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유법
어떤 사물이나 대상이 갖고 있는 속성을 빌어서 말하는 수사법으로 은유와 같은 비유법이다. 그러나 뜻은 조금 다르다. 환유한 사용한 단어의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 뜻으로 전용하여 사용합니다.
“오늘 오후 청와대에서 중욧한 발표를 하였습니다.”
청와대는 대통령이 살고 있느 집입니다. 청와대라고 하면 대통령이 연상될 만큼 밀접한 연관성이 있습니다.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정치와 행정을 책임지는 사람입니다. 우리 정부를 대표합니다. 보기의 말은 오늘 오후에 우리나라 국정에 관하여 중대한 발표를 하였다는 뜻입니다.
예문에서 보듯이 환유법은 인간이 살아가면서 구체적으로 경험한 사실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환유법은 일상의 경험과 아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청와대와 대통령은 속성에서 유사성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청와대에 대통령이 살고 있다는 인접성 내지 관련성은 있습니다. 이것을 찾아내는 방법은 연상 작용에 의합니다. 요약하명 은유법은 유사성과 유추라는 심리작용이 관여하고, 환유법은 인접성과 연상이 작용합니다.
오늘의 언어 이론에서도 은유보다는 환유를 더 많이 활용한다고 합니다. 은유가 추상적인 방법에 의존한다면 환유는 좀 더 구체적인 인간의 경험에 뿌리를 두고 있으므로 일상생활과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인접성, 즉 가까이 있다는 것은 공간의 뜻이 강합니다. 백악관이라고 하면 건물의 전체를 흰색으로 도색하였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지만 공간적으로는 미국 대통령이 거처하는 곳입니다. 따라서 백악관이라고 하면 속성상으로 미국 대통령과 관련이 됩니다. 공간적인 거리가 가깝기 때문입니다.
워싱턴이라는 지명도 환유의 방법으로는 미국 정치 내지 미국 정부를 가르칩니다. 헐리우드는 미국의 영화를, 월스트리트는 금융을 가르칩니다. 환유의 방법을 활용한 단어의 뜻입니다.
“그래도 구겨진 세종대왕 몇 장을 주머니 깊숙이 간수하고 서둘러 집에 들어갔다.”
-이충이의 <종일>에서-
여기서 표현한 세종대왕은 한글을 창제하신 성왕을 지칭하는 것이 아닙니다. 세종대왕이 인쇄되어 있는 만 원짜리 지폐를 말합니다. 종이돈을 사용하기 전에는 금속의 동전을 사용하였습니다. 금속을 가르키는 ‘쇠’가 돈을 가르키는 환유법이었습니다. ‘쇠푼이 있다.’나 ‘쇳가루가 있다.’ 라는 말도 돈을 가르키는 환유법입니다.
인접성이라고 하면 공간을 생각하기 쉽지만 시간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4월’이라고 하면 일년 열 두 달 중에 네 번 째 달을 말하기 보다는 ‘4. 19 혁명’을 말하는 수가 많습니다. 다시 민주혁명이나 민중혁명의 의미로 발전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시간의 인접성입니다.
“나는 해운대의 하루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
여기서 말하는 단순히 시간으로서 하루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화자가 해운대에서 경험하였던 특정의 날로서 하루를 말합니다. 경험이 서사적인 내용으로서 화자의 머리에 기억되어 있는 하루입니다. 이때의 하루도 시간의 인접성입니다.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날의 밤을 잊지 못하리
-박인환의 <세월이 가면>에서-
유리창 밖에 가로등이 비치는 골묙의 정경을 서술한 것이 아닙니다. ‘그날의 밤’이라는 시간의 인접성은 그날의 밤과 가로등으로 연상의 날개를 펼치게 하여 감성의 세계로 이끌고 갑니다.
위에서 보기를 든 몇 가지 이외에도 헤아릴 수없이 많은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라고 하면 한 사람의 일생을 환유하는 것입니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라고 하면 펜가 칼이라는 도구를 사용하는 사람을 환유합니다. 더 나아가서 그 도구를 사용하는 사람의 직업을 지칭하거나 작업을 말하기도 합니다.
환유법도 은유법과 마찬가지로 명사뿐 아니고 형용사, 부사, 동사 등의 모든 품사에 걸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