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아리 이야기를 하면서 유도 이야기도 했는 데...
사실은 태권도도 매우 열심히 했다.
그런데 태권도는 내 자의로 배운게 아니고 순전히 타의에 의해서....
고교를 졸업하고 친구들과 대학입시 공부를 하는 데...
당시엔 의대가 각 도에 하나 뿐이라 들어가기가 어려웠다.
그래도 꼭 합격하고 말겠다는 각오로 재수 삼수를 하게 되었지만...
그노무 수학 때문에 낙방의 고배를 마시고...
친구들은 다 자기가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여 잘 나가는 데...
나만 초라하게 갈팡질팡...
그런데 큰 문제가 생겼다.군대를 몇 년간 기피하게 된 것...
대학에 합격하면 자연스레 입대가 연기 되지만...
낙방자에겐 그런 특전이 없어서...탈영병이라 헌병이 잡으로 온다는 말에...
지레 겁먹고 당시 제2사관학교로 피신..
생각도 안했던 2사교에서 1기로(3사교 2기에 해당,7기부터 3사로 통합) 교육을 받고 임관..
5년간 (당시 사병이 3년 복무)장교로 근무하게 되었다.
잠시 당시를 회상해 보자면....
입교식이 끝나고 며칠 후부터 피눈물 나는 고된 훈련...
이건 말이 사관학교지(2사,3사)실로 창피할 지경...
공부완 거리가 멀고 매일 맨발 구보에 태권도에 기계체조에...
신체단련훈련과 군사학 뿐이다.
그도 그럴 것이 1년 전에(1968년) 김신조 일당이 북에서 청와대를 까부수로 왔기에...
그 대응책으로 급조한 게 제2(광주),제3(영천)사관학교....
난 여기서 태권도의 달인(?)이 되었다.
유도만 했기에 태권도는 몰랐는 데 유도는 도장도 없고..
연병장에서 팬티 바람으로 매일 아침 저녁으로 태권도만...
뛰고 닳고 구르고 지르고 돌리고 차고 막고...
수 백명이 구령에 맞춰 태권도 시범을 보일 땐 장관이었다.
군대 가서.... 내 뜻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이렇게 무술 하나를 또 익히게 되었다.
그건 순전히 김신조 같은 북괴의 124군부대 초급장교들과 맞장뛰드래도...
승리를 쟁취하도록 단련 되었다. 그땐 정말 무서울 게 없는 투사가 되어 있었다.
로마의 병정처럼..스파르타(그리스)의 병정처럼...
시안(西安)에서 발굴된 진시황제의 병마용박물관 땅굴 용사처럼...
두뇌는 침전(浸澱)되어 더 이상 고상한 언어가 생각나지 않고...
오직 적을 죽이고 내가 사는 전술전기 연마에 나의 모든 에너지를 소모했다.
천운으로...이런 고된 훈련을 통해 익히고 숙달한 몸둥이를 써 먹을 기회가 없이...
대한민국이 오늘날 이렇게 민주국가로 발전하게 됨을 보니 기쁜 마음 한량 없다.
젊은놈들이 창피도 모르고 맨발로 팬티 바람에 상무대로 송정리로 광주시내로 뛰어다니며..
태권도를 익히던 그 시절이 그래도 아련한 추억 속에...
고생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그리울 때가 종종 있으니....
아!! 젊음이여.....팬티 바람에 태권도여!!...
첫댓글 정말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제가 어릴적에 상무대부근 운천동에서 살았던적이있었는데 후보생들이 학과출장하는 모습을 본적이 있습니다.
완전군장에 중대단위로 교장까지 대오를지어 구보로 이동하는 일사분란한 모습을 보며 장교되기가 어렵겠구나 하고 생각했었습니다.
더우기 보병학교 본부중대 중대장하신분이 저희집2층에서 거주하여 후반기교육에 대하여 어느정도 알고있었습니다.
제가 1976년도에 논산훈련소로 입대하여 전투병과교육사령부 산하 기갑학교에 후반기교육을 받았는데 일반사병교육도 고되게 하였었습니다. 하물며 장교 교육은 오죽힘들게 시켰겠습니까?
오직 반공을 국시의제1로 삼을때이니까요.
아~ 운천동서 사셨구만...
그럼 우릴 거의 매일 보았겠고...
맞네 학과출장도 구보.. 3보이상은 구보란 구호도 있었으니..
당시엔 상무대가(지금은 장성군으로 이전했음)군대 초급간부들 요람..
육사생들은 초급교육,기타 간부들은 고등군사반 교육(반년) 받으러 상무대로 오고..
상무대는 옛이름..치평동으로 개명..시청도 치평동으로 이전했고..
요즘도 친구들과 동생이 광주에 살기에 1년에 몇 번은 꼭 가는데..
상무대만 보면 옛 생각이 새록새록 나더군.
보병,포병,기갑,화학 4개학교가 있기에 병들도 후반기 병과학교 교육을 받았고..
그때완 지금은 완전히 변해서 어디가 어딘지 잘 모를 정도더군...
조카님도 고생 많이 하셨구만..
학창 시절을 행복하게 보낸겁니다
유도도 배우고 ᆢ
태권도도 배우고 ᆢ
나에겐 학창시절이 있기나 했는지 ᆢ
태권도는 군대에서 배운 것이 전부였으니 ᆢ
그래도 옛날이 그립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