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던 날..
한동안 어색한 사이가 되었던 그대와 나
무척 어색한 그대와 내가 되어
맑은 유리탁자를 앞에 두고 마주앉았다.
이제 끝으로 치닿고 있는것을 느낀다.
무척이나 말이 없던 그대와 나 그대가 먼저 말을 꺼낸다.
아마도 끝이란 이야길 힘들게 꺼내려고 하는것 같았다.
이미 그렇게 되어 버릴것을 알고 있지만
그가 뭐라고 할지 일말의 기대를 가지고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구 있었다.
그러나 그는 역시 그 일말의 기대를
져버리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헤어짐을 말하는 그 앞에
애써 꾸며대는 다른형용사들은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았다
그저 우린 이게 끝이라는것 외엔..
헤어지기에 좋은 날이었다.
영화속처럼 비가 내리고 있었다,
이제보니 그 비는 아마도 가랑비 였을거란 생각이 든다.
그렇다.. 그 비는 가라고 내리는 가랑비였다.
그의 앞에서 일어나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일어선 나는 앞이 캄캄해서 다시 주저앉고 싶었다.
머리에선 아무렇치 않게 걸어야 한다고 하는데
가슴에선 무너지는 다릴 주체할수 없었다.
머리속이 뿌연 먼지속에 있는듯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헤어지잔 말을 들었을때
머릿속이 아득해 지는 기분을 암연 이라고 했던가
그말을 이해할수 있을것 같았다.
그가 지금 내 뒷모습을 바라보구 있을것 같아
어떻게든 그에게서 멀어져야 하는데
그건 머릿속에서 내는 명령뿐이고
내 가슴은 그앞에 주저앉아 울고만 싶었다.
그렇게 해서 그를 아프게 할수 있다면
그렇게 내 마지막 남은 자존심을 다 버리고서라도
그의 눈물을 볼수 있다면 난 그렇게 하고 싶었다
눈물이 나올줄 알았는데 눈물은 쉽게 보이지 않고
그저 목이 메이고 가슴에
대못하나가 와 박히는것 처럼 아프기만 했다.
가랑비에 옷이 슬몃슬몃 젖어들기 시작했다
그 가랑비가 내 몸뚱아릴 다 적실 때까지 걸어보았다.
그러나 우산을 들어줄 그는 오지 않았다.
그렇게 가버린 그를 이제난 기억해야 한다.
나쁜놈이라고... 그렇게 중얼거려야 하는데
머리에선 그렇게 명령을 하지만
가슴에선 그의 이름만 부르며
돌아와달라고 돌아와 달라고
그말만이 머릿속을 가슴속을 가득 메울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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