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십년 허공 꽃, 본가로 돌아가다.
고불총림 백양사 방장 수산당 지종대종사 영결식 엄수
불기2556(2012)년 3월 11일 오전 10시 고불총림 백양사에서 지난 3월 7일 입적하신 수산당 지종대종사의 영결식이 조계종 원로회의장으로 엄수되었습니다. 총무원장 자승스님과 원로회의 부의장 밀운 대종사, 고산 대종사, 원명대종사, 명선 대종사, 혜승대종사, 법흥대종사, 월파대종사, 월탄대종사, 암도대종사, 활안대종사, 동춘대종사 등 원로의원 스님들과 중앙종회의장 보선스님 등 사부대중 1천여명은 새봄을 시샘하는 눈발과 강한 바람 속에서도 수산 지종대종사의 유지를 기리며 영결식에 함께했습니다.
종정예하이신 도림법전대종사께서는 원로의원 혜승 대종사가 대독한 법어를 통해 “이 산문山門에 들어와 평생을 반선반농半禪半農의 가풍속에 천안千眼을 돈개頓開하고 불조대기佛祖大機를 한 손에 휘어잡으니 지혜智慧의 산山은 하늘 높이 솟았고 돈오뇌성頓悟雷聲은 천지를 진동케 하였습니다.”며 고불총림 방장으로서의 면모를 추억했습니다.
원로의장 종산스님은 영결사를 통해 “큰스님께서는 일상이 항상 수행이 되어야 한다고 강설하셨습니다. 중노릇 잘하려면 조석예불 꼭 참석하고 하루 세끼 공양 빠지지 않으면 절반은 이룬 것이니 일상에서 망상을 부리지 않고 화두를 챙기면 그것이 바로 ‘성공’이라고 이르셨습니다. ” 며 큰스님의 가르침이 세연으로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추모했습니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추도사에서 “불교의 역할을 중생과 사회에 환원하여 꽃피우고자 하신 것은, 수행만으로 부족할지 모를 현시대의 불법홍포를 앞장서 일깨우기에 충분하였습니다. 불모의 지역에 일군 지대한 공업은 불조의 은혜를 갚고 시은을 저버리지 않는 것으로 후학들은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며 스님의 가르침에 따라 종단 사부대중이 함께 정진해 나갈 것을 다짐했습니다.
중앙종회의장 보선스님은 조사를 통해 “따뜻한 차를 내어주시며 너에게 모든 것을 주시겠다는 약속을 기억하십니까?”라며 스님과의 법연을 추억했습니다. 전라남도 박준영 지사 역시 조사를 통해 “큰 스님의 입적을 온 도민과 함께 애도하면서 스님의 극락왕생을 기원합니다.”며 “이제, 욕심이 없고 흐트러짐 없는 고결한 수행자의 모습을 다시는 뵙지는 못하겠지만, 스님께서 남기신 발자취는 우리 곁에 영원히 남아있을 것입니다.”고 추모했습니다.
이날 영결식은 명종 / 개식 / 삼귀의 / 영결법요 / 행장소개(원로의원 암도스님) / 추모입정-육성법문 / 영결사(원로의장 종산스님) / 법어 (종정예하 법전스님) / 추도사(총무원장 자승스님) / 조사(중앙종회의장 보선스님, 지용현 광주전남 신도회장, 박준영 전라남도지사) / 헌화 / 인사말씀(문도대표) / 사홍서원으로 이어졌습니다.
영결식후 사부대중은 200여개의 만장을 앞세우고 백양사 연화대로 스님의 법구를 함께 이운했습니다. 또한 백양사 전통식으로 마련된 연화대에서 오전 11시 거화해 스님의 육신을 허공으로 놓아드렸습니다. 수산당 지종대종사의 49재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초재 3월 13일 백양사, 2재 3월 20일 영광 불갑사, 3재 3월 27일 해남 미황사, 4재 4월 3일 제주 법천사, 5재 4월 10일 서울 백운암 상도선원, 6재 4월 17일 영광 불갑사, 7재 4월 24일 백양사에서 오전 10시에 진행됩니다.
九十年生是空花
今日離幻歸本家
落花翩翩鵲鳴中
呵呵一?空劫外
구십년 삶이 이 허공꽃과 같은지라,
오늘 환을 여의고 본가로 돌아가노라.
꽃잎 떨어져 흩날리며 까치 소리하는 가운데,
하하 웃고 한번 뒤집으니 공겁 밖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