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에서 스티커가 떨어지는 현상에 관한 연구로부터 늘어나는 전자기기 (stretchable electronics)를 제조하는 새로운 방법이 제시되었다.
옷이나 수술 장갑, 전자 종이 또는 다른 유연한 소재에 전자회로를 넣는데 필요한 늘어나는 전자기기는 만들기가 쉽지 않았다. 소재를 비틀거나 하면 전기 배선이 손상을 입기 때문이었다. 미국 학술원 회보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온라인 판에 6월 15일 발표된 연구가 이 문제에 새로운 해결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처음에 이 연구를 시작했을 때는 늘어나는 전자기기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다. 스티커의 박리 (delamination)와 주름 (wrinkling)을 분석하는 과제였으며, 자동차 유리창에 붙어있는 스티커에 생기는 작은 기포 (blister)가 이런 박리의 한 예였다. 이번 연구의 선임 저자이자 MIT의 응용 수학 전임강사인 Pedro Reis는 주위에서 항상 볼 수 있는 현상이지만 다른 방식으로 보면 새로운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Reis는 프랑스 국립 과학 연구 센터 (French National Centre for Scientific Research)의 Dominic Vella, Jose Bico, Arezki Boudaoud, Benoit Roman와 함께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박리현상은 보통 얇은 필름과 이것이 붙어 있는 표면간의 열팽창률의 차이로 인해 발생한다. 흔히 볼 수 있는 예가 창문에 붙어있는 스티커가 태양빛에 노출되면 기포가 생기는 것이다. 표면을 압축해도 박리가 일어나는데, 표면이 압축되면 필름이 점점 구부러지고, 임계점에 다다르면 표면으로부터 떨어져 나와 작은 기포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얇은 필름이 붙어있는 표면을 압축하고 당기는 실험을 하면서 발생하는 기포의 크기를 측정했다. 연구팀은 이 실험데이터로부터 기포의 형성, 크기 및 발달을 설명하는 이론을 만들었다. 이들은 기포의 크기는 필름 과 표면의 탄성 및 이들 사이의 접착력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들이 만든 모델을 이용해 특정 조건에서 발생하는 기포의 크기를 예측할 수 있다.
박리는 보통 생기면 안 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연구팀은 만일 일부러 박리된 표면을 만들 수 있다면 소재의 표면에 붙은 배선이 부러지지 않고 움직이게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즉, 배선이 소재 표면으로부터 이미 부분적으로 떨어져 있다면, 소재를 비틀거나 잡아당겨도 끊어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연구팀도 소재 표면에 기포를 발생시켜 늘어나는 전자기기를 만드는 것을 시도했었다. 하지만 이들이 만든 새로운 모델을 이용하면 훨씬 쉽게 할 수 있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접착력과 필름 및 배선의 탄성을 이용해서 박리를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전의 연구는 복잡한 미세제조 (microfabrication) 기술을 사용해 박리 기포를 발생시켰다. 이 방법으로는 종종 원래 크기보다 큰 기포가 발생하기도 했다.
Vella는 박리 기포는 스스로 정해진 특정 크기가 있다면서, 이들은 이 크기가 주어진 변수로부터 정해지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늘어나는 전자기기에 관한 연구는 지난 수년간 계속되어 왔으며, 이미 전자종이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같은 곳에 사용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그라핀과 같은 유연하고 박막이면서도 강한 기계적 물성을 가진 소재가 늘어나는 전자기기 제조에 이상적인 후보라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그림] 표면이 압축되었을 때 박리 발생 모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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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sciencedaily.com/releases/2009/06/090615171614.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