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10월이 의미 있게 다가서는 초하루입니다.
하루하루를 숨죽이며 시간을 쪼개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른 새벽 목욕탕을 찾아서 간단하게 샤워를 하고 30분 이내에는 사무실로 복귀합니다.
이번 달까지는 헬스장을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스파를 찾는 사람이 많이 줄었습니다.
연세가 많으신 분을 뵙지 못하면 요양원이나 먼 나라로 이별여행을 떠나신 분들입니다.
코로나로 모든 분들이 조심스럽게 숨죽이며 예전처럼 평온한 일상을 향한 희망의 날을 고대하며 생활합니다.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은 어려운 여건에서 고통을 인내하고 있습니다.
공무원이나 직장인이나 옳은 직장을 가진 분들이야 별 어려움이 없겠지만 소규모의 대부분 업종들은 2여년의 긴 터널 속을 울음을 삼키며 견딥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접종이 80%가 완료되는 이번 달 말이나 11월부터는 거리두기를 폐지하겠다는 소식입니다.
10월 초하루인 오늘 서울 친구들이 남파랑길 거제 잔여코스 4박5일의 6차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중년의 끝자락에 선 우리들의 건재함을 친구들이 앞장서서 걷습니다.
존경과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올해 1월부터 서울 조계사에 키오스키 보시함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습니다.
코로나19 비대면 종교 활동을 위해 절을 찾은 신자나 방문객들 중에서 미처 현금을 준비하지 못한 분들을 위해서 카드결재를 통해 시주할 수 있도록 도입되었다고 하는데 반응이 꽤 좋다고 합니다.
세상이 바뀌다 보니 보시 방식도 변화하고 있나 봅니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암자인 설악산 봉정암에 올랐던 사람들은 나름대로의 추억을 담고 있을 겁니다.
설악산 가운데에도 험준하기로 으뜸을 다투는 용아장성 암능의 바위벼랑 아래 자리 잡은 봉정암.
부산에서는 토요일 늦은 밤 출발해서 대개는 오색으로 오르는 코스를 택해 봉정암에서 영시암, 백담사로 내려오곤 합니다.
일부러 절을 찾는 신자들의 불심이야 말할 필요 없이 시주를 하겠지만 이제는 봉정암으로 카드 시주가 된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 교회에서 헌금보자기에 그 얼마 안 되는 금액의 헌금으로 마음이 아팠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마음에서 우러나서 그래도 몇 번은 어느 정도를 할 것인가를 고민하던 시절도 있었는데 이제는 정말 쉽게 덜 부담스럽게 보시나 헌금을 할 수 있는 현실이 묘한 느낌으로 다가섭니다.
문재인 정부 마지막 해인 내년 중앙정부 공무원 수가 75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고 합니다.
현 정부 출범 당시 63만 명이 조금 넘은 공무원이 5년 만에 12만 명 가까이 늘어난다는 것인데 그 바람에 내년 중앙정부 공무원 인건비도 사상 처음 40조 원을 넘어선다고 합니다.
무슨 근거인지는 모르지만 ‘임기 중 공무원 17만4000명 증원’을 공약했던 문 재인정부는 매년 공무원 수를 빠르게 늘려 왔는데, 이는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9년간 늘어난 공무원의 2.2배가 늘어나게 된다고 합니다.
지방자치단체 공무원까지 따지면 인사혁신처가 중앙, 지방을 합해 집계하는 공무원 수는 내년에 12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주민등록 인구는 줄어들고 있어서 작은 정부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에 공무원 수만 팽창하는 현실은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습니다.
공무원 수가 급증하는데 비해 업무역량은 현저하게 떨어지고 공무원들은 열심히 일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 일선 세무서에서도 상속세에 대한 조사의 처리기한을 6개월을 넘기는 것은 다반사이고, 조세심판원의 업무처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공무원은 국가의 기둥입니다. 공무원들의 투철한 국가관과 국민을 위한 희생과 봉사가 우리나라의 경쟁력입니다.
세상은 참으로 묘한 세상이 되어갑니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명품 브랜드인 에르메스가 팔고 있는 반려견 밥그릇이 화제가 됐습니다.
이 제품은 지난해 에르메스의 홈(Home) 컬렉션에서 공개된 제품으로 공식 홈페이지에서 153만 원(라지 사이즈)에 판매되고 있고, 에르메스 강아지 목욕통은 무려 225만 원이나 합니다.
강아지를 자식처럼 키우는 시대에 펫셔리(펫+럭셔리) 상품들이 쏟아지고 있고,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은 목줄, 식기 등 반려견 액세서리를 내놓고 있습니다.
고급 호텔 위주로 펫캉스(펫+호캉스) 상품도 인기가 치솟고 있는데 펜디의 반려동물 이동가방은 325만 원, 프라다는 올 5월 반려견용 우비(59만 원)를 출시했고 패딩으로 유명한 몽클레르도 강아지 패딩을 45만∼61만 원에 판매하고 있다고 하니 내가 느끼는 감정을 무어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하긴, 애완견을 키우는 딸도 언젠가 애완견이 죽자 동물장례식장에서 화장을 하고 죽은 개를 사리로 만들어 방에다 두고 불을 밝혀 아침 저녁으로 먹이를 주는 것을 보고 얼마나 황당했는지 모릅니다.
갑장인 헬스장의 어느 부인도 세 마리의 애완견 중 어미가 죽어서 장례 치르고 왔다고 남편을 보낼 때보다 더 가슴 아파하는 걸 보고 사람들마다의 생각이 다르고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무어라고 단정 지을 일은 아닌가 봅니다.
문대통령의 저격수인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아들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인 화천대유자산관리에서 퇴직금 등으로 50억 원을 받은 사실이 보도되고 있습니다.
31세 청년이 25살에 입사해서 6년간 회사에 다니고 퇴사하면서 받은 50억 원은 화천대유가 5년간 모든 임직원에게 준 급여 총액(51억 원)에 맞먹는 액수를 6년 경력의 직원에게 퇴직금과 성과급 명목으로 일시에 줬다는 게 상식적인 상황에서 이해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화천대유가 50억 원이라는 거액을 곽 씨에게 준 진짜 이유는 무엇인지가 궁금합니다.
모두가 여당에서는 곽 의원이 화천대유 측에 모종의 도움을 준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고 만약 곽 의원이 검은 커넥션에 의한 성격의 자금이 아들에게 퇴직금 지급방식으로 지급되었다고 입증된다면 사후수뢰죄까지 적용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화천대유에는 권순일 전 대법관, 박영수 전 특검,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 이창재 전법무차관, 김기동 전 검사장, 이동열 전 검사장, 원유철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 등이 고문으로 이름을 걸고 고액의 고문료를 받았다고 하고 심지어 김수남 전 검찰총장도 자문료를 받은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부도덕하고 파렴치한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우리 사회의 지도층이였다는 게 부끄럽습니다.
베일에 가려진 개발사업의 특혜의혹은 국가가 건설사업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이 이루어져야 하고 이참에 아파트분양가상한제 등 분양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로 가격의 명확한 공개가 아파트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요즈음의 시대의 정서를 반영하는 ‘오징어 게임’이 세간의 관심을 불러오나 봅니다.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 내몰린 이들이 거액의 상금 456억 원을 놓고 유혈이 낭자한 서바이벌 게임을 벌이는 한국 드라마가 요즈음 전 세계 43개국 넷플릭스에서 최다 시청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작금의 사회현상을 나타내듯 경제적 패자인 참가자들은 단 한 명의 승자만 일확천금하는 만인에 대한 투쟁에 자발적으로 발을 내딛습니다.
경쟁사회에서 인간 본성을 파헤치겠다고 하면서 자본주의에 중독돼 타락한 인간상을 다룬 것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나 같은 세대들은 이런 사회적인 현상에 대해 어떤 생각을 지닐까하는 궁금증이 듭니다.
‘문재인게임’도 흥미롭습니다.
1. 증세 못 견디는 다세대주택자 탈락 2. 집값올리기 못 견디면 무주택자 탈락 3. 사회적거리두기 못 견디는 자영업자 탈락. 4. 물가인상 못견디는 서민탈락 5. 비정규직의 정규화, 버티지 못하는 취준생탈락 그리고 파이널게임은 내년 3월이라는 여운을 남깁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불황 속의 불안심리와 현재의 코로나19 이후 커진 경쟁 불안과 양극화에 대한 불만을 가지고 비이성적이고 극단적인 행태들이 집중적으로 다뤄지는 건 아닌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부정적이고 나쁜 소식들에 더 끌리고, 매일같이 이런 뉴스에 노출되면서 편향된 사고를 갖게 되고 생존을 위협하는 정보에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오징어게임’에서 참가자를 죽음으로 내몬 것은 돈 때문입니다.
첫 게임에서 절반가량이 목숨을 잃고 집으로 돌아가지만 살아도 더 나아질 가능성이 없자 다시 게임에 참가합니다.
우리들 중 많은 사람들이 나도 모르게 게임의 참가자일지도 모릅니다.
연극 리어왕에서 주인공으로 변신한 이순재배우는 올해 86세입니다.
늙은이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연극은 역시 리어왕이라고 애기해 왔던 게 무대에 오르게 되었나 봅니다.
연극에 관심을 두었던 세월이 50년도 더 지난 지금에도 무대에 대한 그 진한 그리움은 가슴을 뛰게 합니다.
국내 여성1호 건축사의 부고가 실렸습니다. 한국은행 본점과 포스코 본사 등을 설계했다고 합니다.
떠나는 사람과 살아남아 열정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 중 누가 더 아름다워 보일까를 생각해 봅니다.
추한 모습의 이름들이 온통 매스컴을 채웁니다.
사회는 그들을 자신의 무게보다 더 높은 자리에 올려놓았건만 그릇이 되지 않는 파렴치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사회에도 부끄러워해야하지만 아내에게, 자식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춰지를 남편으로, 애비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10월에도 바쁜 일상으로 밖으로 나갈 수는 없지만 그래도 조금은 여유를 갖고 생활하고 싶습니다.
10월에도 건강하시고 행복한 나날 되십시오.
2021년 10월 초하루에
세금나라 박 동 환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