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모승천 대축일 강론 >(8.15.화)
* 오늘은 예수님의 어머니, 사도들의 어머니, 교회의 어머니, 우리의 어머니이신 성모님이 하늘로 올라가신 사건을 기념하는 ‘성모승천 대축일’입니다.
사람이 죽으면 “돌아가셨다.”라고 합니다. 어디로 간단 말입니까? 우리의 원래 고향인 하늘로 돌아간다는 뜻이겠지요? 성모님처럼 우리도 세상에서의 삶을 충실히 마치고, 하늘에 갈 수 있기를 청하면서 오늘 미사를 봉헌합시다!
1. 아담과 하와의 원죄로 인해 천국 문이 닫혔다가, 예수님이 그 문을 다시 여시어 천국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을 잉태하고 낳고 기르신 성모님의 삶은 평범하지 않았습니다. 처녀의 몸으로 예수님을 잉태하고, 아들이 십자가를 지고 채찍질 당하며 십자가에서 죽는 모습을 보셔야 했고, 아들을 품에 끌어안고 괴로워하셨습니다. 이렇게 하느님 말씀에 철저히 순종하셨기 때문에, 죽지 않고 천국에 올라가실 수 있었습니다.
2. 성모님이 얼마나 완전한 분인지 성모발현을 통해 가늠할 수 있습니다. 성모발현 성지로 유명한 멕시코 과달루페, 프랑스 루르드, 포르투갈 파티마에서 발현한 성모님의 메시지를 중심으로 성모발현의 의미를 살펴보겠습니다.
1) 멕시코 과달루페의 성모발현
1531년 12월 9일, 스페인 폭정에 시달리던 멕시코에 인디언 피부를 가진 채로 멕시코 원주민 ‘후안 디에고’에게 성모님이 나타나 인디언 부족어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려울 때 정성을 다해 나를 찾는 이들에게 나의 사랑, 자비, 도움과 보호를 드러내도록 내가 지금 있는 이곳 테페약 언덕에 성당을 짓기를 바란다.”
디에고는 성모님이 주신 장미꽃을 외투에 싸서 주교에게 보여줬고, 그 주교는 외투에 그려진 성화를 보며 성모발현을 믿었습니다. 성모발현 이후, 멕시코인 800만 명이 세례를 받았습니다. 또 과달루페 성모님이 ‘멕시코의 수호자’로 선포되자 그 당시 창궐하던 전염병이 기적적으로 사라졌습니다. (cf) 코로나 시절에도 과달루페 성모님께 간절히 청원.
멕시코인들은 과달루페 성모님이 자기 국민을 돌봐주신다고 믿고 있습니다. 과달루페 성모님은 ‘화해의 모후’, ‘희망의 모후’, ‘위로의 모후’, ‘토착화의 모후’, ‘사랑과 자비의 모후’ 등으로 불립니다. 성모님이 과달루페에 발현하실 때, 멕시코에서는 여러 이유로 낙태가 무분별하게 행해졌지만, 성모 발현 이후 낙태가 점점 사라졌습니다.
2) 프랑스 루르드의 성모발현
프랑스 루르드 성지의 마사비엘 동굴 안에서 솟아나오는 맑은 샘물을 7,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마셨고, 몸을 씻은 후에 병이 나았습니다. 교황청은 그 중에서 67건을 기적으로 인정했습니다. 14살 소녀 벨라뎃다는 1858년 2월 11일 - 7월 16일까지 마사비엘 동굴에서 당신을 ‘원죄 없는 잉태’라고 소개했던 ‘젊은 귀부인’을 18번 만났습니다. 그 부인은 벨라뎃다에게 “회개하여라. 죄인을 위해 기도하여라.”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교회의 가르침을 믿지 않고 교회를 떠나갔는데, 루르드 성모님은 환자들에게 치유의 기적을 베푸셨고, 신앙을 잃어가는 시대에 회개를 촉구하고, 신앙의 불꽃을 지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치유기적을 바라는 많은 사람이 루르드를 찾아갑니다. 저는 유학시절 포함해서 루르드에 30번 이상 갔었습니다.
(마지막 방문은 2019년 5월 산티아고 성지순례 완주 전후였습니다.)
3) 포르투갈 파티마의 성모발현
1차 세계대전 중이었던 1917년, 포르투갈의 작은 마을 파티마에 살던 7살 히야친타, 9살 프란치스코, 10살 루치아, 세 목동은 성모님을 목격했습니다. 파티마 성모님은 1917년 5월 13일부터 10월 13일까지 매월 13일 6회 나타나셨는데, 그분이 처음 나타난 5월 13일은 파티마 성모발현 기념일로 정해졌습니다.
(프란치스코와 히야친타는 스페인 독감으로 성모발현 1년 후에 죽었지만, 루시아는 2005년 2월 13일, 97세까지 갈멜수녀로 살다가 선종했습니다. 프란치스코와 히야친타는 1989년 5월 13일,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 의해 가경자가 되었고, 2000년 5월 13일에 시복되었습니다. 한편 루치아 수녀가 죽은 후, 당시 바티칸 신앙교리성 장관이었던 요셉 라칭거 추기경(훗날 베네딕도 16세)은 루시아 수녀의 독방을 봉쇄하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파티마의 세가자제 가지 비밀은 < ① 지옥에 대한 환시, ② 지옥으로부터 영혼들을 구해내고, 세계평화를 위한 회개의 방법과 하느님의 구원의 방법에 관한 성모님의 지시, ③ 교황과 다른 신자들의 죽음에 대한 환시 >입니다. 세 번째 비밀은 1917년 루시아가 문서로 작성해서 밀봉되자마자 교황청에 보내져 83년간 교황만 볼 수 있도록 허용된 채 사람들에게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수많은 주장이 생겨났습니다. 그러다가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2000년 5월 13일, 파티마로 가서 세 번째 비밀을 공개했습니다.
파티마 성모님은 “세계평화를 위해 매일 묵주기도를 바치고, 죄인을 위해 희생하며, 성모성심을 공경하라.”라고 당부하셨습니다. 특히 공산정권 때문에 고통 겪는 “러시아를 성모성심에게 봉헌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소비에트 연방이 1991년에 붕괴되고 러시아로 축소되었는데, 작년 2월에 아무 잘못 없는 평화로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여 수많은 사람을 죽이고, 아직도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정신 못 차리고 있습니다.)
3. 성모님은 우리 기도를 하느님께 전구하십니다. 천국과 지상을 연결하기 위해서 승천하신 성모님의 축일을 맞아, 천국에 들어갈 수 있도록 잘 사는지 그렇지 않은지 살펴보고, 성모님의 도움으로 신앙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