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 28일 우리는 양산시 원동면 어영리 소재 '솔숲에 내리는 단비' 펜션에서 369(9는 X)모임을 갖기로 하였다.
내가 원동면을 찾은 것은 20여년이 넘었다. 예전부터 산을 좋아해서 천태산을 혼자올랐고, 맞선을 본 다음날 아가씨를 데리고 천태산을 올랐다가 기차시간을 맞추지 못하여 대형사고(?)가 일어날뻔 하였던 아찔한 과거사도 있었었다.
그 당시 완행열차를 타고 여행을 다니면서 지나쳐 다니던 마치 고향같은 곳이 원동면이었었다. 사실 어릴적 내가 태어나고 자란 우리마을 이름도 원동이었으니까(지금은 동네 이름도 바뀌었더라만).
오후 4시 구포역에서 모임을 같이 할 사람들을 만나 펜션에서 마중나온 봉고차를 타고 물금을 거쳐 원동역 부근을 지나 배내골을 가던 중간에서 왼쪽산마을로 접어들었다.
우리를 태운 차가 산길로 접어들어 몇분쯤을 들어가자 숲으로 둘러쌓인 아름다운 계곡이 나타났고, 별장인듯한 집들을 지나 물소리도 시원한 좋은 곳에 자리잡은 단비펜션의 모습이 보였다. 여기서부터 즐거운 우리들의 공식일정이 시작되었다.
계곡의 중간지점에 넓은 주차장을 갖춘 아늑한 펜션이 나타났다. 차 앞의 하얀 상의를 입은 분이 우리를 태우고 온 사장님이시다.
우리는 원동역에서 내포리를 지나 영포리로 올라갔다. 가운데 도로표시가 끝나는 곳이 어영마을
구포역에서 우리들을 기다리는...
밤에 본 펜션입구이다.
복실이...맨 먼저 이 녀석이 우리들을 맞았다. 가끔 짖기는 하지만 순한녀석이었다. 우리는 아침 저녁으로 인사를 나누었다.
별관동이다. 가족끼리 이용하면 좋을 듯...
족구장 옆의 작은 폭포, 물이 맑아서 개구리가 많았다. 오염이 전혀 안되었다는 의미이다.
이곳에서 쉬며 음식을 먹었고...
아름다운 폭포의 모습
솔숲에 내리는 단비에
나뭇잎 끝자락이 무거워지고
산에서 불어오는 가벼운 바람자락에
나뭇잎에 맺혔던 빗방울이 계곡물에 떨어졌더라.
지난밤 가는시절 아쉬워 노래하던 개구리는 바위틈새 곤히 잠들고
도토리나무 아래서 노곤히 선잠든 산토끼가 귀 쫑곳 세우고 주위살피며
일찍깨어 깨끗함을 뽐내던 피라미와 다슬기가 놀라 풀숲으로 머리를 감춘다.
뭔일인가? 쑥밭에 숨어있던 금낭화는 궁금증에 연분홍 꽃잎을 내밀고
손님 오는소리에 반가이 짖는 복실이가 계곡의 적막을 깨운다.
세파의 찌든 때를 벗어 던져도 마다않는 산과 숲이거늘
이 속에서 평생동안 삺고픈 욕망이 일어나고
정녕 그 옛날의 추억을 되살려내려는
고향같은 정겨운 산촌의 펜션
행여나 내 자리 없을라
어영가야지 어영
'솔숲에 내리는 단비'로...
휴식처 겸..뒤에 야외용 취사시설이 있었다. 옆에 있는 평상에선 고스톱을 치기도 하였고...
밤에도 조명시설이 좋아 한잔 걸치고 족구를 하기도 하였고...그런데...
밤에본 별관동이다.
식당 옆 야외 취사시설, 여기에서 삼겹살과 장어구이를 구워먹었다. 그 기분이란...
뒤편 계곡엔 항상 맑은 물이 흐르고 특히 여름철엔 어린이들이 놀기좋은 곳이었다. 물이 깊지 않아 지들끼리 풀어 놓으면...
주변엔 쑥이 많아 부지런한 아짐씨들은 간밤엔 잠도 못잤음에도 아침일찍 설쳐댔었고...
계곡물이 맑아 피라미와 다슬기도 많이 자라고 있었다.
펜션 안에도 많은 과일나무와 식물들을 심어 두었다.
주변엔 다른 곳에선 귀한 금낭화가 유달리 많았다.
침실의 모습이다. 넓고 탁 트인 곳으로 뒤편엔 시원한 계곡물이 흐르고 있다.
펜션으로 오면서 찍은 사진이다.
계곡을 내려다 보며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먹거리 준비 중이다.
말 안해도 마냥 즐겁기만 하고...
어찌 그냥 넘어가나 하였더니 드디어 심심풀이 놀이도 시작되고
드디어 먹자판이 벌어졌다. 동동주에 야채무침, 도토리묵에 다슬기 무침까지...
전도 있었구나. 이건 먹다 남은 건가?
회장님의 건배제의에 따라 축배를 들었다. '우리들의 인생과 건강을 위하여'
방안에는 화투놀이와 재미있는 이야기 꽃을 피웠고, 여기에선 또 다른 문화가...
아침 식사시간이다. 아침은 속풀이겸 간단하게 추어탕으로
실컷 산길을 올라오니 암자를 올라가는 포장도로가 있었다. 그래도 뭐가 그리 즐거운지...
땀흘려 정상에 올랐다. 다들 기본 체력이 있고하니..모두 모여 여길 보세요.
누가 이런걸...하여간 감사히 먹겠습니다. 도토리묵과 쑥떡 그리고 새큼한 김치...
삼겹살과 장어구이, 친구들을 먹이느라고 눈물도 참아가며...복 받으실 거네요.
인생은 언젠가는 떠나야 하는 여정이다. 그러나 그때까지 우리는 우정을 변치 말자고 하였다.
밤에는 오랫만에 들어보는 개구리 소리, 아침엔 여러 종류의 새소리가 우리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주인내외의 친절한 서비스와 계곡의 시원한 물소리가 들리는 넓고 깨끗한 실내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주인내외와는 마치 우리와 한 가족, 친구인듯 편하게 지냈고, 거리도 멀지 않고 주변 환경도 좋아 가족단위, 각종 모임에서 단체로 오면 매우 좋을 것 같았다.
반찬들은 펜션 주인네들이 텃밭에다 심은 것들로 신선하였고, 주인 아주머니의 음식솜씨가 좋아 맛이 있었다. 특히 도토리묵은 주변 산에서 직접 주은 도토리며, 다슬기 무침은 정말 일품이었고 집에서 만든 것이어서 다른 곳에서 사 먹는 것과는 맛의 차이가 났었다.
아침밥을 먹고 금오산을 올랐다. 금오산은 세시간 정도이면 오를 수 있었고, 산을 가며 '범죄없는 마을' 주변에선 우리들이 어릴 적 자라며 보았던 농촌을 볼 수 있어 향수에 젖었고, 언젠가 가족들과 다시 와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산을 다녀와서 야외 취사장에서 삼겹살과 장어구이로 동동주를 먹었다. 정말 맛있고 정취있는 시간들 이었다. 비록 이틀간이었지만 정이 든 주인 내외분과 아쉬운 작별을 하였고, 차를 뒤돌려 나오며 복실이에게 손흔들며 바라다 보니 끝자락엔 '솔숲에 내리는 단비'가 우리에게 인사를 하며 서 있었다.
첫댓글 담에도 꼭한번 찾아가고 시퍼네요...................
이렇게좋은데자주자주가자구나(영식)
분위기가 좋은 곳이네요. 한번 가보고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