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 소리가 잦아든다. 질나쁜 목재가 타는 매캐한 냄새가 눅눅한 밤공기를 타고와 코와 눈을 자극한다.
"끝장났군. 제길, 대체 저것들은 뭐야."
눈을 가늘게 뜨며 남자는 혀를 찼다. 섀도우 마치로 파견이 결정되었을때 모두들 그를 도살장에 끌려가는 가축보듯 했지만, 사실 이곳에서의 삶은 생각만큼 나쁘지 않았다. 처음에는 제국어와 오크어에 능통한 자신의 능력-둘 다 섀도우 마치에서 매우 유용하고 결과적으로 파견의 원인이 된-을 원망도 했었지만, 한 번 '덜 문명화'된 생활양식에 익숙해지고 나자 오히려 이곳이 더 편했다. 척박한 변방 중의 변방, 오지중의 오지의 요원의 일과에 대해 본부는 별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고, 일주일에 한 번 형식적인 보고서를 보내는 것 외에는 특별히 할 일도 없었다. 정글과 습지의 원주민들이 사납고 무섭다고 두려워하지만, 잠입 요원 교육 과정을 정식으로 수료한 그에게는 타국의 날고 기는 요원들보다는 오히려 이들이 더 만만한 존재였다.
"편안하게 휴가 보내는 기분으로 격오지 근무년수나 채우나 했더니. 제엔장."
불타는 전초기지를 바라보며 남자는 심하게 목이 타는 것을 느꼇다. 그러니까... 얼추 7,80명 정도인가. 미끈미끈한 피부에 뭉개진 코. 양옆으로 툭 불어난 큰 눈과 도마뱀 꼬리. 그리고 대체 어떤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으면 저렇게 되는지 알 수 없지만, 30ft밖에서도 코를 찌르는 저 악취. 이게 가장 큰 단서가 되겠군. 좋아, 친구들. 다시 만날 그 날을 기대하며 지금은 마음껏 날뛰어 보라고.
생각을 정리하며 남자는 불타는 광산을 일별했다. 멀찌감치서도 그 괴상한 인종들이 불쌍한 광부들의 머리를 공처럼 차고 던지며 뛰어다니는 모습이 불길에 얼룩져 기괴한 그림자처럼 번져 보였다. ..미친 놈들. 마지막으로 한 번 침을 퉤 밷어주며 돌아서는 남자. 그리고 그제서야 그는 그의 뒤에서 계속해서 빛나고 있던 노란 두 개의 눈동자를 발견한다.
새어 나오는 비명을 삼키며 남자는 침착해지려 노력했다. 지금 그의 모습은 저 불길 안에서 발리볼을 하는 인종들과 똑같은 모습. 냄새까지는 카피할 수 없었지만, 남자는 자신의 능력과 기술을 믿었다. 모를거야. 아니 모를 수 밖에 없어. 변장은 완벽해. 침착해라, 맷. 너는 최고의 랜턴이다. 그러니까 이 녀석들이 쓰던 말이 약간 억양이 이상한 지하어undercommon였지?
"그-"
그러나 남자의 말은 더 이상 이어지지 못했다. 그는 시야가 빙그르르 돌아가며 젖은 습지의 바닥이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것을 마지막으로 느끼며 의식을 잃었다. 모든 것이 어둠, 어둠 뿐이었다.
소란스러운 파괴의 현장이 일순 적막에 휩쌓였다. 어둠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자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괴물들은 그의 등장에 숨을 죽여 행동을 멈추고 조용히 그의 눈치를 살폈다. 다른 자들의 두 배는 되어 보이는 거대한 몸통 위에 머리는 보이지 않았다. 어깨위의 머리가 있어야할 자리에서 그로테스크하게 꿈틀대는 거대한 지렁이와 같은 것의 첨단에서, 노랗게 빛나는 파충류의 눈이 그 앞에 침묵하는 혈거인들을 하나씩 햝듯이 둘러 보기 시작했다.
....일흔 아홉, 여든, 여든 하나.
영겁과 같은 침묵의 시간이 끝나고 마지막 하나까지 확인을 마친 악마가 무심하게 오른손에 들린 체인질링의 머리를 무리로 내 던졌다. 그것이 신호가 된 듯, 다시 알 수 없는 소음과 고함이 습지로 울려퍼지며 '놀이'가 시작되었다.
아무도 들을 수 없는 곳에서 울려 퍼지는 끔찍한 목소리들. 체인질링-랜턴 매튜-이 살아 있었다면, 그의 언어학적인 지식은 그것이 '혈거인의 왕, 글로이트'를 찬양하는 비명과도 같은 숭배자들의 고함소리라고 설명해주었겠지만, 갈 곳을 잃고 발에 차이며 굴러다니는 그의 머리는 이미 싸늘히 식어 있었다.
-Interlude, Out-
첫댓글 음... 근데 혈거인이 穴居人 인가요 아니면 穴巨人 인가요? 후자라면 size penalty가 있는데 변신 가능한걸 보면 피트를 찍은건가...
전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