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염라대왕의 본명)'와 관련된 다음과 같은 애틋한 이야기가
인도 <마하바라타(고대 인도의 대서사시)>에 전해 온다.
이 이야기는 이승과 저승의 넘나들 수 없는 거리를 사랑으로 연결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야마천마저도 그 사랑에 감동하여 생명을 되살려 준다는 이야기이다.
옛날에 아슈바파티라는 왕이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그에게는 자식이 없었다.
그래서 여신 사비트리에게 제사를 여러번 지극정성으로 올린 결과
신의 은혜로 아름다운 딸을 얻었는데 여신의 이름을 따라서 사비트리라 이름지었다.
세월이 흘러 그녀는 아름답고 매력적인 여성으로 성장했다.
사비트리는 아버지인 왕의 명령으로, 스스로 남편을 찾기 위해 여행길을 나섰다. 그녀는
한 때 한 나라의 왕이었으나 적대자들에 의해 축출된 듀마트세나왕의 아들 사트야바트를 남편으로 정한다.
듀마트세나왕은 한쪽 눈을 잃고 숲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사비트리는 귀국하여 아버지에게 이 사실을 고한다.
그러나 왕을 보좌하던 선인 나라다가 이렇게 말했다.
"샤트야바트는 모든 공덕을 소유하고 있는 뛰어난 젊은이지만 한 가지 결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불행하게도 그는 지금부터 일년 후에 죽게 될 것입니다."
왕은 딸에게 다른 남자를 찾아보라고 했지만 딸은 말을 듣지 않았다.
아슈바파티왕은 나라다의 예언에 신경이 쓰이기는 했지만,
직접 듀마트세나를 찾아가 자식들의 결혼을 의논했다.
듀마트세나도 찬성하여 두 남녀는 결혼했고 그들은
갖가지 새가 지저귀는 아름다운 숲속에서 행복하고 평화로운 나날을 보냈다.
하지만 나라다의 예언이 언제나 그 부부에게는 어두운 그림자로 드리워져 있었다.
사비트리는 근심의 마음으로 한숨을 쉬고, 그녀의 몸은 점점 야위어 갔다.
이윽고 샤트야바트가 죽는다는 날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사비트리는 남편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사흘 동안 한숨도 자지 않고 계속 서 있겠다는 서원을 세운다.
남편이 죽는다는 날이 밝아왔다. 그런 사실도 모르고 샤트야바트는
그 날도 나무를 베기 위해 도끼를 들고 숲속으로 들어갔다.
사비트리는 남편을 따라나섰다.
숲속 길을 걸으면서 사트야바트는 행복한 듯 말했다.
"저 신성한 강물과 부드럽게 출렁이는 물결 좀 봐."
그러나 사비트리의 마음은 그와 영영 헤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미어질듯 아팠다.
샤트야바트는 열매를 따고 나무가지를 베기 시작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땀을 비오듯 흘리면서 심한 두통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사비트리는 남편을 정성껏 돌보았지만 남편의 고통은 가실 줄 몰랐다.
마침내 죽음의 순간이 찾아 온 듯 했다.
바로 그 때, 붉은 눈에 검은 옷(또는 황색 옷)을 입고 용모가 무척 수려하며
피부는 검은 색에 눈은 붉고, 손에는 오랏줄을 든 사나이가 보였다.
누구냐고 사비트리가 물으니 그 사나이가 답하기를,
"나는 야마이다. 네 남편의 수명이 다했기에 오랏줄로 묶어 데려가려 한다."
"제가 듣기로 그대는 사람의 영혼을 데려가기 위해서 그대의 사자를 보낸다는 말을 들었는데
어째서 사자를 보내지 않고 직접 오셨습니까?"
"이 왕자는 매우 덕스러웠기 때문에 내가 직접 오게 된 것이오."
그리고 샤트야바트의 영혼을 꺼내어 오랏줄로 묶은 뒤, 남쪽 방향으로 가는 것이었다.
사비트리도 그를 따라나섰다.
"돌아가시오, 사비트리여. 그리고 남편의 명복을 비시오.
그대는 이제 남편을 섬기는 의무에서 벗어났오. 그대는 따라올 수 없오."
사비트리는 울면서 계속 그 뒤를 쫓아가면서, 제발 자신의 소원을 들어달라고 했다.
이에 결국 야마는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그대의 정성에 감동했오. 남편의 목숨을 제외한 어느 것이든 소원을 들어줄테니 말해 보시오."
이 때 그녀가 말한 소원은 다음과 같았다.
시아버지의 시력과 왕권의 회복, 자신의 아버지 아슈바파티왕에게 왕자가 태어날 것,
그리고 자신들 부부 사이에 남자 아이를 가질 수 있게 해달라는 소원을 말했다.
야마는 이 모든 소원을 들어주겠노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주의를 준다.
"이제 너무나 많이 걸어 왔오. 되돌아 가야 할 길이 너무 머니 이제 그만 돌아가시오."
그러자 사비트리가 이렇게 말했다.
"그대가 나에게 허락한 약속은 남편이 없으면 완전히 실현될 수가 없습니다.
남편의 생명을 돌려주십시오. 그이가 없으면 저는 죽은 목숨이나 다름 없습니다."
순간 야마는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녀의 헌신적인 사랑에 감동하여 결국 남편을 돌려주었다.
이러한 사비트리의 모습은 인도에서 정숙한 여성의 상징으로 생각되어
인도인의 이상적인 여성상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 염라대왕으로 변한 야마천 http://blog.naver.com/sukhh/20141672368
산적을 물리치고 남편을 구한 아내의 지혜 http://cafe.daum.net/santam/IaMf/204
첫댓글 공주보살 ^^
한때 헌신적이지 않은 아내들 있나요....^^*
'그 또한 지나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