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토모상사 연구(8053.T)
버핏이 투자한 일본의 5대 상사 중 하나다. 최근 엘리엇이 투자한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시가총액이 5조 2,593억 엔에 달한다. 원화로 환산하면 40조 원대 중반이다. 5대 상사 중 작은 편에 속하는데도 그렇다. 나는 애초 상사가 과거 재화의 지역 간 가격 차이를 이용한 아비트리지를 주된 사업으로 하였으나, 오늘날엔 점차 정보의 격차가 해소되고, 재화의 생산자와 소비자 간 직접 교류할 수 있는 통로가 많아지면서 쇠퇴하는 사업 정도로 이해하고 있었다. 실제로도 우리나라의 삼성물산 상사 부분, 포스코인터내셔널, LX인터내셔널, 현대코퍼레이션 등 상사 기업의 시가총액은 일본의 상사 기업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다.
스미토모상사의 사업 중 우리나라에 가장 유명한 건 마다가스카르의 암바토비 니켈 광산이다. 스미토모상사가 과반의 지분을 가지고 있고, 광해광업공단 등 우리나라 기업 연합이 45.8%를 보유하고 있다.
엘리엇이 투자했다는 보도로 최근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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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토모상사는 과거에도 비교적 주주친화적인 정책을 시행하고 있었는데, 어제 더 진일보한 주주정책의 발표가 있었다. 이 발표가 엘리엇의 투자와 관련이 있는지 없는지는 알 수 없다.
https://www.sumitomocorp.com/.../20240502Presentation...
어쨌든 이 발표에 의하면, 스미토모상사는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flexible and agile하게 할 것이고, 주주환원율의 규모는 적어도 40% 이상이 되도록 할 것이라 한다. 2024회계연도의 배당은 주당 130엔, 자사주 매입 규모는 500억 엔이다.
과거 주주환원 정책은, 배당을 자본총계의 3.5~4.5% 사이로 지급하고, 여기에 더해 이익이 많으면 추가로 자사주를 매입하는 식이었다면, 앞으로는 ‘누진 배당’이라고 하여 배당을 늘리거나 적어도 줄이지 않는 식으로 운용하겠다고 한다. 배당의 예측 가능성, 안정성이 더욱 높아지는 셈이다. 특히, 이런 개념에는 주주환원을 시혜적인 차원의 것이 아니라 경영자의 주주에 대한 약속이자 의무로 생각하는 가치관 변화가 포함되어 있다. 이익에 연동해서 배당을 늘리기만 할 뿐, 줄이지는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 12% 이상의 ROE를 유지하겠다고 약속하는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이 정도 되는 규모의 기업이 높은 ROE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본을 상당히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현재 PBR이 1.24배인데, 정말로 ROE가 12% 이상 나오고, 40% 이상의 주주환원이 계속된다면 지금도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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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로 종료되는 2023회계연도의 실적은 예상보다 좋지 않았는데, 암바토비 광산의 공장 고장으로 장부가액의 거의 전부인 890억 엔을 손상차손으로 처리했기 때문이다. 아예 사업 철수도 검토한다고 하는데, 이 사업에서 손해가 컸고 사업 철수까지 고려한다는 이야기는 45.8%의 지분을 가진 우리나라 측의 손해도 막심했다는 이야기이기에 아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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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과 엘리엇도 돈을 벌겠지만, 기업의 변화로 가장 큰 이익을 보는 것은 역시 일본 국민이다.
일단 주주환원을 하면 스미토모상사는 12% 이상의 ROE를 올릴 정도로 자본을 가볍고 효율적으로 만들기에 좋다. 12% 이상의 ROE가 지속적으로 유지되면 장기적으로 상당한 성장이 나온다. 심지어 현재 일본은 5대 상사가 경쟁적으로 ROE를 높이면서 스미토모상사의 ROE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하는 좀 황당한 상황이다.
또, 주주환원을 통해 주주에게 흘러간 자본은 돌고 돌아 더 효율적인 곳을 찾아갈 것이기에 일본 사회 전체도 좋다. 원래 ROE는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흘러야 한다. 비효율적인 곳에서 효율적인 곳으로 흘러가야 사회 전체의 효율성, 생산성이 높아진다.
효율적이고 생산성 높은 사업을 하는 기업은 주가가 오를 것이기에 기업에 투자한 모든 사람의 부도 증가한다. 이 과정에서 버핏과 엘리엇의 부도 증가하겠지만 일본 기업이기에 일본인들이 가장 많이 투자했을 것이다. 그중에는 일본의 국민연금도 있을 것이기에 국민연금을 통해 스미토모상사에 투자한 모든 국민의 부가 늘어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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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주주환원을 하지 않으면 위와 같은 효과가 다 반대로 되기에 좋지 않다. 주주환원을 하지 않아 좋을 주체는 지배주주 하나뿐이다. 기업에 유보한 돈을 사익추구에 사용할 수 있고, 주가가 낮아지기에 상속, 증여세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니 사실 지배주주도 장기적으로는 좋지 않다. 낮은 ROE는 지배주주 자신이 가질 미래의 부도 갉아 먹을 것이기에 솔직히 소탐대실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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