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세월의 세대교체를 재촉하는 가을비가 흩날립니다.
가득 쌓여버린 올해의 잎들이
바스락거리는 경쾌함 대신
힘껏 물을 빨아들여 바닥에 붙어 빗소리를 내뱉는 운치를 줍니다.
그렇게 발자욱을 남기며
달님, 별꽃, 소리, 수지맘, 알코리, 영, 홍콩배우, 여의가
생을 나눕니다.
이번 책은 [네루다의 우편배달부]였습니다.
그 시대 안에 녹은, 책 그 자체의 메타포.
인물들이 쏟아내는 경쾌하고 해학적인 메타포.
사이사이 묻어나는 남미의 아름다운 자연과
복잡한 시대상황.
시란, 문학이란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
네루다라는 시인, 스카르메타라는 작가. 칠레와 남미,
그리고 영화《일 포스티노》
가볍게 읽히지만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작품 속에서
함께 나누는 공론장의 의미를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대사와 시의 낭독이 주는 블랙홀같은 집중도
즐거움이었습니다.
일상이 지루해지고 아플 즈음에 항상,
평소와 같음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이 가을 다 가기 전에
즐거운 그리움으로,
기다림으로 다음을 기약하겠습니다.
*다음모임
일시 : 2015.11. 25. 수. 저녁7시
장소 : 카페 더 타임 ㅡ 수성구청역 4번 출구
함께 할 책 : [파리의 생활 좌파들]
첫댓글 여의와 알코리의 낭독 좋았습니다. 한 편의 짧은 연극.
‘팔만 안 아프면 무슨 걱정이 있겠나’ 요런 생각을 하는 날들이지요^^
ㅎㅎ
네~마음이 원하는 일을 지속하기 위해서라도
몸을 좀더 사랑하시길 바랍니다♡
@여의 여의님의 주옥같은 후기 멋집니다.
마음이 요새 계속 쳐져있는데 날씨가 차분하여 낫습니다. 너무 화창한날이면 날씨와 내마음간의 이질감때문에 허둥지둥댓을텐데..
네루다에 대한 다양한 면을 나누면서 내면이 강철처럼 강한자의 여유있는 얼굴을 본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은유는 이런 돌아가는 여유를 느끼게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홍콩배우 그런 이질감 한 번씩 오지요~
화창하여 잔인한.
흐림이 안심을 주다.
자연은 참 위대합니다
과격하고 장엄하게 투쟁하는 역사 속 네루다도, 이 소설 속 살랑거리는 미풍같은 마음을 가지고 자유로이 사랑하고 위트 넘치는 네루다도 같은 인간의 한 마음 속에 공존한다는 것. 아마 우리의 마음 속에도..
영님~
곳곳을 다니시며 더욱 풍성하게 해주셨네요.
편안하고 지적인 글솜씨~ㅎㅎ
우주의 어떤 이상한 기운(별꽃님 버젼으로)이 오늘 아침 날잡게 만들었어요. 그동안 그렇게 안쓰여지더니..
"지적인" ㅋㅋ *^^@
@young 그 기운을 감지하는 능력~
수요일입니다.
착오없으시길~
ㅋ 깜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