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해 폐막하며 성경,교리서 공부에 더욱 매진 '신앙의 해'로 지낸 한국 천주교회의 2013년 한 해는 새로운 복음화를 위한 신자들 신앙의 기초를 다지고 성장하고 활성화해 나간 뜻깊은 해였다. 신자들은 성경 쓰기와 읽기를 통해 그리스도와 새롭게 만났고, 교구장과 사제, 사제와 평신도는 인격적 만남과 대화를 통해 소통하고,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과 가톨릭교회 교리서를 공부를 통해 내적 성장을 다진 해였다. 2013년 한국천주교회 교회사목 부문을 결산한다.
리길재 기자 teotokos@pbc.co.kr
| ▲ 한국 주교단이 9월 순교자성월을 맞아 서울대교구가 조성한 성지순례길을 걸으며 염수정 대주교에게 설명을 듣고 있다. |
| ▲ 수원교구는 교구 설정 50주년을 맞아 한해 동안 다양한 신앙쇄신운동을 펼쳤다. 사진은 수원교구 설정 50주년 신앙대회 때 평신도들이 순회 십자가를 지고 입장하고 있다. |
| ▲ 한국교회는 올 한해도 생명지킴이와 가정 복음화 운동에 헌신해 왔다. 사진은 강우일 주교가 미사에 참례한 아기들에게 안수하고 있다. 평화신문 자료사진 |
▨신앙의 해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선포한 '신앙의 해'가 11월 24일 그리스도왕 대축일에 폐막했다. 한국천주교회는 신앙의 해 동안 신자들에게 신앙의 본질과 내용에 대해 올바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흐트러진 신앙의 틀을 새롭게 세우는 데 매진했다. 교구와 본당별로 성경과 가톨릭교회 교리서, 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헌 교육을 단체와 계층별로 시행했고, 성경 암송ㆍ교리경시대회, 신앙실천운동 등을 통해 신앙을 생활화하려는 노력을 보였다. ▨ 순교신심 함양
한국교회가 지속해온 '하느님의 종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건이 올해 교황청 시성성의 신학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제 시성성 추기경 회의를 거쳐 프란치스코 교황의 최종판결만 남게 돼 내년 하반기나 후년께 시복식이 거행될 전망이다. 주교회의는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와 '홍용호 프란치스코 보르지아 주교와 동료 80위'의 시복도 공식 추진하기로 했다.
교구별 순교자 현양운동도 활기를 띠었다. 서울대교구가 조성해 한국 주교단과 교구 사제단이 걸은 '성지순례길 3코스'는 신자들 사이에 걷고 싶은 도보순례길로 사랑받고 있다. 좌ㆍ우 포도청 순교지를 재조명했고, 서소문 순교성지를 역사문화공원으로 조성하려는 사업이 정부 예산 편성만 남겨놓고 있을 만큼 결실을 보였다. 인천교구는 이승훈 묘역을 역사문화공원으로 꾸미기로 했고, 대전교구는 하부내포 '서짓골 성지'를, 군종교구는 '왜고개 성지'를, 제주교구는 걷기와 순교 신심을 접목한 서귀포 하논성당 순례길을 새로 조성했다. 또 안동교구는 교구 내 성지순례지 16곳을 소개하는 책자를 발간했고, 대전 갈매못 성지는 지방문화재로 지정됐다. 아울러 올해 전국 111곳 성지를 순례한 완주자가 160명을 돌파했다. ▨교구별 활동
2013년 한국 천주교회는 벽두부터 마산교구에서 '사제 인사이동 시 환송과 환영에 관한 지침'을 내놓아 신선한 충격을 주는 등 모든 계층과 소통하고 낮은 자리로 임하려는 노력을 실천한 한 해였다. 또 새로운 복음화를 위한 교구 조직 재정비에 힘을 쏟은 한 해였다.
서울대교구는 처음으로 사제단 전체모임을 열어 교구장과 사제간의 인격적 만남을 통해 소통을 물꼬를 텄고, 사목 정보도 공유했다. 또 교구장 대리제와 지구장의 권한을 강화하고 성직자 전담기구 설치를 모색하는 교구조직 정비사업에 착수했고, 본당관할구역 「편람」을 발행했다.
청주교구는 '초대교회 만나기'프로그램을 시행, 사도행전 2장 42-47에 나오는 첫 신자공동체 생활을 모델로 각 본당 소공동체들이 실제 나눔을 통해 초대모습을 체험했다. 광주대교구는 9개에서 14개 지구 체계로 개편했고, 인천교구는 노인사목을 강화하기 위해 노인사목부를 신설했다.
교구 설정 50주년을 맞아 신앙대회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한 수원교구는 대리구제도 개정 지침을 시행하는 등 교회운영과 관리는 평신도에게 맡기고 사제는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는 일에만 집중하는 찾아가는 사목을 펼치고 있다.
의정부교구는 교구 주력 사목 방향을 잡기 위해 주일 미사에 참례하는 신자들을 대상으로 '신자들의 신앙의식과 신앙생활'을 조사했고, 교구 숙원사업 중 하나인 참회와 속죄의 성당을 봉헌했다.
한편, 주교회의는 사제평생교육기관인 엠마오연수원을 제주도 이시돌 목장에 기공했고, 대구대교구도 100주년 기념 범어주교좌성당을 올해 착공했다.
또, 보편교회와 연계해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교황과 함께하는 성체조배를 교구와 본당별로 거행했다. ▨생명운동
낙태를 허용한 모자보건법 제정 40년을 맞아 모자보건법 폐지와 연명 의료 중단으로 안락사 악용 빌미를 제공할 여지가 있는 '임종기 환자 연명의료 결정'에 대한 교회 입장을 제기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 해였다.
한국교회는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와 생명운동본부,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를 중심으로 모자보건법 폐지를 위해 사순절 40일 동안 매일 한 끼 단식, 미사 참례, 묵주기도, 생명기도를 봉헌했고, 특별 세미나를 개최해 모자보건법 폐지의 당위성을 홍보했다. 또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가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을 제도화하려는 움직임과 관련해 '연명 의료 중단'은 절대 안 된다며 생명윤리 차원에서 신중을 기할 것과 안락사를 미화하는 '존엄사' 용어도 사용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서울대교구는 생명수호활동을 본당까지 확산, 본당 생명수호 담당제 제도인 '마리아 요셉'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이에 따라 임산부와 태아 축복미사를 봉헌하고 기도함과 생명부스를 설치한 본당이 117개로 늘었고, 생명분과 위원 590명과 생명교사 90명이 활동하고 있다. 또 '찾아가는 생명교사' 89명을 올해 처음으로 배출해 본당과 단체 모임서 생명교육을 하고 있다.
아울러 생명윤리ㆍ의료ㆍ법조계 전문가로 구성된 '가톨릭생명윤리자문단'을 발족, 생명윤리 현안에 대한 가톨릭교회의 나침반 역할을 하고 있다. 수원교구는 올해 첫 생명수호대회를, 청주교구는 태아보호 및 생명의 소중함을 주제로 제1회 생명 UCC공모전을 개최했다. ▨청소년 사목
미래교회의 주인공인 청소년 사목에 대한 지평을 넓힌 한 해였다. 신앙의 해를 보내면서 가톨릭청년교리서 「유캣」을 통한 청소년ㆍ청년 교리교육이 전 교구에서 활기를 띠었다. 1980년대 이후 명맥이 끊긴 '한국가톨릭대학생회'가 부활했고,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는 '청소년사목지침서(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인천교구 정신철 주교는 청년 신앙상담을 위한 토크 콘서트를 개최해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고, 청주교구는 전환기 청소년 사도직 프로그램 '수호천사 153운동'을 펼치고 있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은 교구장 인준 첫 「청소년 성가집」을 발간했고, 대학동 고시원 밀집지역에 '청소년 인재지원센터'를 개소했다. 이와 함께 서울시와 '자살예방 협약'을 맺어 청소년 자살 방지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교회 청년 300여 명이 제28차 리우세계청년대회에 참가했고, 대전ㆍ청주ㆍ전주교구에서 청년대회를 열어 청년들에게 '주님을 증거하는 복음의 사도'임을 일깨워줬다. ▨ 인물
이형우 아빠스의 사임에 따라 제5대 성베네딕도회 왜관 성마오로 쁠라치도수도원 아빠스로 박현동 신부가 선출됐고, 교황청으로부터 덕원자치수도원구 자치구장 서리로 임명됐다. 또 수원교구 김정원ㆍ윤석원 신부가 몬시뇰로 서임됐고,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가 아시아주교회의연합 사회위원회 주교 위원으로 선임됐다.
또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 페르난도 필로니 추기경과 가톨릭교육성 장관 제논 그로홀레브스키 추기경, 그리스도인일치촉진평의회 의장 쿠르트 코흐 추기경이 방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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