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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창녕문학회 너나드리 원문보기 글쓴이: 박종국
비밀스런 평범함 '밀양의 재발견' | |||||||||||||||||||||||||||||||||||||||||||||||||||||||||||||||||||||||||||||||||||||||||||||||||||
[주말에 어디갈까]영화 <밀양> 촬영지 둘러보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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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은 어떤 곳이에요?" 영화 <밀양>의 신애(전도연)는 묻는다. 그리고 종찬은 대답한다. "밀양요? 그 참. 물 좋고 공기 좋은 뭐 그런 도시지요." 밀양을 들어서자마자 볼 수 있는 것은 밀양의 하늘. 극의 주 무대인 '준 피아노학원'. 이 곳은 지금 흔적도 찾을 수 없다. 공터만 남은 이 곳이 신애의 집이 있던 세트장이 있던 곳이다. 20여일 전 철거했다는 이 건물 주인 유순조(60) 씨가 땅을 치며 아까워했을 법도 하다. 유씨는 "누가 영화가 그리 뜰 줄 알았겠노. 그냥 놔둘 걸"하고 후회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종찬의 '서광 카센터'는 실제 영업을 하고 있는 곳이다. 카센터를 일요일마다 빌려 촬영했다. 밀려드는 언론취재 요청에 "얼떨떨하다"며 쑥스러운 표정의 강 사장은 "다방레지에 장난치는 장면 등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다"며 연방 울리는 축하전화를 받느라 장사할 시간도 없는 듯 했다. 준 피아노학원을 마주보는 '은혜약국'은 실제 존재하지 않는 세트장이다. 근처에서 실제 운영 중인 보명약국을 그대로 쓰려고 했으나 좁은 실내 때문에 세트장으로 옮겨 촬영했다. 보명약국 약사 유순조(60) 씨는 전도연과의 만남을 이야기하며 "전씨가 한번 치료용 칫솔을 사러 왔는데 2개 6000원이라고 하니 안사더라고…. 보니깐 검소하게 사는 것 같았다"며 경험을 전했다.
"사람 죽이고 미안하다고 하면 다야?" 신애가 운전하다가 횡단보도에서 치일 뻔한 신혼부부가 항의 투로 던진 말이다. 영화의 메인테마를 이루고 있는 단어가 '용서'다. 그 한가운데에 '밀양남부교회'가 있다. 약사의 끈질긴 전도에 이끌려 간 교회에서 안식의 평화를 찾기도 하고 신에 대한 배신을 표출한 장소인 남부교회는 지금 신애가 정신을 놓으며 예배당에서 소란을 피웠던 곳에 성경책이 놓여 있다. 극중 피아노가게 옆집인 소문서점의 실제 주인인 황혜숙(45) 씨는 "제가 웬만한 소품과 인원동원을 다해 주었습니다. 김추자의 <거짓말이야> 노래로 유명해진 신도 야외집회 장면에 직접 출연도 했고 동네 사람들 캐스팅도 제가 했지요"라고 영화 흥행에 일조한 점을 자랑스러워했다. 또 자신의 소유인 극중 은혜약국 1층과 3층에 불이 났었다는 뒷이야기도 알려줬다. 황씨는 "영화 제작 중 불이 나면 대박난다는 영화계의 소문이 있었는데 나중에 상을 받고 보니 실감이 났다"고 말했다. 전도연 등 주요 배우와 스태프가 6개월의 촬영기간 내내 지낸 삼문동의 '세경 wellus 아파트'. 아파트 설비를 담당하고 있는 한기섭(64) 씨는 "유명 연예인들이라 아파트 주민들이 내심 기대했는데 사인회 같은 행사도 없어서 조금 섭섭했다"며 "하지만 큰 상으로 더욱 유명해져 더 고마웠다"고 전했다. 그리고 놓칠 뻔했던 영화의 주요 배경은 밀양을 내리쬐는 햇볕이었음을 돌아오는 길가 어느 도랑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 '해피엔드'로 끝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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