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승원 에세이】
자랑스러운 경우(警友)가 보내준 ‘북 콘서트’ 초청장
― ‘인송문학촌’ 특별 기획으로 펴낸 『제복 입은 사람들』 작품 참여 소감
♧ ♧ ♧
【윤승원 에세이】
자랑스러운 경우(警友)가 보내준 ‘북 콘서트’ 초청장
― ‘인송문학촌’ 특별기획으로 펴낸 『제복 입은 사람들』 작품 참여 소감
윤승원 수필문학인, 전 대전수필문학회장, 경우회 홍보지도위원
산행 중에 뜻하지 않은 반가운 문자를 받았다. 평소 자랑스럽게 생각해 온 경찰 출신 저명 작가다.
◆ 경찰 출신 소설가이자 시나리오 작가의 반가운 문자 메시지
▲ 박병두 작가(사진출처 = 인송문학촌 토문재 홈페이지)
“안녕하세요? 인송문학촌 토문재(仁松文學村 吐文齋) 촌장 박병두입니다.
▲ 박병두 작가가 설립한 문인들의 창작 공간(사진출처 = 인송문학촌 토문재 홈페이지)
30여 년 공직에 머물다가 고향 해남으로 귀향해 신축 한옥을 짓고, 작가들의 레지던스 공간을 운영하며 살고 있습니다.
《경찰문학》을 읽다가 생각이 일어났습니다.
▲ 경찰문학회에서 매년 펴내는 《한국경찰문학》
(출판 준비 중인) 『제복 입은 사람들』 원고를 묶다가 (경찰문학 윤승원 수필을) 같이 재수록해서 다뤄도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연락드렸습니다.
남도 길 되시면 저의 문학촌에 한 번 찾아주시길요. 가슴이 담긴 차 한잔 대접하겠습니다.
수록작품에 스냅사진과 약력 5줄 이내 보내주시면 같이 수록해 보겠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한번 연락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2023.10.15. 해남에서 박병두”
|
박병두 작가는 낯익은 이름이다. 경찰문인회에서 매년 발간하는 《경찰문학》 지와 각종 언론 보도를 통하여 작가의 왕성한 작품 활동을 잘 알고 있다.
평소 잘 아는 작가지만 직접 문자 소통은 처음이어서 반가움이 컸다. 곧장 답장했다.
“부끄러운 졸고를 따뜻한 눈길로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저도 제복 경찰 시절에 쓴 글이 참 많습니다. 지금 산행 중인데 집에 가서 보내 드릴 원고 살펴보겠습니다. 박 선생님 고맙습니다.
2023. 10.15. 대전에서 윤승원 드림”
|
◆ 그 어떤 ‘출판 기념회’ 의 목적과는 의미가 전혀 달라
이메일로 원고를 발송하고 나서 불과 두 달도 채 안 된 시점이다. 반가운 초청장을 받았다. 『제복 입은 사람들』 출판 기념 ‘북 콘서트’ 초대장을 문자 메시지로 받았다.
흔히 보아온 개인적인 초청장이 아니었다.
우선 ‘행사의 성격’이다.
요즘 ‘출판 기념회’라고 하면 순수하게 보지 않은 일각의 시선도 있다. 합법적인 기부 방법의 ‘정치인 출판 기념회’ 때문일까.
내가 이번에 초대받은 ‘출판 기념회’는 돈을 모으기 위한 수단이거나 어떤 한 개인의 명예를 높이기 위한 ‘북 콘서트’가 아니었다.
박병두 작가가 보내준 ‘초대의 말씀’은 정중했다.
작가의 문학적 향기가 은은히 풍기는 품격 있는 언어가 담겼다. 깍듯하고 자상했다. 순수한 마음으로 상대를 세심하게 배려하는 <초대 문구>가 가슴을 따뜻하게 했다.
“선배님 한 해가 저물어 가는 시간이 빠르네요.
《땅끝, 제복 입은 사람들》에 선배님의 원고를 싣고 보니, 한결 책이 빛이 납니다. 감사드립니다.
출판기념 행사에 꼭 초대하고 싶습니다. 12월 9일(토) 오후 4시 인송문학촌 토문재 개관식 일환입니다. <토문재 북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모처럼 창작공간 환경도 보시고, 유라시아 대륙 땅끝의 바람도 마시고, 작가들과 ‘노비 생활’을 하는 소생에게 응원과 격려로 참석하셔서 정겨운 시간 함께 하시면 더 없는 큰 기쁨이겠습니다.
먼 길이라 숙박을 준비해 두었습니다.
참석이 가능하시면 사전에 연락 꼭 주시길 바랍니다. 편안한 밤 보내세요.
2023.12.2. 토문재에서 박병두 올림”
|
▲ <초청장>과 함께 보내온 자상한 안내 문자
◆ 한밤중 신속하게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이런 초대 문자를 받은 시간이 밤 9시경. 초 저녁잠이 유난히 많은 나는 깜박 잠이 들었다가 스마트폰 문자 알림에 눈을 떴다.
일선 치안 현장에서 긴장하면서 발로 뛰어온 습성이 아직도 여전하다. 오랜 세월 몸에 밴 체질과 습성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무슨 내용이든 상대와의 소통은 일단 신속한 편이다. 문자 메시지도 그렇다. 문자를 받으면 곧바로 답을 해야 직성이 풀린다.
“따뜻하고 정중하고 자상하신 초대 말씀에 감동합니다. 모처럼 반갑고 기쁜 초청인데 그날 행사가 여럿 겹칩니다.
제 백사(除百事)하고 뜻있는 먼 여행하고 싶으나 사정이 여의치 못합니다. 참석하지 못해도 용서하시길 바랍니다.
책은 우편으로 받아봤으면 합니다. 고맙고 죄송합니다.
2023. 12. 2. 밤 대전에서 윤승원 드림”
|
사실 이런 문자는 다소 성급했다. 하룻밤 자고 나서 신중하게 보내도 좋은 답장이었다.
하지만 멀리 ‘해남의 작가’는 거리가 멀뿐, 답글은 번개보다 빨랐다. 역시 나처럼 체질화한 ‘폴리스 맨’ 경력의 ‘신속성 기질’이라고 생각한다.
“혼자 바다에서 있다 보니, 시간이 좀 늦을 듯합니다만, 틈나는 대로 챙겨보겠습니다.
책을 들고 우체국 다셔온 지가 30년이 되었네요. 경찰 가족들이 오면 부탁드리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2023. 12. 2. 해남에서 박병두”
|
◆ 박병두 작가에게 고마우면서도 미안한 마음
이미 나의 답장에서도 밝혔듯이 ‘고마우면서도 미안’했다.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 소심한 성격 탓일까.
상대의 기대에 어긋나거나 흡족하게 해드리지 못하면 잠을 이루지 못한다. 그렇다고 넉넉한 인품의 작가는 서운한 기색을 보이진 않았다.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옛 직장 선배에 대한 정중한 배려와 예(禮)가 반듯한 박병두 작가.
문학 작품을 통해 작가의 평소 점잖은 풍모와 따뜻한 인품을 잘 아는 나는 미안했다. 참석하지 못하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무슨 변명이라도 좀 더 진지하게 풀어놓아야 할 것 같아서 별도의 소감을 이렇게 고백하듯 쓴다.
사실 연말이라서 여기저기 예정된 행사 모임도 많다. 답장에서 밝히지 못한 나름의 ‘속 사정’도 있다.
가까운 거리도 아니고 ‘해남 땅끝’ 마을이다. 장거리 교통편도 마땅치 않다. 열차도 그곳까지 연결되는 것이 없다. 승용차는 더구나 직장 다니는 아들에게 준 지 오래다.
운동신경과 순발력 역시 예전만 못한 ‘칠십 대 노인’들은 승용차를 버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하지만 이처럼 주요 행사나 애경사로 장거리 출타할 필요가 있을 때는 남모르는 애로를 겪는다.
또 하나 이유는 요통이다. 승용차든, 대중교통이든 차를 타고 장거리 다녀오면 허리 병이 도진다. 그래서 ‘몸 건강할 때 부지런히 여행하라’라는 말이 어느덧 내게도 해당하는 경구(警句)가 됐다.
안타까운 일이다. 보내주신 초청장이 한없이 고마우면서도 선뜻 긍정적인 답을 드리지 못해 죄송하기 그지없었다. 그렇다면 내 글이 실린 책은 언제 받아 볼지 모른다.
▲ ‘인송문학촌 토문재’에서 특별 기획으로 발간한 『땅끝, 제복 입은 사람들』
◆ 필자의 수록작품 『K 순경의 ‘찹쌀떡 사건’』은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성격의 숨겨진 내용
이 책에 수록된 나의 졸고 수필 제목은 『K 순경의 ‘찹쌀떡 사건’』이다. <경찰관 시절의 회고담 ‘섬김과 충성’ 論>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사람들은 흔히 ‘숨겨둔 은밀한 사연’을 말할 때 <이제는 말할 수 있다>라는 표현을 쓴다. 나의 글에도 그런 내용을 담았다.
‘웃기지만 슬픈 이야기’. ‘흥미롭지만, 가슴 아픈 추억’을 담고 있다.
소설가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박병두 작가가 특별히 “선배님, 좋은 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라고 호평하면서 귀한 책에 수록한 것을 보면 <이제는 말할 수 있다>가 모두 용서(?)될 것으로 믿는다.
▲ 필자의 수필 원고 일부
이 글이 처음 실렸던 《경찰문학》 지도 전 현직 경찰관과 가족들의 영역을 넘어 일반 독자까지 광범위한 독자층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저명 문인 박병두 작가가 폭넓은 문단 인맥을 바탕으로 왕성한 작품 활동 무대로 만들어놓은 창작 공간이 《토문재 문학》이다.
경찰 문인들과도 상호 작품 교류가 이루어진다면 더 큰 문학적 성과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마도 박병두 작가는 이런 점에서 더 폭넓은 독자층을 염두에 두고 《토문재 문학》에 다양한 작가의 의미 있는 작품을 수록한 것이 아닌가 짐작됐다.
더구나 이 책의 제목이 『땅끝, 제복 입은 사람들』 아닌가.
군인, 경찰, 소방관, 교도관 등 제복 공직자를 집필 대상으로 한다. 또 그 가족들은 얼마나 많은가. 그야말로 광범위한 독자층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 책은 어느 한 특정 영역의 공직자만의 관심일 수 없다.
어쩌면 국정 최고 책임자에게도 책의 성격과 주요 내용이 보고될지 모른다. 관련 부처 장관에게도 정보가 들어가지 않을까?
오랜 세월 정보부서에서 종사한 나의 경험으로 보면 ‘감’이 잡힌다.
‘정보 가치’ 판단에 노련한 일선 정보관이라면 벌써 국정 정책자료 ‘정보 수첩’에 기록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니 이 책에 작품으로 참여한 필자의 한 사람으로서 <편집 · 발행인>인 박병두 작가에게 어찌 고맙지 않겠는가.
◆ 다양한 제복인(制服人)의 ‘삶의 애환’을 담은 ‘특별한 책’
필자가 입수한 ‘신간 정보’에 따르면 이 책에는 다양한 ‘제복인(制服人)’의 특별한 체험담이 수록됐다.
▲ 군부대에 근무하는 김성우 병장의 기록문 수필을 비롯하여
▲ 양재훈 소방관의 글도 수록됐다. 소방관은 그의 생활 기록문에서 사람을 살리는 사람들, 부르면 달려가는 소방관들의 바쁜 일상 등을 기록했다.
▲ 해양경찰 윤명수 경감은 ‘만남과 헤어짐! 그 자리에 내가 있다’라는 기록문에서 경비함정에 관한 정비를 하면서 얻은 이별과 만남을 서정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 또 어느 전직 경찰의 추억과 삶의 애환을 담은 ‘형사’라는 시도 수록했다.
원고 청탁 단계에서부터 필자에 대한 따뜻한 배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박병두 작가에게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다 같은 경우(警友)로서 ‘선배님’이라는 호칭을 깍듯이 붙여주면서, 뜨거운 동지애와 문학인의 멋과 향기를 듬뿍 담은 감동적인 ‘초청의 말씀’도 잊지 못할 것 같다. ■
2023. 12. 04.
윤승원 소감 記
♧ ♧ ♧
첫댓글 ♧ 네이버 ‘청촌수필 블로그’에서
◆ 노래하는 블루빌(네이버 블로그 독자) 2023.12.4. 20:17
警友가 보내신 초청에 가지 못하시는 마음이
‘새악시 볼에 부끄럼같이’란 김영란 님의 ‘시’가
생각나며 피식 웃어봅니다.
저도 장거리 운전을 못하여 애로사항이 많습니다
초청장 보내신 분도 이해하고도 남으실 겁니다
제복 입으신 분들이 작가들(pro)이 많군요.~^^
▲ 답글 / 윤승원(필자) 2023.12.4. 21:20
엊그제 저의 글에도 힘이 되는 격려의 말씀 주셨는데,
제가 존경하는 원로 학자님께서 참으로 반가워하시는
답글을 달아 주셨어요.
<노래하는블루빌> 선생님은 문장이 참 따뜻해요.
훌륭한 인품이 댓글에서 묻어나요.
엊그제 댓글에서 친정 아버님을 극진히 모시는 효심에
크게 감동했습니다.
오늘도 귀한 댓글로 따뜻한 인정 베풀어 주심에
깊은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