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 년 전까지 택시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지나가는 택시를 잡거나, 콜택시 전화번호를 일일이 찾아 전화를 건 후 승차위치와 목적지를 알려줘야 하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만 했다.
더불어 택시 요금은 매년 인상됐지만 품질 및 서비스 수준은 항상 제자리 걸음에 머물러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은 점차 커져만 갔다.
이런 틈새시장을 노린 '우버 택시'의 국내 진출은 택시 서비스의 질과 편의성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주는 계기가 됐다.
2013년 한국 택시 시장에 뛰어든 '우버 택시'는 스마트폰에 해당 앱(응용 프로그램)을 설치한 후 목적지만 선택해 주면 주위에 있는 택시가 자동으로 연결되는 간단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런 서비스를 한번 맛본 소비자들의 생생한 후기가 SNS을 통해 급속도로 퍼져나가며 우버 택시는 국내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우버 택시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불법 논란도 커져만 갔다. 지난해 10월 '우버 택시 금지 법안'이 확정되면서 서울시는 우버 택시를 불법 영업으로 규정, 신고포상금 제도를 만들어 영업에 급제동을 걸었다. 이후 우버 본사에서 정책 담당자가 직접 한국에 방문 '기사 등록제'를 요청했지만 국토부가 이를 거절하며 지난 3월 6일 우버 택시 서비스는 종료하게 됐다.
우버 택시의 영업이 사실상 종료된 후 다음 카카오, SK플래닛, 리모 택시 코리아 등 많은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앱 택시' 시장에 뛰어들었다. 특히 후발 주자들 대부분은 우버 택시와 달리 정식으로 택시 허가증을 받은 업체 및 기사와 정식으로 계약을 맺으며 차별화를 뒀다.
다음 카카오에서 선보인 카카오 택시의 사용 방법을 보면 해당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한 후 택시를 타기 약 5~10분 전쯤에 앱을 실행시켜준다. 이어 출발지와 목적지를 설정하고 택시를 호출하면 된다. 이후 근처에 있는 택시가 5분 이내에 도착한다는 알림 메시지가 소비자에게 전달되며 이때 해당 택시의 차량번호, 차종까지 모두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 안심 메시지 기능이 추가되어 있어 밤늦은 시간에도 안전하게 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
T맵 택시는 SK 플래닛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는 내비게이션 서비스인 '티맵'과 나비콜 회원의 택시 기사를 직접 내세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무엇보다 기존 나비콜 서비스와 연계하여 T맵 실시간 경로 안내 지원, 승하차 내역 전송, 휴대전화 분실 알림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어 편의성 면에서는 카카오 택시보다 더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있는 앱 택시의 거품에 대해 우려하는 시선도 적잖은 상황이다.
몇몇 앱 택시 서비스는 기존 우버 택시와 달리 신용카드 기능을 제공하지 않고 있으며, 승차 거부 역시 공공연하게 이뤄질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 예를 들어 택시 기사들은 앱 택시 이용자가 선호하지 않는 지역에 있을 경우 호출을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이 있기 때문에 '기존의 콜택시 서비스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재 많은 '앱 택시' 기업들은 택시 기사와 소비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수수료를 받지 않는 것은 물론 다양한 이벤트 물품까지 지원을 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의 기본이념은 '이윤 창출'이다. 많은 마케팅 비용을 들인 기업들이 언제까지 퍼주기식 이벤트로 택시 기사와 소비자에게 혜택을 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만약 앱 택시 서비스가 기존에 선보였던 콜택시와 비슷한 수수료를 책정하거나 더 비싼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면 택시를 부르는 방식의 차이만 둔 서비스로 전락할 공산이 크다. 당장에야 회원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겠지만, 좀 더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접근을 해야만 기존에 콜택시 서비스가 겪었던 우를 범하지 않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