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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 계획했었던 실크로드를, 비박하다 무릎을 다치는 바람에 기회를 놓치고 많이 아쉬워했었는데
영남알프스가 가장 아름다운 억새철에 다시 산행일정이 올라왔길래,
울산에서 참석하는 마지막 산행이기도 하고,땀흘리기조차 싫어하던 나를 처음 산에 빠지게 했던 영남알프스인터라
그 아름다운 길을 어디한번 맘껏 걸어보고 울산을 떠나리라 다짐하고 지원을 하였다.
다행이 든든한 파트너 상훈형도 게스트로 동행하기로 하였으니 함께 실크길을 걸을 생각만 해도 설레였다..
하지만 4월에 실크를 준비할때나 6월 설악태극을 준비할땐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열심히 운동을 했었지만
이번 실크로드는 회사이전 문제로 몸도 마음도 준비를 하지 못했다.기본 체력도 없이 오직 오기 하나만을 가지고
남기리로 출발하였다.
내차로 상훈형과 남기리 정문마을에 도착하니 군데 군데 클럽 분들이 무리지어 모여있다...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서먹하게 상훈형과 서있는데 한분이 다가와 인사를 건넨다. 황금산 님이었다.
직접뵌적은 없었지만 지난 설태때 내 산행기를보고 인사를 건네시는거였다.
어느 누군가가 나를 기억해주고 나를 알아준다는것...참으로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다.
다음번엔 제가 먼저 꼭 인사드리겠습니다...
울산지부 회원들과
방장님과 고문님이 몇군데 특히 주의할곳과 응원의 말씀을 해주시고.. 혹시라도 중요한 정보를 놓칠까
귀를 쫑긋세워 듣고는 드디어 긴 여정을 시작한다..
첫번째 봉우리인 비학산에 올라서고... 적당한 템포인거 같았지만 100km를 가야하기에
지구력이 약한내겐 조금 오바페이스 인듯했다.
보담산에 도착하니 벌써 땀이 줄줄 흘러 넘치고 다리도 뻐근해진다. 가뿐 숨을 고르느라 땅바닥에 털썩 앉아있는데
희야님이 도착하시고 배낭안에서 머루포도를 꺼내신다. 염치없지만 손이 저절로 그쪽으로간다. 한두개만 예의상 먹어야지 했는데
자꾸 손이간다..감사합니다...
낙화산에 도착하고...
벌써부터 또 발이 아파온다..지난 설악태극때 등산화가 작아 뒷꿈치가 아파 고생한기억이 나서 겁부터 난다.
설태때 신었던 등산화를 바로 방출하고 새로산 등산화인데 이마저 또 속을 썩인다.
게스트형에게 "형은 리딩할 사람봐가며 알아서 진행하세요 전 후미쪽에도 길을 아시는분들 있으니 제가 알아서
어떻게든 갈게요" 하고 초반부터 형과 따로 진행한다 마치 전쟁중에 헤어지며 우리 살아서 만나요 하는
비장함이 넘치는거 같다..ㅎ
중산에 도착..
울산지부에 초상비님이 발상태가 많이 안좋아 힘들어하신다. 부산지부의 청죽님도 컨디션 난조로 힘들어하시고..
자연스럽게 짱가님과 나 그리고 우리가 걱정돼 함께 진행하기로한 병찬님 이렇게 5명이서 함께 진행한다
용암봉을 지나고...
체력이 점점 떨어진다. 여자친구가 친구들이랑 함께 신불산쪽으로 지원산행을 온다고 하였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여자친구랑 약속한 시간에 도착하지 못할거 같다...
못만날거라 생각하니 몸은 더 쳐지고 자신감은 점점더 떨어져간다..
오치령에 도착하여 요기를 한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컨디션 난조로 힘들어하시고.. 나역시 발가락도 아프고 체력도 너무 떨어져있어
이때부터 완주를 못할거란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햇반에 물을 부어 야채참치와 김치랑 허겁지겁 먹은뒤 임도바닥에 누어 잠시 휴식을 취한다.
저 옆에서 방장님이 북극성을 찾아보세요~ 하는 말이 들린다.
임도바닥에 누어 멍하니 하늘을 쳐다본다..
아~어쩜 저리 별이 이쁠꼬...도대체 나는 지금 여기 누어 무얼하고 있는거지..
이런저런 상념에 빠져있다보니 금방 체온이 확떨어져 한기가 느껴진다.
서둘러 일행들과 다시 길을 나선다
어느덧 날이밝아오고...
우리 후미팀을 이끌었던 울산지부의 병찬님...
"시간이 아무리 걸려도 완주하실겁니까? 진짜 포기하지 않고 완주하실겁니까? 만약 그렇다면
제가 끝까지 길을 인도하지요! 가다가 대충 포기하실거라면 저라도 먼저 진행하구요"
병찬님의 그 한마디에 난 일찌감치 배네고개까지만을 점찍어두었다가
이때부터 완주를 생각하게된다. 짱가님과 청죽님의 미소에서도 꼭 완주를 해내실거같단 확신이 들기시작한다.
자 그럼 이제부턴 문제될게 없다.
가야할길을 확실히 아는 선장과,같은 목표를 가진 동료,그리고 나의 절실함과 오기가 있다..
이제부턴 기어서라도 간다~~!go~go~
때마침 산은 지쳐있는 우리에게 장관으로 화답하고.... 몸에서 또다시 다이돌핀이 흘러넘친다..
솟아라~ 에너지야!!!
마니 힘들면서 애써 아무렇치 않은척하며 셀카를 찍어 친구에게 소식을 전한다
식수가 모잘라 여기서 병찬님과 함께 뒤에 오시는 청죽님 초상비님 짱가님꺼 까지 식수를 보충하러 다녀왔다.
사실 체력적으로 힘든부분보다 발가락이 아파 내리막길 내려가기가 힘들었는데 내가 먹을 식수만을 보충하러 내려갔다면 분명 발이 아팠을텐데 작은거라도 남을위해 노력한다 생각하니 발이 아픈줄도 몰랐고 고맙단 말에 오히려 힘이 더났다.
흰덤봉을 지나선 지금 진행속도론 자칫 배네고개서 식사를 하지 못할수도 있다고 한다.
짱가님과 청죽님은 알아서 천천히 진행을 할테니 일단 병찬님과 나랑 먼저 진행하라해서 속도를 내어보지만
속도를 내어따라가다보니 발가락이 너무 아파온다. 난 하는수없이 다시 걸터앉아 휴식을 취하다
다시 짱가님과 청죽님과 함께 진행을 한다
범봉을 지나고..
체력이 떨어지니 당연히 땀을 많이 흘리고 그러니 물을 많이 마시게되고 식수가 계속 모자르게 된다.
지나가는 아주머니께 부탁하니 조금 남은 물을 건네신다. 세명이서 나눠서 목을 축이곤 다시 힘을 낸다
운문산에 도착하니 부산지부에 해결사님과 창원지부에 마운틴듀님이 휴식을 취하고 있어
여기서 부터 함께 동행을한다.
여자친구가 간월재에 있다고 카톡으로 소식이 왔다..
난 시간내에 도착하지 못할거 같으니 게스트 상훈형 도착하면 맛있는거 좀 먹이고 응원 많이해주고
조심히 내려가라고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한다....
시간이 너무 늦어 배네고개 식사를 못할까봐 가지산 휴게소는 그냥 지나치기로 했는데
난 너무 목이 말라 음료수만 사고 따라갈게요 했는데 휴게소에 들어가니 병찬님이 식사를 하고 계신다.
혹시나 못만나 길을 해맬까 걱정했는데 다시 힘이 난다. 다른 일행분들도 불러 함께 라면으로 요기를 하고
배네고개로 향한다.
드디어 능동산에 도착하고 배네고개로 내려선다.
마지막 계단을 내려서니 산이 지부장님이 기다리고 계신다..출장다녀오셔서 피곤하실테고 몸도 안좋아보이시는데
이까지 찾아오셔서 이런저런 걱정에 응원에...참..마음이 짠하다.
배네고개서 요기를 하고 가게 사장님께 부탁해 식당안에서 20분 가량 누었다가 출발한다.
부산 지부에 해결사님은 안색이 안좋으시더니
속이 너무 안좋고 어지러움까지 있어 식사도 제대로 못하시다가 결국 중탈을 선택하신다.
간월재에 비박카페선배랑 마왕님이 기다리고 있다기에 나 혼자 서둘러 진행해 내려선다.
마왕님과 비박카페선배님이 나와서 환대를 해주었고 얼음물과 따뜻한 커피를 대접받는다.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지체되었기에 다음날 야간산행을 강행해야기에 혹시나 싶어 마왕님에게 랜턴 밧데리를 빌려보지만
사이즈가 맞지않아 랜턴을 아예 내어준다. 참 감사했습니다 마왕님.
신불산에 올라 여자친구가 보내준 카톡사진대로 바위밑을 보니 지원물품 봉다리가 있다.
일찍도착해 직접 얼굴들을 보고했더라면 더 힘이나고 반가웠겠지만 너무 늦어버린시각에
흰봉지만 멍하니 들고 혼자 하늘을 한번쳐다보며 고맙다고 속으로 말한다.
영축산에 도착..날이 많이 차다.. 밖에서 쉬긴 힘들어 병찬님의 경험으로 문잠긴 영축산장 한쪽귀퉁이로 들어가 20분간
휴식을 취한다. 쉬었다 일어서니 다리가 많이 부었고 한기로 인해 몸이 많이 굳어버렸다
시살등을 통과하면서 부터 졸음이 또 몰려오기 시작한다.
헛기침을 해보고 뺨을 때려보고 각오를 다져보지만 쏟아지는 졸음에 눈이 자꾸 감긴다.
자칫하면 낭떠러지기에 앞서가던 병찬님이 한번더 주의를 주며 조심하라고 한다.
졸음과 싸우며 겨우 오룡산 도착.. 여기서 또 간단히 요기를 하고 출발을 해야는데 난또 쉬는줄알고 누었더니
여기서 누으면 몸이 얼어붙는다고 조금더 진행하자 하신다.
나혼자 지쳐있는거 같다...
또다시 날이밝아오고...염수봉.. 새벽내내 졸음때문에 한기가 더 느껴져 고생을했는데 따뜻한 햇살을 보니 좀 살거같다.
빡시다는 뒷삐알산을 모두들 힘을내어 숨을 고르며 한숨에 오르고...
제일 어린넘이 제일 지친기색을 드러내다니...
에덴밸리 골프장을 지나며...
지금 저들이 부러울까? 아니 전혀 그렇치 않다
난 저들처럼 지금 당장 내려가 골프를 치고 더 편안히 즐길수 있지만
저들은 내가 하는걸 못한다..내가 산에서 느낀 벅찬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힘을내라 그린바나나... 타고난 약한몸을 가졌었지만, J3에선 가장 약해도 친구들중에선 누구보다 강하다~ㅎㅎ
용선고개에 도착해 오색국수를 시켜먹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맛이있다.
아주 맛있게 마운틴듀님이 사주신 국수를 먹고 산이지부장님이 뭍어놓으신 콜라와 식수를 챙겨 나선다.
아주 지겨운 매봉 오름길을 지나
금오산에 도착하였다...
금오산에서 내려서면서 아픈 오른발 발가락때문에 자꾸 신경쓰다 걷다보니
왼발종아리가 너무 뭉쳐 병찬님에게 근육이완제와 통증제를 얻어 먹으니 일단 심리적으로라도
좀 나아지는거 같았다.
만어산 오르기전 당고개에서 잠시 휴식중...
저런 나무들이 있는 시골마을이 난 너무 좋다...
휴식후 만어산으로 오르기 시작하는데..아프던 발가락이랑 종아리는 충분히 참을만한 통증이었는데
이번엔 안쪽 복숭아뼈가 너무 아파온다. 이 통증은 뼈를 후비는거 같아 도저히 걸을수가 없다
이제 두산만 가는데 여기서 포기할수 없다.
'그래 등산화 땜에 발이아프면등산화를 벗으면되지...이 쉬운생각을 못햇네.'
일단 오른쪽 등산화를 벗어 배낭에 묶고 , 우리가 신발을 신는 큰이유중하나가 발바닥이 다칠까봐이니
등산화 깔창을 꺼내 양말위에 대고 양말을 하나 더 신고 걸었다
아..이거 생각보다 더 편하고 피곤에 지친발이 나무등을 밟을때마다 지압까지 되니 시원하게 느껴진다..ㅎㅎ
겨우 만어산에 도착하고...
전에 여자친구랑 운문산에서 비박하고 밀양쪽에 향어회를 먹으러 내려갔다가
만어사에 들른 기억이 있었는데 그산이 바로 만어산이란다.감회가 새롭고 옛추억이 생각난다.
만어산 정상만 오르면 거의 끝인줄 알았더니.. 만어산12봉을 오르락 내리락하는게 너무도 힘들었다
날이 어두워지고 신발을 신지 않으니 다칠까봐 더 속도가 나지않아
이제부턴 다시 등산화를 꺼내 신었다. 그래도 한참을 벗고 약을바르고 산행을 했더니
아까통증보단 덜한거 같다. 이빨깨물고 힘을 더 내어본다..
체력이 다 소진된터라 산성산까지의 거리가 너무나도 멀게 느껴졋다. 모두들 식량과 식수가 바닥이나
더이상 속도도 낼수도 내서도 안되기에 천천히 한걸음 한걸음 걸어 드디어 마지막 봉우리 산성산에 도착하였다.
산성산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드디어 48시간 40분만에 날머리 활성강변횟집 뒷 마당쪽으로 내려선다...
감사합니다... 동행한 네분과 응원해주고 지원해주신 여러분들덕에 고통과 목마름과 쏟아지는 졸음과
중간탈출의 유혹을 이기고 마지막 울산에서 참가한 산행을 잘 마무리 하였습니다.
아직 이정도의 장거리를 소화해내기엔 내체력은 다소 무리란걸 다시한번 깨달았지만
항상 목표에 의미를 더 부여하고 두발로 직접 아름다운 산길을 걸을수 있음에 감사하며
서로 의지하며 한걸음씩 걸어 나가다보니 무사히 잘 마무리 할수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J3식구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등산화로 인해 신경 쓰이면서 산행은 정말 고통 스럽죠.세세한 산행기 정신없이 읽었습니다.
포기하지 않으시고 끝을 보신것 축하 드립니다.
작은 고통이 있었기에 오히려 더 즐겁고 의지가 생기는 산행이었습니다 감사드리고 항상 좋은 산행기 잘보고 있습니다
감동진한 실크 산행기 고생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불편한 몸으로 끝까지 완주의 의지를 잃지않고 무사완주를 축하드립니다
여자친구보다도 더많은 전화와 걱정을 해주셔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릅니다 지부장님 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