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체계화 절실한 대통령 기록물
정부기록보존소, 수집 본격화, 이승만.윤보선 대통령 유품 속속 입수
2003.08.26 전선주 기자
우리나라 역사의 발자취를 보여주는 역대 대통령기록물과 고문서 등이 속속 수집 공개되고 있다.
행정자치부 정부기록보존소(소장 김한욱)는 지난 8월 중순 이승만 대통령의 단란한 가족사진을 포함해 당시 국내외 활동상을 보여주는 사진과 자료들을 입수했다.
그래픽
처음으로 공개된 정장차림의 이승만 대통령 가족모습을 비롯해 베트남에서 무개차 탄 이승만대통령 내외가 월남에서 군을 사열하는 장면(58년), 유엔 한국재건위원회(UNCRA) 집행관이었던 존비 코울터 장군 부부와 함께 찍은 사진 등 100여점.
특히 살아있는 사람의 동상을 세울 정도로 1950년대 국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떨쳤던 미국인 존비 코울터(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 후문)장군과 함께 찍은 여러 장의 사진에서 이 전대통령이 코울터 장군과 매우 밀접하게 지냈던
당시의 시대상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17일 대전에 있는 정부기록보관소를 찾은 제2대 윤보선 대통령의 장남 윤상구씨는 "국내 기록물이 이렇게 체계적으로 관리되는 줄 정말 몰랐다"면서 "비록 부친의 대통령 재임기간이 짧아 남아 있는 기록은 별로 없지만 현재 보유하고 있는 몇가지 대통령 유품은 최대한 기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만.코올터 내외
특히 기록보존소에서 아버지와 함께 찍은
자신의 11살 때 모습을 찾아 보고 남다른 감회에 젖기도 한 윤씨는 "우선 8㎜ 필름 4캔과 당시 대통령이 쓴 편지 등 유품을 기증키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윤씨는" 그 필름자료는 해독을 못해 정확한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아마 1950년대 당시의 국정을 이해하는
중요한 기록물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정부기록보존소는 올해 역점사업으로 우리나라의 역대 대통령 기록물 및 고기록물
수집·복원·위탁보관 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
역대 대통령 기록물이 대부분 흩어져 관리되고 있는 데다 고기록물 조선총독부시대
기록물 등 소중한 역사기록물들의 훼손 방치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특히 문중이나 문화원·향교 등 민간에 산재돼
보관되고 있는 오래된 기록물에 대한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못하고 있으며, 이들 기록들은 해를 거듭할수록 먼지와 습기에 노출되면서 파손 멸실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런 문제점을 뒤늦게 나마 해소하기 위해 정부기록보존소는 지난 7월 10일경 전국의 향교·서원·문중·문화원 등
기관ㆍ단체 등에 대통령기록물 등 고기록물에 대한 조사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띄웠다.
특히 역대 대통령 기록물 수집에 힘쓰고 있는
보존소는 전직 대통령비서실장·비서관·장차관 등의 거주지 1000여곳을 파악해 이 중 548개의 주소를 확인하는 한편 인터넷을 통해서도 기록물
파악과 수집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 쾌거의 하나로 이승만대통령 비서를 지낸 게일로우씨의 남편 랠프젭슨씨가 영국주재 한국대사관을
통해 관련 사진자료 등 100점을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국정홍보처 해외홍보원 해외과의 노력에 힘입어 정부기록보존소에 안전하게 전달됐던
것.
실제로 현재 정부에서 관리하고 있는 역대 대통령관련 기록물은 보잘 것 없는 수준이다.
<=월남군 사열
지난 50년간 국내에서 10여명의
대통령이 거쳐 갔지만 정작 중요한 순간의 국정수행 기록들은 제대로 남아있지 않다.
지난 97년의 외환위기로 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를
받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포함해 온갖 우여곡절의 현대사를 정확하게 고증하지 못한 이유도 당시 기록이 보관되지 않고 있는 까닭이다.
영구 보존해야 할 문서임에도 불구하고 후대 정쟁의 요소가 될 수 있을 만한 자료나 회의록은 너나할것 없이 자연스럽게 폐기되거나
아예 공개치 않도록 하는 수순을 밟았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부터 윤보선·박정희·최규하·전두환·노태우·김영삼 대통령에 이르는 역대
대통령의 기록물은 총 12만건에 불과하다.
그러나 1999년에 공공기관 기록물관리에 관한 법이 제정된 이후 이관된 김대중 대통령
재임시절 기록물은 15만7580건에 달한다. 이는 역대 대통령 기록물을 모두 합친 것보다 5만건이나 많은 양이다.
이들 역대
대통령기록물 총 28만건은 항온항습기 및 온도조절장치와 공기청정기 등 최첨단 시설이 24시간 가동되는 서고와 정리실에 안전하게 보존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국민의 정부 대통령 기록물도 완벽하게 기록보존소로 이관돼 관리되고 있다는 주장을 펼수 없을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지적이다.
올해 2월24일까지 기록보존소로 넘어오게 돼 있던 수많은 김대중 대통령 기록물의 이관작업 역시 시행착오를 거치며
진행됐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기록보존소는 대통령기록물에 대해 별도의 법률적 보안장치를 마련해 정부차원의 전문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이승만대통령 가족
현재는 국회 증언 및 감정에 관한 법률에
의거, 국회에서 자료제출을 요구할 경우 자료공개에 응함으로써 국익 및 국가안보에 치명적인 해가 되는 경우가 발생될 수 있으며, 완전한 기록이
후대까지 남겨지기 어려운 여건을 제공하는 문제점이 상존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대통령은 임기 종료 전에 정보공개가 제한돼야
할 기록물을 최대 12년까지 지정할 수 있으며, 프랑스는 30년간까지 비공개로 지정할 수 있게 돼 있다. 개인적인 메모 등 사생활을 침해하는
정보에 대해서는 최고 100년 이상까지 비공개 신청이 가능토록 보호되는 규정을 가지고 있다.
이와 관련, 김경남 학예연구사는
"세계문화유산등록을 추진하는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왕이 부스럼으로 등을 북적북적 긁었다는 내용이 기록될 정도로 세계적인 기록성을 자랑했었으나
1900년대 이후 일제침략 및 6·25전쟁 등을 거치면서 기록물관리도 소홀해졌다"면서 "비록 늦은 감은 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기록물
관리체계가 획기적으로 개선됐다"고 말했다.
수집과 하재춘 과장은 "기록물 관리법이 시행되기 전인 김영삼대통령까지의 역대 대통령
자료들에 대한 현황파악과 수집노력을 통해 앞으로 한국의 통합 역대 대통령 DB구축 및 대국민 열람서비스는 물론 정부차원의 역대 대통령기념관
설립의 기초작업을 적극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문서생산에서부터 관리에 이르기까지 체계화된 기록물관리를 통해
기록물관리 후진국이라는 종래의 오명을 말끔히 해소하고 명실상부한 국가기록물 메카로 확고한 자리를 잡아나갈 계획이다.
첫댓글김대중 대통령 기록물이 이승만에서 김영삼(7명)대통령까지 합한 것보다 5만 건이 만다니..역대 대통령들이라고 왜 기록이 없겠습니까..기록물 하나만으로도 국정을 얼마나 투명하게 펼쳤으며 부정과 부패를 얼마나 저질렀는지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박정희 대통령 술자리에 참석했던 연예인 명단이 젤 궁금하군요..^^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궁금한게 문민정부는 왜 독재자들보다도 기록이 적은지.. 뭐 이승만 정권은 그시대 상황을 감안해(전쟁도 터지고 했었으니) 어쩔수 없고 최규하와 윤보선은 임기도 달랑달랑했으니 그렇다 치더라도..(헌법 원문도 6.25때 홀라당 했다죠 아마..) 문민정부 기록이 적은건 왠지 이해가 안가네요.)
첫댓글 김대중 대통령 기록물이 이승만에서 김영삼(7명)대통령까지 합한 것보다 5만 건이 만다니..역대 대통령들이라고 왜 기록이 없겠습니까..기록물 하나만으로도 국정을 얼마나 투명하게 펼쳤으며 부정과 부패를 얼마나 저질렀는지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박정희 대통령 술자리에 참석했던 연예인 명단이 젤 궁금하군요..^^
나두 '종아니님'의 궁금증에 한표...ㅋㅋㅋ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궁금한게 문민정부는 왜 독재자들보다도 기록이 적은지.. 뭐 이승만 정권은 그시대 상황을 감안해(전쟁도 터지고 했었으니) 어쩔수 없고 최규하와 윤보선은 임기도 달랑달랑했으니 그렇다 치더라도..(헌법 원문도 6.25때 홀라당 했다죠 아마..) 문민정부 기록이 적은건 왠지 이해가 안가네요.)
지크프리드님..^^ 문민정부는 군사독재의 마지막 권력이었지요..더구나 외환위기를 불러오는 바람에 경제청문회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불리한 자료들을 김대중 대통령 취임 하기 전 소각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