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가파 세상
임병식 rbs1144@hanmail>net
세상이 어찌 되어가려는지 뉴스를 들으면 막되어 간다는 생각을 지을 수가 없다. 사람이 이토록 타락할 수 있을까 싶어서 절망을 하게 된다. 인륜이 땅에 떨어진 것은 물론, 그 끝이 헤아려지지 않아서 암울한 생각만 든다. 실로 걱정을 아니 될 수 없다.
우리 사회가 언제부터 이렇게 막 되먹는 세상이 되었을까. 사람 한명쯤 죽이는 것을 예사로 아는데 그렇다면 그 원인은 무엇이며 어디서 처방을 찾을 수 있을까. 안타깝다. 개인의 인성 때문인지. 아니면 환경 때문인지 연구대상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흔히 어떤 이가 사람 같지 않는 행동을 할 때면 ‘인두겁’을 썼다고 말한다. 이 말 속에는 다분히 사람이 낯을 내놓고는 살 수 없다는, 다시 말해 사람이기를 포기함을 규정한 것이다.
한데, 이러한 인두겁을 쓴 자들이 작금에 들어 곳곳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어 문제이다. 외양으로 보기에는 하나도 표시가 나지 않고 멀쩡해 보여서 혼란을 겪는다. 그러서 더욱 공포감이 들고 대처 불가한 슬픔에 빠뜨리게 한다.
얼마 전에 접한 사건이다. 떠올리기조차 끔찍한데, 어떤 이가 보험금을 노리고 자식에게 상해를 입혔단다. 비정함을 넘어 인륜의 도를 넘은 것이다. 나는 그 사건소식을 듣고 끓어오르는 분노를 어쩌지 못했다. ‘과연 이러고도 부모일까’ 하는 생각이 들어 몸서리가 쳐졌다.
그 충격적인 사건의 전말이다. 사건은 경기도 포천에서 발생했단다. 딸 앞으로 미리 보험금을 10억이나 놓고 딸을 죽이는 악마같은 짓을 한 것이었다.
사람이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숭고한 모성을 지녀야할 어미로서 어떻게 그런 끔찍한 짓을 저지를 수 있을까. 이미 어미이기를 포기한 사이코페스적 기질을 지닌 인두겁을 쓴 악마라고 해도 천륜이라는 게 있지 않는가. 이해가 되지도 이해하기도 어렵다.
그 40대의 여인은 처음에는 범행 대상을 전남편으로 삼았다고 한다. ‘그라목손’이라는 맹독성 농약을 음료수에 타마시게 하는 수법으로 죽여서 수억 원의 보험금을 타냈단다. 그리고 나서도 발각이 되지 않자 더욱 대담해져서 재혼을 한 후에 새 식구가 된 시어머니와 남편을 다시 똑같은 방법으로 살해했다.
이로 인해 수억 원의 보험금을 타낸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그런 과정에서 그녀는 자기 친딸에게도 농약을 먹여 서서히 병들어가게 만들었다. 미리서 수억 원의 생명보험 가입을 해 둔 것은 물론이었다.
그녀의 일상은 너무나 태연하고, 사치스럽기 그지없었다고 한다. 각종 스포츠클럽과 자전거타기, 호화쇼핑 등으로 날을 지샜다. 그녀는 남편이 죽은 날에서 집수리를 하고 사람을 불러 모아 거하게 회식을 즐겼다고 한다.
이만하면 악마와 함께한 세월이라고 할 수 있을 않을까. 이 사건은 두고두고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먼저 떠오르는 것이 범죄를 조장하는 각종 선전 매체들의 범람이다. 일확천금을 노리게 하는 각종 복권, 무엇이든지 무한 보장이 담보되는 것처럼 선전하는 각종 보험들.
귀가 솔깃하게 만들고 유혹이 판을 치게 한다. 여기에 못된 생각을 가진 사람이 꼬이지 않을 도리는 없다. 감쪽같이 범행만 성공하면 힘들게 일하지 않고도 수억 원을 손쉽게 수중에 넣을 수 있다는 데야 말려들지 않을 도리가 없다.
여인도 처음엔 그런 유혹에 혹했을 것이다. 어느 한때 술을 권하는 사회에서 보험금으로 일확천금을 만질 수 있는 상품을 무제한적으로 출시하니 그런 궁리에 빠진 사람에게는 눈이 꽂히지 않을 수 있을까.
그 수단과 도구로 ‘그라목손’이 선택되었다는 것은 비극이다. 그라목손이 어떤 것인가. 강력한 제초제로서 모든 식물을 끝내 타죽게 만드는 독성물질이다.
이것은 한번 몸에 들어가면 흡착력이 매우 강력하여 아무리 즉시로 세척을 해도 제거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음용하면 결국 죽어가게 만든다. 나는 이것의 맹독성을 지켜본 적이 있다.
전에 전경대원이 그라목손을 음독했다. 그는 뒤늦게 음독한 것을 후회하고 살아나려고 몸부림을 쳤지만 깨어나지 못했다. 폐질환과 간 기능이 급속히 손상되어 죽고 말았다. 그런 만큼 이 그라목손을 먹었다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살인의 고의성 입증이 충분하다. 결국엔 죽음에 이르도록 만들어 놓기 때문이다. (2015)
첫댓글 사람이기를 포기한, 말종 금수 많도 못한 여인 입니다. 말세 지경이군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이번 포천 보험금을 노린 독극물 사건은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합니다. 우리나라의 병리현상이 그대로 적라라하게 나타난 사례가 아닌가 싶어 서글퍼 집니다.
그라목손은 독성이 강하여 현재는 시판되지 않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악했던 사람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필론폰(히로뽕)에 중독되어 인생을 망친 사람들의 고백을 들어보면,
한 번 쯤이야 어떠랴하는 호기심에 손을 댔다가 영영 벗어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어둡고 험한 새상일수록 자신을 돌아보고 근신하는 자세를 잃지 않아야 겠습니다.
그라목손을 마시고 살아난 사람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런 맹독성 농약을 보험금을 노리고 마시게 하여 남편과 자식을 죽음으로 내몬 여인은 분명 인두겁을 쓴 악마가 아닌가 합니다.
살인마라 해야 할까요 악마라고 해야 할까요. 전남편을 죽이고 시어머니 남편 그리고 자기가 낳은 딸도 죽이다니 도무지 상산도 안 되는 만 행입니다. 우리나라에 사형제도가 아직 폐쇄는 안 된줄 압니다만 참 기가 막혀 뭐라고 말이 안 나옵니다.
돈만아는 세상이 되다보니 세상이 막되어가는것아 안타깝습니다.
돈때문네 세상이 돌아버리는 게지요. 선진국이 오지에 사는 사람보다 행복지수가 떨어지는 건 원하는 만큼 돈이 채워지지 않기 때문 아니겠습니까
아마도 그런것 같습니다. 문제는 돈이 원수가 아닌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