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의 변명’은 소크라테스가 멜레토스, 아나토스, 리콘 등에 의해 고소되어, 재판장에서 자신이 고소된 근본적인 이유(최초 고소자들에 대한 반론)와 실제적인 이유(멜레토스에 대한 반론)를 제시하면서 아테네인들의 무지를 깨닫게 해주려 한 소크라테스의 모습을 후대에 플라톤이 기록한 글입니다. 글의 내용은 크게 유죄 판결을 받기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지게 됩니다. 글의 내용 중 인상 깊었던 장면에 대한 분석을 하겠습니다.
우선 유죄 판결이전의 부분입니다. 이때 소크라테스는 평소 토론장처럼 생각하면서 반론을 펴게 됩니다. 이 부분에서는 소크라테스의 철학적 소명에 대한 내용이 제시 됩니다. 그는 철학적 소명이 신탁에 의해 ‘무지의 지’를 깨닫게 된데서 비롯된 것임을 밝히게 됩니다. 그는 델포이 신전에서 ‘소크라테스보다 더 현명한 사람은 없다.’ 라는 신탁을 받게 됩니다. 이 신탁을 듣고 당혹스러워하면서 그것의 진위를 알고자 지혜가 있다고 하는 자들과 대담을 하게 됩니다. 대담들을 통해 그 지혜가 있다고 하는 자들이 좋고 아름다운 것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으면서도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과, 그들의 무지가 대화 과정에 확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깨닫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소크라테스는 적어도 자신은 모르는 것에 대해 최소한 모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들 보다 지혜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신탁의 의미 역시 ‘가장 지혜 있는 자는 자기의 지혜가 보잘 것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자다.’ 였음을 깨닫게 됩니다. 또한 자신의 소명은 ‘무지의 지’를 깨우치게 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고 밝힙니다. 그 소명에 따라 무지가 폭로된 자들은 이를 불쾌하게 여겨 소크라테스를 중상모략하게 되었다고 그로 인해 지금의 위태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주장합니다. 이후 소크라테스의 신탁에 대한 신뢰가 단순히 변명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진정 신탁을 믿고 있었다는 근거가 될만한 내용이 나오게 됩니다.
위와 같이 근본적인 이유를 해명한 후, 실제 고소내용에 대한 반론을 시작합니다. 이때 멜라토스의 주장을 멜라토스의 입으로 모순적이라는 점을 밝히게 됩니다. 멜라토스가 제시한 ‘아테네 청년들을 타락하게 했다’는 점에 대해, 그럼 멜라토스는 누가 아테네 청년들을 훌륭하게 하는 사람이냐고 묻게 됩니다. 멜라토스는 재판관이라고 대답합니다. 소크라테스는 재판관 전체인지 일부인지 묻고, 멜라토스는 전부라고 대답합니다. 다시 소크라테스는 그 범위를 방청인, 국민의회 등으로 확장해가며 결국 멜라토스로부터 소크라테스를 제외한 모든 아테네인들이 청년을 훌륭하게 한다는 말을 이끌어 내고 그 모순을 지적하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착안해야 하는 점이 하나 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옳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멜라토스의 무지를 깨닫게 해주려고 한다는 점입니다. 그의 철학적 소명은 자신이 살아 남는 것이 아니라, 신탁에 따라 ‘무지의 지’를 깨닫도록 해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의 신탁에 대한 신뢰는 재판관에게 따른다기 보다는 신에게 복종하겠다고 하는 대목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후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반론을 마치면서 법률에 따라 재판할 것을 원한다고 하면서 자녀들을 법정에 끌어 들이여 재판관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반적인 관습을 따르지 안겠다고 말하게됩니다. 그런후 판결이 진행되고, 소크라테스는 유죄 281명, 무죄 219명으로 유죄 선고를 받게 됩니다.
소크라테스는 유죄 선고를 받게 된 후에, 자신의 죄(?)값에 대한 형량을 결정하게 됩니다. 원고측이 제시한 형량은 사형이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은 국가에 공을 세운 사람이니 향응을 받겠다고 주장합니다. 이번에도 역시 신탁의 명령을 거역하면서 까지 침묵을 지키면서 조용히 살아가는 것은 거부하겠다고 표명합니다. 그런데 후에 벌금형 수용하겠다는 뜻을 비추게 되는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아쉽지 않나 싶습니다. 이후 소크라테스는 사형선고를 받게 됩니다. 사형선고를 받은 후 유죄를 주장한 사람들에게 경고의 연설을합니다. 또한 무죄를 주장한 사람들에게도 연설을 하게 됩니다. 이때 소크라테스는 처음으로 재판관이라는 칭호를 붙여주면서 연설을 하게 되는데, 자신의 언동에 대해 ‘다이몬’이 말리려 하지 않았다고 하면서, 그로보아 자신에게 좋은 일인것 같다고 그들을 위로합니다. 그러면서 “저는 죽기를 위하여. 여러분은 살기를 위하여. 그러나 우리들 중의 어느 쪽이 더 좋은 곳으로 가는지 신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모릅니다.”라고 하면서 마지막 인사를 하게 됩니다.
소크라테스의 변명(?) 이라기보다, 신탁에 의한 철저한 소크라테스의 철학자적 자세라고 해야 옳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까지 자신에 대한 변명이 아닌, 철학자적 소명에 따라 아테네의 무지를 깨닫게 하려는 노력이 참 멋있게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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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4가 참 쫍다는 걸 느꼈습니다. ㅡㅡ;
신탁에서 깨달음(?)을 얻는 과정과 멜라토스의 모순을 지적하는 장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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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BRAV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