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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5 아기공룡 둘리 – 얼음별 대모험 (The Little Dinosaur Dooly, 1996)
미국의 디즈니&픽사, 드림웍스, 일본의 지브리 프로덕션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들 중에는 정말 감탄할 정도로 훌륭한 작품들이 많이 있다. 그렇다면 한국 애니메이션을 대표할 작품은 무엇일까?
우리나라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로 알려진 ‘홍길동’,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 역사상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로보트 태권V’ 등 나름 훌륭한 작품들이 많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아기공룡 둘리 – 얼음별 대모험’이다.
혹시 ‘왜?’냐고 묻는다면, ‘재미 있으니까’라고 대답하겠다.
예전 직장에서 신인만화가 공모전을 진행한 적이 있었다. 그때 심사위원으로 참석하셨던 만화가 허영만 선생님께서는 심사 기준에 대해 몇 가지 기준을 말씀해 주셨다.
“첫째, 만화는 재미 있어야 한다. 교훈을 주는 것도 좋고, 사회 풍자를 하는 것도 좋고 다 좋지만, 재미가 없다면 만화로서의 가치는 평가절하될 수밖에 없다.
둘째, 독창성이 있어야 한다. 아무리 잘 그린 만화라도, 남의 그림을 흉내만 냈다면 탈락이다. 자신만의 그림체로 독창적인 캐릭터를 창조해내야 하며, 당연히 줄거리도 표절이 아닌 창작품이어야 한다.
이 두 가지 전제 조건 아래에서 나머지 작품의 완성도나 기타 다른 조건들을 비교하는 것이다.”
매우 공감가는 설명이었는데, 아기공룡 둘리는 위의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분히 만족시킨다.
김수정 원작의 이 만화는 1983년에 만화 잡지 ‘보물섬’에 연재하면서 둘리가 탄생했다. 원래는 ‘짱구’와 같이 말 안 듣는 어린이 캐릭터를 생각했는데, 우리 나라 정서상 애가 어른의 말을 안 듣고 매번 어른을 골탕 먹이는 내용은 용납되지 않을 것 같아서, 궁리 끝에 찾아낸 캐릭터가 아기공룡 ‘둘리’라고 한다.
만화로 대성공을 거둔 ‘아기공룡 둘리’는 이후 TV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져서, 역시 대성공을 거뒀으며, 둘리 외에도 고길동, 희동이, 도우너, 또치, 마이콜 등 독특한 캐릭터들 모두 인기를 얻어 캐릭터 상품으로도 성공했다. 아마 지금까지 우리 나라에서 탄생한 캐릭터 상품 중에서 가장 시장에서 성공한 캐릭터가 아닐까 생각된다. (이후에 뽀로로가 나오기는 했다!)
그리고, 만화책, TV 애니메이션에 이어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졌는데, 그것이 바로 ‘얼음별 대모험’이다. 기존 TV 애니메이션들의 대부분이 만화책의 에피소드를 원작으로 작업한 데 반하여, 이 작품은 완전히 새로운 에피소드로 꾸며져 있다. 그리고 철저하게 어린이를 타깃으로 만들어졌음에도 성인이 보아도 유치하지 않고 재미를 준다.
1990년대 중반은 우리나라에서 극장용 애니메이션 붐이 일던 시기이다. 국내 최초의 성인용 3D 애니메이션이라고 홍보하며 흥행에서 성공했던 ‘블루시걸’은 그 형편없는 작품성 때문에 이후 같은 장르의 작품이 한편도 안 나오게 만들었지만, 다른 장르의 작품들은 계속 만들어졌다.
첫번째 애니메이션이었던 ‘홍길동’의 정통성을 잇는다며 만들어진 ‘돌아온 영웅 홍길동’은 나름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싸우는 장면이 드래곤볼의 아류작처럼 보여서 논란을 불렀다.(실제로 드래곤볼 작업을 했던 일본 감독이 같이 참여했다)
‘아마게돈’은 만화가 이현세 씨가 직접 감독하며 40억원이라는 거액을 쏟아 부었지만, 너무 복잡한 내용을 제한된 시간 내에 소개하는 데에 실패하여 흥행에서도 실패했다.
이처럼 비슷한 시기에 나온 극장용 애니메이션들은 흥행에 실패하거나 작품성에서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은 흥행에서도 성공했을 뿐 아니라, 작품성에서도 후한 평가를 받았다.
개인적으로 궁금한 점은, ‘왜 이토록 성공한 애니메이션의 속편이 제작되지 않았을까?’하는 점이다.
* 개인적으로는 어른이 봐도 재미있는 어린이 만화로 추천합니다만, 보시기에 따라서 지나치게 유아용이어서 유치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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