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평면 남안리 산골의 농민들을 대신하여 공재도가 콩섬을 소 등에 싣고 원주 문막으로 소금받이의 먼 길을 떠나는 데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자신에게 허물이 있는 줄을 모르는 공재도는 아들을 얻기 위해 아무런 허물이 없는 조강지처를 무시하고 소를 팔아 새로운 아내-원주 댁이라는 첩을 맞이하게 된다.
공재도의 첩(소와 맞바꾼 대장장이의 처)가 이 집안을 들어오면서부터 일어난 일과 그 주변 인물들로 엮어진 여러 이야기가 이 소설의 전반적인 내용이다. 삼대나 걸려 알뜰히 장만한 토지를 길이 길이 다스려가려면 아무래도 제 핏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자기 한 몸이 없어진 후 행여나 재산이 다른 사람 손으로 넘어가게 되어 선조의 무덤을 돌보는 자손도 없이 그 제사를 게을리 하게 된다면, 사람의 자식된 몸으로서 그보다 죄스러운 일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일정한 땅에 목숨을 박고 그곳을 다스리게 됨은 그것을 다음 대에 물려주자는 뜻이라는 것을 굳게 믿고 있었다.
이 단편은 특히 강원도 지방 고유명사가 많이 나와 지명을 맛보는 또 다른 맛이 숨어있다.
자식내기를 위해 그러나 자기가 성적인 불구라는 것은 까맣게 모른다. 빽빽히 둘러선 산을 돌아본다.
예전엔 고속도로도 없을 이곳에서 서울대를 갈 정도-.아버지는 면장을 했단다. 36세에 그는 생을 마쳤지만
그의 작품은 주옥같이 후세들이 마시며 그 때의 때묻지 않은 관습이나 민습들을 미루어 짐작한다.
평생을 장터로 떠돌아다니며 지낸 장돌뱅이 허생원은 조선달과 봉평장에서 다음 장터로
이동하는 중에 젊은 장꾼 동이를 만난다. 왠지 동이에게 정이 가는 허생원이 자세히 보니 동이는
자신과 같은 왼손잡이다. 아! 길을 걸으며 동이의 내력을 듣게 된 그는 동이가 옛날 분이와의 사이에서
낳은 자식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저런-.
그러나 동이에게 자신이 아버지라는 사실은 말하지 못하고 분이가 살고 있다는 마을을 찾아 떠난다.
메밀꽃은 늦가을에 추수한다. 주변에 춘천처럼 막국수집들이 여기저기 관광객들을 손짓한다. 가식이 적은 생가를
돌아보면서 느낌이 남다르다.
봉평장-.주변에 물어보니 2일과 7일이란다. 아! 춘천풍물시장과 같은 날 어쩜 소금같은 메밀꽃을 묘사했을까?
한편의 긴 서정시가 오히려 더 맞는 말이다. 작가도 결핵성 뇌막염으로 생을 마감했지만 그의 아내는 함경도
양반집 규수란다. 유진오씨와 막역지우란다. 시대적으로 이념의 덫에서 좌우를 돌아보기도 했겠지만
영어선생으로 문학에 전념했다고 한다.
곁에 문화해설사가 청하지도 않았는데 그림자처럼 동행하기에 선뜻 물었다. 그의 호 가산(可山)의 뜻은 무엇인가?
갑자기 물어서인지 고개를 갸우뚱하며 아직 정확한 설이 없다고 잘라 말한다. 서울대 축제때 쓴 것이 호가 되었다고 한다-.
예전에 있었던 돈(Done)또는 동이란 찻집이 단장을 하고 미소짓는다. 이슬비가 내리는 정원을 지나니 그의 좌상 조각이
곁에 자리를 마련하고 사진을 찍자고 한다.
당나귀 방울소리도 들리지 않고 빗소리가 조심스럽게 내리고 있었다. 탐스런 산협을 한입에 먹기 위해 책을 한권 샀다.
동이가 거붙한 허생원을 들쳐없고 개울을 건너는 삽화가 있는 새롭게 태어난 한국 현대 소설-. 칼라 삽화까지 곁들여 좋아
집에 와서 통닭뜯 듯 마구 먹어치웠다. 아! 소금구하려는 예전 사람들, 그래서 소금값이 금값일 때도 있었다는 말이 실감난다.
예로부터 그래서 생긴말이 염낭(鹽囊) -. 소금을 넣고 다닌 주머니를 뜻할 정도이다.
얼겹결에 다녀오긴 했어도 이번 5/29일 모처럼 돌아본 이효석문학관-.평창에서 태어나 경성제국대를 나와
영어선생을 하면서 주옥같은 글을 잉태한 가산 이효석작가는 우리 강원도의 또 하나의 보물이다.
얼핏 메밀꽃필 무렵, 낙엽을 태우면서 그리고 ㅎ 산협 한번 읽어주세요. 너무 재미있어요.ㅎㅎ
네 소금을 사러 두필의 소에 콩몇섬을 싣고 떠난 공재도 주인공이 올때 소한마리는
간곳이 없고 와-.소 등에 이쁜 원주댁을 태워오면서 ㅎㅎ(德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