실
엘렌, CT 기계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준혁, 패트릭, 오남기, 건하, 민승 등이 보고 있다.
모니터에 통해서 CT가 나오기 시작하고... 모두들, CT에 집중을 한다.
준혁, 심장 부분에서 멈칫하고... 오남기, 패트릭, 절망스런 표정을 짓는데...
건하와 민승 역시, 틀렸다는 식의 표정을 교환하고...
건하 : (작게) 우심방까지 암 전이가 있는데요...
민승 : 한 달 전에 찍었다던 CT와 비교해보면 이건... (하는데)
준혁 : (건하와 민승만 듣게 하듯) 프로답게 굴어. (화면만 보며) 우린 이 수술을 성공하러 온 거야...
건하와 민승, 얼른 표정 바꾸고...
준혁, 포기하지 않고 뚫어지게 CT를 보는데...
S#35. 갱의실
상일, 수술 내복 벗으며 사복으로 갈아입는데...
동일 : (E) 교수님.
동일, 다급한 얼굴로 들어온다.
상일 : (돌아보지 않고) 왜?
동일 : 제가 맡고 있는 환자 좀 봐주셨으면 해서요. 췌장암 수술 받은 환잔데 폐렴이 심해져서 중환자실로 내렸거든요...
상일 : 근데?
동일 : 그게... 단순 폐렴 같지가 않아서요...
상일 : 나 바로 외래 봐야 되는데... 과장님한테 오더 안 받았어?
동일 : 받은대로 처치하고는 있는데... 항생제가 잘 듣지 않는 거 같애요...
상일 : (옷 입으며) 그래? 괜찮아지겠지... 과장님이 수술은 잘 됐다고 하셨으니까 좀 더 지켜봐.
동일 : ... (풀 죽어) 네... (천천히 돌아서 가고)
상일 : (캐비닛 유리로 동일 보는데)
S#36. 제주 병원 회의실
준혁 일행과 오남기, 패트릭, 통역관 CT 화면을 보며 심각하게 대화 중이다.
준혁 : 전이가 심한 상태라서 걱정은 되시겠지만 제 경험으로... (하는데)
민승의 휴대폰이 울리고... 준혁, 표정이 굳고...
민승, 얼른 휴대폰 끄고...
준혁 : 제 경험에 의하면 이런 환자의 경우 간문부의 전이 역시 심해서 총간 동맥을 살리지 못하는...(하는데)
이번엔 건하의 휴대폰 울리고... 준혁, 애써 참는데...
건하, 얼른 휴대폰 배터리를 빼버리고...
준혁 :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총간 동맥을 살리지 못할 경우 서혜부에서 정맥을 구득해서 문합하는 방법을
쓸 생각입니다.
패트릭 : 그동안 많은 수술로 쓸 만한 혈관이 거의 없을 겁니다...
오남기 : (놀라 탁보고, 준혁을 보는데...)
준혁 : (잠시 생각하다) 그럼, 목의 경정맥을 구득해서 쓰겠습니다.
패트릭 : (흠찟 놀라는데)
이때, 준혁의 휴대폰 울린다.
준혁,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휴대폰 보면 “의국” 이라고 뜬다.
준혁 : 죄송합니다. 병원에 급한 일이 있는 것 같습니다.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굳은 표정으로 나가고)
S#37. 회의실 밖
준혁 : 너 뭐하는 새끼야? 환자 하나 제대로 못 봐서 여기까지 전화를 해!!
동일 : (F) 그게... 환자를 중환자실로 옮겼는데...
준혁 : 그게 뭐?
동일 : (F) ...
준혁 : 환자가 중환자실 가면 어떻게 해야 되는 지 배웠어 안 배웠어? 폐렴에 어떤 처치 들어가는 지 알아 몰라!!
동일 : (F) 죄송합니다.
준혁 : 정말 죄송하면... 죄송할 짓을 하지 마. (탁 끊고)
S#38. 의국
동일, 전화기를 내려놓고... 자책하듯 책상에 머리를 꽝꽝 찧는데...
의사, 급하게 들어오며 “빨리 외래 좀 가봐...”
동일, 놀라 얼른 나가는데...
S#39. 외과 외래
간호사와 순일 처, 안으로 들어가려는 순기를 말리고 있다.
간호사 : 왜 이러세요. 지금 안 계신다니까...
순일 처 : 서방님, 좀 참으세요.
순기 : 형수님, 저 여태 참았어요. 장준혁 과장 인지 뭔지 코빼기도 안 보이는 거, 형님 수술만 잘 됐으면 그만이다 하고
여지까지 참았어요!
상일 : (나오며) 장과장님께선 학회 중이시라 안 계신데 무슨 일이시죠?
간호사 : (상일에게) 권순일 환자 보호자분이시래요.
순기 : 환자는 죽을동 살동인데 학회...?
하는데, 동일 허겁지겁 달려온다.
동일 : (순기에게) 저하고 말씀하시죠? 제가 담당의입니다.
순기 : 왜 중환자실로 갔는지 얘기도 못해주면서 담당의? (어깨를 툭툭치며) 담당의면 어디 말해봐? 얘길해줘요?!
도영과 은혜, 파일 보며 걸어오다 광경을 보고 얼른 다가온다.
동일 : (버럭) 기다리시라고 했잖아요! 저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구요!!
순기 : 어따대고 소릴 질러!! 의사면 다야! (양쪽 어깨를 확 민다)
동일, 떠밀리며 뒤에선 은혜 쪽으로 쓰러지면서 두 사람, 기우뚱하고...
도영, 사태가 심각하다는 걸 느끼는데...
S#40. 휴게실 (밤)
동일, 고개 숙인 채 앉아 있고...
도영, 커피를 가져와 놓아주고 마주 앉고 가만히 보는데...
도영 : 힘들지...?
동일 : (고개만 숙이고 있고)
도영 : 지금은 힘들겠지만 잘 이겨내고 나면 나중엔 의사 염동일을 지키는 힘이 될 거야.
동일 : (천천히 고개 들어 보는데)
도영 : 처음부터 쉬웠던 사람은 없었단 소리야. 염선생이 겪고 있는 시간들... 의사라면 누구나 다 한번쯤 겪어야 돼.
동일 : 제가 ... 잘 넘길 수 있을까요...?
도영 : 노력해야지. 안 된다는 생각부터 하지 말고...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절대 환자보다 먼저 포기해선 안 돼.
동일 : (끄덕이는데...)
도영 : (일어서며 어깨를 툭툭 쳐주고 간다)
INS) 병원 전경 (이른 아침)
S#41. 중환자실
동일, 스테이션에 엎드려 잠들어 있고...
간호사1, 순일을 체크하고 있고... 간호사2 전화를 끊고 동일을 깨운다.
동일, 반사적으로 일어나 순일 쪽으로 가려는데...
간호사 2 : 수술실 들어오시래요.
동일 : 아 참... (나가려다 순일을 보고) 환자 조금이라도 이상 있으면 바로 연락 주세요.
간호사 2 : 네.
동일, 다시 순일을 한번 보고 나가는데...
S#42. 준혁의 호텔 룸
테이블에 장기 그림들이 그려진 종이들과 인쇄물들이 흐트러져 있고...
밤 샌 듯 건하와 민승, 인쇄물을 든 채로 소파에 기대 잠들어 있다.
준혁, 책상에 놓인 노트북 앞으로 가서 CT 화면과 파일들을 대조하며 보다
자료를 보면서 커피 메이커로 가서 커피 따라 마시면서 계속 파일에 눈을 두고...
S#43. 수술실
상일이 집도하는 수술이 진행되고 있는데...
세컨에 서 있는 동일, 졸려 눈이 껌뻑 대다 리드렉터 잡은 손이 스르륵 풀린다.
상일, 쓱 보고 “뭐해!” 하면 얼른 정신 차리는 동일...
이때, 간호사 급하게 들어오며...
간호사 : 염선생님, ICU 권순일 환자 헤멉티시스 (hemoptysis, 객혈) 있대요.
동일, 놀란 눈으로 보는데...
S#44. 수술실 앞 복도
동일, 수술복, 글러브 등을 벗어 던지며 달려가는데...
S#45. 중환자실
순일의 침대 주변에 간호사들 모여 분주하고... 심박 모니터 불안정하게 뛴다...
동일, 허겁지겁 달려 들어오고...
간호사 1 : 객혈이 나와요. 산소 포화도도 떨어지고요
동일 : (썩션바틀 보고 당황하는데) Fi02 1.0으로 올리고 PEEP(핍)을 5로 맞춰 주세요. (하며 간호사 청진기 뺏어 걸며)
썩션 해주세요.
동일, 청진한 뒤 직접 벤틸레이터 모드를 조절하는데 손이 떨린다...
S#46. 준혁의 호텔 룸
준혁과 건하, 민승 옷을 갖춰 입으며...
건하 : 수술 전에 기자들 좀 부를 걸 그랬습니다.
준혁 : 부원장님이 홍보팀 보낸다는 것도 그만 두시라고 했어. 가뜩이나 색안경끼고 보는 사람들 많을텐데...
말거리까지 만들어 줄 필요 없잖아.
민승 : (가슴 만지며) 쓰리다... 순수한 의학의 길을 이렇게 몰라주나...
준혁 : (픽 웃고) 가볼까?
준혁 일행, 가방과 서류 등을 챙겨 들고 나가면... 전화 온다...
빈 방에 전화 소리만 계속 이어지고...
S#47. 도영의 연구실
도영, 테이블 위에 많은 결과지며 데이터 자료들을 한 가득 펼쳐놓고 일하다가... 피곤 한 듯 목을 주무르며 푸는데...
문이 벌컥 열리면서 휴대폰을 움켜쥔 동일이 헉헉 거리며 들어온다.
동일 : 교수님... 저 좀 도와주세요...
도영 : 왜그래?
도영, 반사적으로 뛰쳐나가고... 동일, 따라 가는데...
S#48. 중환자실
순일, 파랗게 질린 얼굴로 양 팔이 묶인 채 불안정한 호흡을 보이고...
간호사, 바이탈 체크하고 돌아서는데 도영과 동일 들어온다.
도영, 간호사에게 챠트를 받아보다... 안 되겠다 싶은 듯 챠트 탁 덮고...
도영 : 장과장한테 연락했어?
동일 : (고개만 젓고) 휴대폰도, 호텔 방도 연락이 안돼요...
도영 : (치밀어 오르고) 지금부터 계속 환자 옆에 붙어있어.
동일 : (끄덕이고)
도영 : 무슨 일 생기면 바로 연락하고. (챠트 던지듯 주고 나가고)
동일 : (불안한 시선으로 순일을 내려다보는데...)
S#49. 병원 현관 앞
도영, 사복 차림으로 휴대폰하며 바쁘게 걸어오는데...
휴대폰이 꺼져있다는 메시지만 들리고... 전화 탁 꺼버리고 뛰어 나가는데 용길과 경환, 출근하는 길에 마주친다.
용길 : (쓱 훑어보고) 어디가?
도영 : 외과 환자 상태가 심각한데... 장과장한테 연락이 되질 않아서요.
용길 : 그래서?
도영 : 만나봐야겠습니다.
용길 : 뭐? 지금 제 정신이야? 외과엔 장과장 말고 의사 없어? 그리고 외과 일인데 왜 최교수가 괜히 설쳐?
경환 : 최교수가 괜히 이럴 사람은 아니죠...
용길 : (탁 보는데)
도영 : 다녀오겠습니다. (하는데)
용길 : 이친구가 (도영의 팔을 탁 잡고 노려보는데)
경환 : (용길의 팔을 탁 잡고) 보내주시죠... 환자를 위하고... 친구를 위하는 길을 간다는데 막아서야 되겠습니까?
(하고 강하게 본다)
도영, 팔을 빼고 인사한 뒤 서둘러 택시에 올라타고... 택시 떠나면...
용길, 노려보다 휙 들어가고... 경환, 멀어져가는 택시를 가만히 보는데...
S#50. 제주 병원 로비
준혁 일행, 당당히 병원으로 들어서면...
오남기와 의사 몇 몇이 기다리고 있다가 반갑게 맞이하며 함께 안으로 들어간다...
S#51. 몽타주
김포공항, 택시가 급하게 멈춰서면 도영, 내려 뛰어 들어가고...
병원 복도, 동일의 호출기가 계속 울리면서 뛰어 가고 있다...
제주 병원 수술 준비실, 준혁팀과 패트릭, 오남기 CT를 보면서 수술 전 간이 컨퍼런스하는 모습으로...
중환자실, 순일이 호흡 곤란을 일으키며 몸을 들척이며 발작 증상을 보이고...
수술실, 엘렌의 침대가 수술실로 들어가면... 건하와 민승, 베드를 넘겨 받는데...
병원 회의실, 오남기와 패트릭 몇몇 의사들 스크린 앞에 모여 긴장하고...
S#52. 수술실
준혁, 들어와 복장을 갖추면 마이크가 달린 헤드셋이 씌워진다.
건하 : 준비 됐습니다.
준혁, 끄덕이고 수술 자리에 서면...
S#53. 병원 회의실
스크린 화면에 절반에 준혁의 모습이 드러나고... 나머지 반은 수술 부위이다.
준혁, 수술할 부위를 손으로 가리키며 말하는데...
준혁 : (E) 지금부터 진행성 담당암의 수술을 시작하겠습니다. 엘렌 맥켈렌 여사는 (손으로 요소요소 짚어주며)
수술 전 CT 소견상 간외담도의 전이와 십이지장의 전이가 있으며, 간에도 침범되어 우측 하부 간정맥에
종양전을 형성했는데, 이것이 하대정맥을 통해 우심방까지 올라가 있는 상황입니다.
회의실에 모인 사람들, 웅성거리고 패트릭, 오남기 신경 쓰인다.
화면에 준혁이 인사를 하는 모습이 나오고,
오남기, 패트릭의 손을 잡아주고... 준혁, 메스로 배를 가르는데...
S#54. 온천 입구 일각
주완, 주완처, 온천 입구로 걸어가면서...
주완 : 수술은 어떻게 돼 가고 있는지...
주완 처 : (걷다 딱 멈춰) 당신은 지금 수술이 문제예요? 그리고 학회건 수술이건 하던지 말던지
그게 당신하고 무슨 상관이예요?
주완 : (발끈) 자리 떠났다고 해서 다 놓는게 아니야.
주완 처 : 아휴 알았어요. 아무튼 지금은 여기에만 신경 써 주세요~ 우연히 만난 것처럼 하는 거지만
당신은 면접이나 마찬가지라구요. (옷매무새를 만져준다) 염색 좀 할 걸 그랬다...
주완 : 됐어. 그냥 가볍게 만나는 거지...
주완 처 : 영국 신사라는 별명을 가지신 분이 왜 이러실까?
주완 : (멋쩍은) 음...
주완 처 : 들어가요. 회장님이 바둑 광이라니까 당신하고 잘 통할 거예요.
주완 : (버럭) 그걸 왜 지금 말해줘?!
주완 처 : 깜짝이야. 그게 뭐가 그렇게 대수라고 발끈해요?
주완 : 만나기 전에 상대 기풍 정도는 알았어야 하잖아. (확 들어가고)
주완 처 : (황당하고) ...
S#55. 온천 식당 내
주완 처, 두리번거리다 식사하고 있는 회장 부부를 발견한다.
회장사모 역시 주완 처를 발견하고 서로 눈짓을 주고 받는다.
주완 처, 주완의 팔짱을 얼른 끼고 옆으로 걸어간다.
주완 처 : 어머, 사모님 아니세요?
사모 : 어머나...여긴 웬일이세요? 여보, 인사하세요. 명인대학외과과장 하셨다던 이주완 과장님 내외분이세요.
회장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주완 : 아... 예... 처음 뵙겠습니다.
주완 처 : 회장님, 못 뵌 사이에 더 젊어지셨네요... (오버하며 웃고) 역시 현역에 계속 몸 담고 계셔서 다르신가봐요...
주완, 괜히 멋쩍어지는데...
사모와 주완 처, 서로 눈치주며 웃고...
S#56. 수술실
준혁, 수술 부위를 들여다 보면서...
준혁 : 간문부의 전이가 생각보다 심합니다. 아무래도 총간동맥을 살리지 못할 거 같습니다.
말씀 드렸던 대로 목의 경정맥을 구득해야겠습니다.
S#57. 강당
준혁, 카메라를 바라보는 모습이 스크린에 비치고...
패트릭, 절망감에 눈을 감는다.
모두들, 패트릭을 바라보고 있다.
S#58. 수술실
준혁, 간호사가 목덜미의 시야를 확보해주는 것을 보면...
새하얀 엘렌의 목덜미에 핏줄이 보인다.
준혁 : 시행하겠습니다.
S#59. 회의실
사람들 긴장하고... 그 중 일부는 자기 목을 만져보기도하고...
사람들, 웅성거리면서 패트릭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
오남기, 역시 긴장한 표정으로 패트릭을 보면 패트릭,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고...
S#60. 수술실
간호사, 엘렌의 목 부위에 요오드로 소독을 시작하고....
준혁, 자신감이 넘치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
S#61. 온천 온돌방
주완과 회장, 바둑을 두고 있다.
회장 : 바둑을 보면, 그 사람의 성격도 보이고, 인생도 보이는 것 같애요.
주완 : 바둑이 인생을 은유하지 않는다면 평범한 게임에 불과했을 거란 얘기도 있잖습니다.
저는 가끔 수술도 한 판의 바둑과 같단 생각을 합니다.
회장 : 그러시군요.
주완 : (끄덕이며) 매번 같은 이름의 수술에 들어가도, 처하는 상황과 극복방법은 단 한 번도 같지 않거든요.
회장 : 그래서 바둑에서도 첫 수만 정석일 뿐이라는 얘기가 있죠.
그 다음부터는 실력으로 헤쳐 나가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주완 : 네, 맞습니다. 다 비슷비슷합니다. 의사를 키우는 것이나 기사를 키우는 것도 별반 다르지 않고요.
회장 : 그렇죠. 근데 재밌는 게... 스승이 아무리 두터운 실리 바둑을 가르쳐도 아주 공격적인 기풍의 제자가
나오기도 하잖아요. 스승과 제자가 너무나 다른... 제가 그런 케이스입니다만... 하하하...
주완 : (음미하듯 끄덕이고) 의사도 똑같아요. 그게 인생인 거 같습니다.
S#62. 제주 공항 앞
도영, 전화를 하며 급하게 나오고 있다.
도영 : 어디 좀 나와 있어. 외과로 전과한 권순일이란 환자 지금 ICU에 있거든.
하선생이 수시로 체크해 보고, 나한테 연락 좀 해줘.
은혜 : (F) 네, 교수님.
도영 : (끊고, 택시 승강장으로 달려가고)
S#63. 수술실
준혁, 환자 얼굴 쪽에 쳐진 막 뒤에서 구득한 경정맥을 갖고 나타나고...
바로 몸 속에 집어넣고 문합을 하기 시작하는데...
S#64. 회의실
준혁의 모습, 화면으로 나오고 있고...
조용하다... 외과 학회 회원들, 할 말을 잃고 보고 있다.
패트릭 자기도 모르게 끄덕이며 신뢰의 눈빛을 보내고 있다.
오남기, 자기도 감탄하고 패트릭과 시선을 교환한다. 낮은 탄성들이 들리고...
준혁 : (F) 다음 단계로 넘어가겠습니다.
의사1 : (마이크를 들고) 수술 전에 학회지에서 발표된 교수님의 결과를 보고 반신반의 했었습니다.
근데... 지금 보니 안 믿을 수가 없네요. 2년전 세계 외과 학회지에서 유사한 증례 7예를 모아서 보고했는데...
당시 환자들의 수술 후 생존 기간이 그리 길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이후의 결과는 어떤가요?
S#65. 수술실
준혁 : (수술을 하며) 그 이후 5예가 추가됐습니다. 총 12명의 진행성 담낭암 환자에서 HPD가 시행되었고...
S#66. 중환자실
유리 너머로 순일을 보는 동일, 두려움에 떠는 얼굴이다.
동일, 순일을 처치하던 간호사1 돌아서면 얼른 피해 사라지고...
간호사1, 순일을 보고 스테이션으로 가며 “염선생님 좀 찾아봐, 외래도...”
간호사2, 전화 급히 걸고...
간호사3, 들어오며 “의국에도 없어요...”
S#67. 너스 스테이션
미라를 비롯한 간호사들 전화받고, 한쪽에서는 호출하느라 분주하다.
끊임없이 전화벨 울리고... 병실에서 간호사1 나오는데...
미라 : (전화에 대고) 지금 찾고 있어요. (전화 끊고, 간호사1에게) 강선생님, 염동일 선생님 못 봤어?
간호사 : (오며) 아뇨. 오전 처치도 안 하셨어요...
미라 : (간호사2에게) 호출 안 돼?
간호사2 : (전화하며) 안 돼요. 꺼 놨나봐...
간호사3 : (드레싱 카드 밀고 들어오며) 유선생님, 담당 병실 환자들 난리예요. 처치 안 들어 온다구...
미라 : 어, 들어가야지. (카트 옮겨 받고 물품 챙기다 린넨실로 가는데)
S#68. 린넨실
미라, 바쁘게 들어와 주사기 박스 내려 돌아서는데...
책상 밑에 쪼그리고 앉은 동일을 발견한다.
기겁을 하며 박스를 놓치는 미라.
미라 : 선생님...
동일 : (고개 숙인 채) ...
미라 : 지금 중환자실에서 얼마나 찾고 있는 줄 알아요? 얼른 가보세요...
동일 : (더 웅크리고) 못... 가겠어요...
미라 : (화난) 선생님이 이러시면 어떡해요... 선생님...! (잡아끌고)
동일 : (힘겹게 일어나 천천히 나가는데...)
S#69. 제주 병원 로비
도영, 뛰어 들어오며 수술실을 찾느라 두리번 거리고...
도영 : (지나는 의사에게) 수술실이 어디죠?
의사 : 3층이요.
도영 : (인사하고 뛰는데...)
S#70. 중환자실
순일, 거의 숨이 넘어갈 듯 호흡이 가빠지고 있다.
동일, 들어오는데...
간호사 : (다급한) 심박동 120회구요, 혈압은 60으로 떨어졌어요.
동일 : (기겁하고 뛰어오고) ....
간호사 : 선생님!
동일 : 저... 도, 도파민을 달아주세요. 빠, 빨리요. (얼굴에 공포가 일고)
은혜, 중환자실로 들어와서 보는데...
S#71. 수술실 입구
도영, 급하게 와서는 선뜻 들어가지 못하고 머뭇하다 그냥 들어가려는데...
한쪽에서 간호사, 걸어와 도영을 훑어보고...
간호사 : 여기 수술실이라 함부로 들어오시면 안돼요...
도영 : (멈칫하고) 저... 그럼 서울 명인대학병원에서 온 장준혁 교수가 어디 있는지 아세요?
간호사 : 지금 수술 중이신데 무슨 일이시죠?
도영 : 전... 명인대학병원에서 온 최도영이라고 하는데요 언제쯤 끝날까요?
S#72. 수술실
확대 우엽 절제의 간 절제가 다 끝난 상태다.
준혁 : (동작을 멈추고) 이제는 우측 심방까지 올라간 종양전을 제거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심장 수술을 위해서 피를 우회시키고, 심장을 정지시키겠습니다.
건하 : 커피라도 한 잔 하고 오세요. 심방우회술은 그동안 제가 하고 있겠습니다.
준혁 : 그럴까? 수고 좀 해 줘. (나가는데)
S#73. 수술 휴게실
준혁, 스트레칭을 하고 있는데... 문이 열리고 도영, 들어온다.
준혁, 깜짝 놀라는데...
도영 : 장과장
준혁 : 여긴... 어쩐 일이야?
도영 : 권순일 환자 상태가 심각해...
준혁 : (미치겠다, 감정 억누르고) 지금 그 얘기하러 왔어?
도영 : 상황이 좋지 않아.
준혁 : 야! 최도영!
도영 : 아침에 객혈이 나오고, 심하게 호흡곤란을 일으키고 있어. 항생제도 듣질 않고... 당장 상태 알아보고 처치 좀 해.
준혁 : 너 도대체 뭐야?
도영 : ...
준혁 : 객혈이든 호흡곤란이든 병원에서 다 알아서 할 수 있어. 염동일이도 해결 할 수 있는 일이야...
겨우 그깟 일로 여길 와? 너 그렇게 한가해? 가라. 나 아직 수술 안 끝났어. (일어서려는데)
도영 : (잡고) 먼저 처치부터해... (가만 보다)..
준혁 : (어이없는) 자꾸 말 같지 않은 소리 할래? 나 꼬박 8시간 수술방에 있다 나왔어. 그리고 다시 들어가야 되고.
너랑 입씨름 할 시간 없어. 간다... (가려는데)
도영 : 정말 그렇게 밖에 못하겠어?
준혁 : (가만보다) 어... 저 안에 내가 살려야 할 환자가 있거든...
도영 : 권순일씨도 니가 살려야 될 환자야! (잡고) ...
준혁 : (확 돌며 손을 탁, 쳐낸다) 나 건드리지 마! (한대 칠듯 주먹을 꽉!)
준혁과 도영, 노려보고 서 있다.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이때, 노크소리 나며 간호사, 문 열고...
간호사 : 장교수님, 학회장님께서 찾으시는데요...
준혁 : 전화할게. 단, 이 수술 끝나고... (다시 들어가 버리고)
S#74. 수술실 안 복도
준혁, 주먹을 움켜쥐고... 이를 앙문 채 저벅 저벅 걷는데...
도영, 문에서 쫓아 나오며...
도영 : 준혁아... 야 장준혁!
준혁, 꿈쩍도 않고 수술장 안으로 들어가 버리고...
도영, 화난 얼굴로 보는데...
S#75. 온천 일각 (저녁)
주완과 주완 처, 걸어오고 있다.
주완 처 : 그래 무슨 얘기 나눴어요?
주완 : 얘긴... 바둑만 뒀지.
주완 처 : 그 아까운 시간들을 바둑만 뒀다구요?
주완 : 상당히 고수더라구. 한 판 씩 이기고 졌어.
주완 처 : 어휴... 잘 났어요. 잘 났어. 기껏 자리를 만들어 주니까...
주완 : ... 서울 가서 한 판 더 두자고 하더군. 그때 병원 얘기도 좀 하고...
주완 처 : 정말이에요?
주완 : 그렇게 말씀 하시네.
주완 처 : (손바닥을 내밀며) 한 번 쳐주세요.
주완 : 이게 무슨 짓이야?
주완 처 : 하이 파이브 몰라요? 우리도 한번 지금 같은 때... 해보자구요.
주완 : (쑥쓰러워 주변을 살피고) 애들 같이...
주완 처 : 어서요.
주완, 마지못해 하이 파이브를 하고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내처 걸어가고...
S#76. 회의실
오남기와 패트릭, 의사 등 화면만 뚫어지게 보고 있는데...
도영, 조심스럽게 들어와 한 켠에 앉으며 화면을 보는데...
화면 속 준혁의 당당한 모습을 보며 도영, 생각이 많아지는 듯 한숨을 내쉬고...
준혁 : (F) 혈관 벽에는 종양 침습이 없어서 대정맥을 제거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S#77. 중환자실
순일, 심한 발작으로 온 몸에 경련을 일으키고...
동일, 스테이션에서 전화 붙들고 소리친다.
동일 : 홍교수님 좀 찾아 보라구!!! (하는데)
간호사 : (E) 염선생님!!
동일, 전화기를 던져버리고 순일의 베드로 뛰어오고...
S#78. 회의실
준혁, 제거한 종양전을 절제한 장기들이 들어있는 금속 대야에 담는다.
준혁 : (F) 종양이 모두 제거 되었습니다.
패트릭, 감동해서 끄덕이고...
준혁 : (F) 이제 혈류를 재개하겠습니다.
S#79. 중환자실
삐.... 소리가 나고... 모니터에 심박동 파형이 완만해지고...
동일 : (소리친다) 제세동기! 제세동기! (하다가 직접 가지고 오고)
간호사, 제세동기를 인계 받아 조작하기 시작하고...
동일, 심장 압박 마사지를 실시하고, 남자 인턴이 옆에서 앰부를 짠다.
S#80. 수술실
준혁, 혈류를 재개하고 모니터를 보면, 심실세동(ventricular fibrillation)이 일어나고 있다.
건하 : (당황하며) 심장이 제대로 뛰지 못 하는데요.
준혁 : 제세동기 가져와!
S#81. 회의실
패트릭, 자리에서 일어나면... 약속이라도 한 듯 사람들 일어난다.
도영, 앉은 채 긴장해서 화면을 보는데...
숟가락 같은 제세동기 전극이 환자 몸 안에 들어가고 있다.
준혁 : (F) 슛!
S#82. 중환자실
동일, 제세동기를 치고 환자의 몸이 충격으로 움찔하고...
보면, 심박동이 피크를 친 후에 다시 플랫 상태로 되고...
순일 가족들, 중환자실로 뛰어 들어오고 있다.
동일 : 200주울! (하며 땀 흘리며 심장 마사지를 다시 한다)
간호사 : 200주울!
동일 : 슛! (하며 다시 제세동기를 치고)
S#83. 수술실
준혁, 수저모양의 전극을 심장에서 빼내고 보면..
모니터에 피크가 보인 후 플랫 되다가 다시 심실세동 파형을 그리고...
준혁 : 차지! (하면서 심장에 손을 넣어 직접 마사지를 한다)
S#84. 중환자실
간호사, 젤을 들어 동일이 든 제세동기에 짜주는데 동일, 손을 벌벌 떨며 젤을 받고...
동일 : (전극 비비며) 300주울!
간호사 : 300주울 (채널 올려주고)
동일 : 슛...
모니터 심박동 피크 되다 다시 플랫되고...
동일 : (소리친다) 360주울
간호사 : 360주울 (채널 올리는데...)
S#85. 수술실과 중환자실 동시화면
준혁(오픈 카디악)과 동일(카디악)의 심폐소생술 장면이 분할되어 보이고...
이어 준혁과 동일의 제세동기를 각자의 방식으로 치는 장면으로 이어지고...
준혁, 동일 : (동시에) 슛!
S#86. 몽타주
회의실.
패트릭, 눈을 질끈 감고, 오남기는 긴장하며 보고... 도영, 가만히 보는데...
중환자실. 순일 가족들, 어안이 벙벙한 상태에서 상황을 보고 있고...
그 외 수술실 사람들, 중환자실 사람들의 모습들이 교차되고...
준혁과 동일의 모습이 화면에 분할되어 잡히면...퍽! 하는 제세동기 소리가 들린다.
S#87. 동시화면
두 개의 바이탈 모니터가 잡히고... 똑같이 피크를 그렸다가...
엘렌의 바이탈 모니터가 뛰기 시작한다.
하지만 권순일의 바이탈 모니터는 플랫 상태로 이어지고...
S#88. 몽타주
수술실.
준혁, 안도하며 건하, 민승과 시선을 교환하고...
동일, 마치 얼어버린 사람처럼 제세동기 전극을 양쪽에 들고...
회의실 사람들, 기립박수를 치고 오남기와 패트릭 악수하고 포옹하는데...
도영의 휴대폰 오고... 보면 “하은혜” 뜨고...
도영, 천천히 받더니... 눈을 질끈 감아버리는데...
중환자실.
오열하며 달려드는 가족들...
순기에 의해 동일, 밀쳐져 쓰러지고...그 자세로 얼이 빠진 듯하고...
S#89. 수술실 밖 (밤)
준혁,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축하를 받고 있다. 건하와 민승, 뒤에 서 있고...
패트릭이 준혁을 포옹하고...
오남기, 준혁과 의미심장한 시선을 교환하며 악수를 나누는데...
오남기 : 장교수 수고많았어!
패트릭 : 감사합니다.
준혁, 인사하다 보면 천천히 걸어오는 도영이 보인다.
준혁, 어이없단 표정으로 다가오고...
S#90. 몽타주
중환자실.
오열하는 가족과 넋이 나간 표정의 동일
S#91. 수술실 밖 (밤)
준혁 : 졌다 졌어. 알았어... 병원에 연락해서 처치 할게. 됐지?
도영 : (싸늘하게) 이미 늦었다...
준혁 : 그게 무슨소리야
도영 : 환자 사망했데
준혁 : 왜?
도영 : 왜? 내가 묻고싶은말이야
준혁 : 비꼬지말고 왜? 환자 왜그랬데?
도영 : 이제야 걱정되?
준혁, 미소 짓던 얼굴이 굳어지는데...
도영, 그런 준혁의 어깨를 스치며 지나치고...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