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친구 아시죠? 68세의 노익장 스탠리.
그 양반의 조강지처가 게이노어입니다.
'노우드'하면 에들레이드에서 한국의 압구정동 쯔음되는 곳인데 멜버른 태생의 그녀는 조상이 누군지도 모르는
스탠리를 만나 에들레이드에 새로운 삶을 트기 전까지 노우드의 유명한 옷 제조 공장에서 주름치마공정
부분에서 뛰어난 현장경험을 쌓은 베테랑 숙련자였답니다. 그녀 앞에서 어떤 주름치마도 주름을 잡을 수
없었다는 이야기이죠.
목청높고 파워플한 그녀의 심심풀이 요즈음의 사이드 잡이 바로 포스팅 파티의 호스테스가 되는 일입니다.
포스티 파티의 포스티가 회사이름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첫째, 포스티 파티의 연혁을 철저히 연구하지 못한 개인의 불찰이 있고
둘째, 동서남북을 구분하지 못할 만큼 현재 술에 취해 있습니다, 지금. 전 아무 잘못 없어요.
그저 술이 죄입니다. '주님, 제안에 주님을 모시기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가 곧 나으리다.'
이걸 공포의 잉글리쉬 버전으로 바꾸면,
'Lord, I am not worthy to receive you, But only say the word and I shall be healed.'
그리고 여지없이 제가 울컥하게 되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제가 곧 나으리다.... 근데 언제....
게이노어가 스탠리와 결혼을 하여 1964년에 이사를 한 지금 살고 있는 집은 그 동네 최초의 벽돌집이었답니다.
그곳에서 서태후 노릇을 하는 게이노어는 가끔씩 자기집에서 포스티 파티를 주최합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일정 회사의 상품의 여자옷을 그 날의 호스테스의 집에서 전시를 합니다.
상세한 설명이 담긴 카탈로그와 함께 현장에서 산전 수전 공중전을 겪은 쇼핑 호스테스가 포스팅 파티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아주 편안하게 상품을 소개합니다. 물론 전시된 상품은 시내에 있는 타겟이나 그 밖은 쇼핑몰
상품과 별 다른 차이가 없습니다. 그러나 가격은 다소 비쌉니다.
그러나 이 제품들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유는 다른데 있다고 생각됩니다.
우선 고객의 대부분이 덩치가 크신 분들이거나 나이가 많은 분들입니다. 이런 분들을 위해서 마이 사이즈 같은
빅 사이즈 코너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런 분들은 자기랑 친분이 있는 편한 곳에서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것 저것 입어 보는 것에 무척 만족해했습니다.
비유가 적절할지는 모르겠으나 그 옛날 동동구리무를 들고 다니던 방물장사가 생각났습니다.
그런데 주목해야 할 것은 이 사람들의 구매력이었습니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마음껏 입어 보고 편안하게 대했더니만 한 사람당 거의 100불이 넘게 옷을 사더라구요.
시내의 번듯한 가게에선 이방인의 느낌이 들었던 이들이 편안한 장소에서 아무런 구애없이 마음껏
옷을 입어본다는 것이 이들에겐 커다란 매력을 다가온 것이지요,
덕분에 포스팅 파티의 장소를 제공했던 게이노어는 200불 상당의 옷을 선물로 받았다는군요.
누이좋고 매부좋은 장사지요. 왜 번듯한 가게에 가서 쭈빗쭈빗해지는 사람들 있잖아요. 이런 사람들을
위한 틈새 시장이지요.
첫댓글 덕분에 새로운 단어를 접하네요. 포스티 파티, 포스티 패션... 영어가 짧아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저도 아무 잘못 없어요. 근데, 취하셨다면서 영어도 저렇게 쓰시고...내겐 너무 완벽한 발레리아님.
^^ 발레리아님 호주 사회에 파고 들어가고 계시는군요... 저도 이 얘기 전에 애 잠시 봐주던 아주머니한테 들었던 부분입니다. 이런 유통 채널의 변형도 있다고 하네요. 타겟은 아동복 구매자인데... 킨더 아줌마들 중에 말빨 쎈 아줌마한테 애들 생일 파티 있으면 점핑 카슬이나 포니 라이딩 무료로 제공하고 이런식의 파티를 한다고 하네요. 근데 아동복보다는 노령자를 대상으로 하면 차나 쿠키만 제공하면 되기 땜에 비용이 훨씬 저렴하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