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말 오래 전에 한국에서 봤었는데
넷플릭스에서 다시 봤네요.
1989년에 선보인 팬터지영화 Field of Dreams 꿈의 구장 .
30대 초반이었던 케빈 코스트너의 젊은 얼굴이 참 매력적입니다.^^+
영화는 케빈 코스트너가 연기한 '레이'가
자신의 옥수수 농장에서 목소리를 듣는 것으로 시작되지요.
If you build it, he will come.
아무리 둘러봐도 이 문장을 말하는 사람이 없고
다른 사람에게는 들리지 않는 소리입니다.
그에게만 들리는 소리.
드디어 그에게 무엇을 지어야하는지가 보여집니다.
야구장.
그가 우상처럼 받들었던
이미 세상을 떠난 오래 전 야구영웅 '조 잭슨'의 얼굴도 보이고...
아내와의 대화에서 그는
자신의 밋밋하고 아무것도 한 것없는 삶이
자신의 아버지와 같아지는 것같아 두렵다고 합니다.
정신나간 짓이겠지만 야구장을 짓고 싶어하는 거지요.
심은 옥수수들을 밀어부치고 말입니다.
아내 에이미가 그럽니다.
꼭 그래야겠다면 해야지.
드디어 그는 저축했던 돈을 모두 털어 야구장을 짓습니다.
그리고 어느 한 날,
그가 환상처럼 보았던 조 잭슨, 벌써 세상을 떠난 그가 그곳에 나타나고
그렇게 이미 고인이 된 다른 추억의 야구선수들도 나타나
그곳에서 공을 던지고 배트를 휘두르며 즐거워하다가
옥수수밭으로 사라지곤합니다.
하지만 야구장 면적에 해당하는 옥수수 수확이 줄어
농장을 잃을 수도 있는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고
그런 그에게 다시 목소리가 들립니다.
Ease his pain.
누군지 모르지만 그 누구의 고통을 덜어주라는 것.
'레이'는 그 대상이 유명했던 작가 '테렌스 맨'이라고 생각하며
거의 2000km를 자동차로 달려 그를 찾아내
간신히 그를 야구장에 데려갑니다.
야구 경기를 보던 중에
다시 들리는 목소리
Go the distance.
그러면서 또 한 명의 야구선수인 'Moonlight Graham 문라이트 그래햄'의 이름이 전광판에 보이지요.
다른 사람에게는 들리지 않고 보이지 않는 것들이 그에게는 아주 또렷하게 나타나는 겁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 목소리를 들은 사람이 '레이'만이 아니었음이 밝혀집니다.
'레이'가 거의 납치하다시피 야구장에 데려갔던 '테렌스 맨'도 들었던 것.
이제 두 사람은 또 먼 길을 운전해 '문라이트 그래햄'을 찾아가지만
그는 벌써 16년전에 세상을 떠나버렸음이 드러납니다.
그런 사실에 의아해하다가 혼자 밤 산책을 나선 '레이'
갑자기 바깥 풍경이 이상합니다.
오래 전에 재임했었던 대통령 얼굴이 든 벽보가 거리에 붙어있고
영화관에 올해의 유명영화라며 'God Father 대부'가 간판에 걸려있는 겁니다.
그래서 확인한, 거리에 주차된 구형 모델의 자동차 번호판에 있는 숫자...1972년이었습니다.
17년 전의 세상.
그리고 '레이'에게 저 앞에 우산을 짚고 길을 가는 노신사가 보입니다.
바로 '문라이트 그래햄'.
야구선수의 꿈을 목전에 두고는 야구를 그만 두고 의사가 된 사람.
이제 그 놓친 꿈을 이룰 곳이 있으니, 그가 사는 곳으로 가자고 '레이'는 권하지만
'그래햄'은 사양합니다.
하지만 '레이'가 '테렌스'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야구를 정말 좋아하는 젊은 청년 하나를 차에 태웠는데
그의 이름이 '아치 그래햄'이었습니다.
바로 '문 라이트 그래햄'의 젊은 모습.
집에 도착하자 '레이'가 만든 야구장이 부산합니다.
추억 속의 야구선수들이 돌아와 경기를 하고 있었던 것.
놀란 '테렌스'는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청년 '아치 그래햄'은
메이저 선수들의 초청을 받고 흥분해서 경기에 참가하기 위해 구장에 들어서고.
'레이'의 아내, '에이미'의 오빠가 그곳에 옵니다.
경매에 넘어가기 전에 자기 사업파트너에게 농장을 팔라는 겁니다.
그나마 돈을 조금은 건질 수 있기 위해서 말이지요.
그에게는 바로 눈 앞에 있는 유령들, 그 야구 전설인물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니 그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레이'가족들이 이상하고 어이없을 뿐이지요.
그런데 '레이'의 어린 딸 '캐런'이 그럽니다.
농장을 팔지 마세요.
사람들이 올 거예요. 야구를 보러.
어린 시절에 봤던 야구선수들을 보기 위해서.
완강하게 농장을 팔라고 말하는 처남
팔지 말라는 딸.
이제는 '테렌스'까지 나섭니다.
농장을 팔지 마라.
사람들이 올 거다.
돈이 들어올 거다.
드디어 레이가 선언합니다...안 판다.
기가 막혀하는 처남, 조카 '캐런'을 잡아 흔들었는데
'캐런'은 그만
높은 관중석에서 바닥으로 떨어져 의식을 잃고 맙니다.
놀래서 응급차를 부르려는 '캐런'의 엄마 '에이미'
그녀를 말리며 '레이'가
둘러서 있는 선수들 사이에서 젊은 '아치 그래햄'를 바라봅니다.
그는 야구 선수를 그만 둔 후에 의사가 되어 평생을 일했었으니 말입니다.
드디어 '아치 그래햄'이 다가옵니다.
하지만 이 세계와 다른 세계를 나누는 선처럼
자갈로 된 야구장 경계에서 멈칫 합니다.
그러다가 그가 손에 들었던 글러브가 땅에 떨어지고
'아치'의 운동화 신은 발이 그 자갈 경계를 넘자
그 운동화와 경기복 대신
구두와 양복바지가 보입니다.
그리고는 야구를 그만두고 평생 의사로 살았던 늙은 '문 라이트 그래햄'이
진료가방을 들고 성큼성큼 걸어 다가오다!
기절한 아이를 진맥하고 일으켜 앉힌 다음
등을 두드리자
'캐런'은 기침을 하며 기도를 막고 있던 소세지를 토해내고.
그 때서야
'레이'의 처남은 유령들을 보게 됩니다.
전설과 같은 야구선수들을 목격하다!
이제 그도
농장을 팔지 말라고 하지요. ㅎㅎ
경기를 마치고 옥수수밭으로 돌아가는 선수들,
작가 '테렌스'는 그 유령선수들의 초청을 받아 옥수수밭으로 들어가고
집으로 향하던 '레이'는
캐쳐가 얼굴에 쓰는 장비를 벗고있는 한 선수에게 눈이 꽂힙니다.
'레이'는 자신의 눈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그가 바로 '레이'의 아버지 '존',
아주 젊은 모습의 그의 아버지였기에!
'레이'...
세살 때 어머니가 죽고 아버지 손에 자랐는데
열 네살부터 아버지와 함께 야구 연습하는 것을 거부했고
17세에 아버지에게 모진 말을 하고는 집을 멀리 떠나 아버지가 죽을 때까지 다시 보지 않았습니다.
화해를 하지 못했던 아버지,
사과를 하지 못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건네지 못했던 아버지.
'레이'가 결혼한 여자, 며느리도 못보았고
손녀인 '캐런'도 못 본 아버지.
그 아버지를
다시
만나다.
그 아버지와 가깝게 대면한 '레이',
이제 아버지가 살아생전 전혀 만나보지 못했던 자신의 아내와 딸을
그에게 소개합니다.
그리고 묻습니다.
나랑 공 주고 받기 하실래요?
반갑게 응하는 아버지.
이제 '레이'는 그 젊은 아버지와
어렸을 때 했던 공 주고받기를 합니다.
감격어린 표정으로
미소를 지으며.
어두워진 경기장.
공을 주고 받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에이미'는 스위치를 올려 경기장의 불을 켜주고...
야구장이 환해지고
이제 헤드라이트를 켠 차들이 그곳에 오기 시작합니다.
끝이 보이지 않도록 꼬리를 이은 자동차들의
긴 행렬...
'레이'가 처음 들었던
If you build it, he will come.에서
'he'는
바로 그의 아버지였습니다.
야구장을 지으면
아버지가 올 거라는 말이었던 것.
다음에 들은
Ease his pain.에서
his도
아버지에게 속한 것을 가르켰고.
아들과 멀어진 아버지,
아들을 보지 못하고
살아야 했고
죽어야 했던 아버지의
고통, 상처를
덜어주라고 했던 목소리.
그것은 또한 '레이'자신의 고통이고 상처이기도 했구요.
이제 야구장을 지음으로
아버지를 다시 만나게 되고
서로가 그 상처를 어루만지게 되다.
마음의 고통을 덜게 되다...
얼마나 아름다운 이야기인지 모릅니다.
너무 아름다워
가슴이 벅차오르며
눈물까지 솟게하는 이야기.
환상적인, 지어낸 이야기이지요. 그래서 팬터지 영화.
그런데 이 지어낸 이야기 속에 진실이 있음을 발견합니다.
우선
자신만이 듣는 소리가 있고
자신만이 보는 것들이 있다는 것.
귀가 아니라 마음으로 듣는 소리
눈이 아니라 마음으로 보는 것들이 있다...
예외가 없다는 생각을 하네요.
누구나 그런 것들을 갖고 있다고.
누구나 자는 동안 꿈을 꾸듯
누구나 마음 속에 등장하는 이미지와 소리들이 있다.
그것에 어떻게 대처하는가가
다르군요.
어떤 사람들은 그런 내부의 소리와 보여짐을
많이
무시하고 살고
어떤 사람은 그럴 수 없어 그 보여짐과 들림을
많이
따르구요.
아무튼
그런 고유한 메세지들이 모든 이들에게 있다는 겁니다.
다음으로는
그런 메세지들이
한 번에 모두 들리고 보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네요.
어느 단계를 따르고 나야
그 다음이
보이고 들리는 것.
차례차례 전해지는 메세지들...
반응이 따르지 않을 때는
멈추고 침묵하는 메세지들입니다.
때가 될 때까지.
새로운 기회, 그런 계기를 만날 수도 있다는 것도 생각합니다.
영화 속에서 '레이'가 아버지를 다시 만나봤듯이
펜을 꺾고 글 쓰기를 중단했던 작가 '테렌스 맨'이
다시 펜을 잡듯이
죽어버린 불꽃이
다시 피어오를 수도 있다...
때가 있는 거지요.
헤어질 때가 있고
만날 때가 있고
침묵할 때가 있고
말할 때가 있는 것.
은둔할 때가 있고
은둔을 멈출 때가 있고...
그런 때가 있고
그런 때의 변화를 가져오는
어떤 계기를
만날 때가 있다.
가슴 속에서 솟아오르는 무엇을 따르는 것
이 영화 처럼
자신에게만 들리고 보이는 무엇을 따르는 것에는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도 떠올립니다.
'레이'가 그 목소리를 따라 야구장을 짓느라고
가진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처하는 것처럼 말이지요.
위기를 경험하다.
하지만 그런 위기를 감수하지 않으면
감격이 넘쳐날만한 무엇이
이루어지지 않지요.
안전을 추구하는 삶은 조용하기는 하지만
또한 밋밋하고 지루한 것.
눈이 반짝반짝해지고
입이 절로 벌어지며
눈물까지 솟구칠만한 감격은
그런 삶에서 얻어지지 않는다.
위기를 감수하는 모험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이
생기와 감격이 넘치는 삶이기에.
이 영화에서 참으로 부러운 한 가지가 있습니다.
정말 환상적인 팀인 '레이'와 '에이미'...이 커플.
'에이미'처럼
정말 현명하면서 협조적인 배우자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해야할 일은 하라'고 말해주는 파트너.
말도 안되는 꿈을 쫒는 배우자가 떠나는 여정을 위해 짐 싸는 일을 도와주는 사람.
같은 꿈을 꿀 수 있는 사람
용감하고 지혜로운 사람
필요한 때 적절한 조언을 주는 사람
믿어주는 사람...그런 파트너.
어쩌면 영화 속에서나 있을지 모르는 파트너...참 좋아보이는데...^^
영화처럼 다시 한 번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면 또 얼마나 좋을까요?
잡을 듯하다가 놓쳐버린 꿈을 다시 이룰 기회
미쳐 못한 사과를 하고 화해를 할 기회
떠나간 그리운 얼굴들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
같이 하고 싶었던 일을 다시 할 수 있는 기회...
이 영화에서 아직 어린 소녀 '캐런'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아빠가 지었지만 텅 비어있던 야구장에
맨 처음 '조 잭슨'이 나타났을 때 '캐런'이 가장 먼저 발견했거든요.
여러명의 야구 전설들이 그곳에 등장했을 때도
'캐런'이 그것을 아빠에게 알려주었구요.
농장을 팔지 말라고 말한 것도 어린 '캐런'이었습니다.
누구나 '어린이'였던 시절이 있기에
어린 시절에 보던 사람들을 보기 위해
젊은 시절에 보던 경기를 보기 위해
사람들이 그곳에 올 것이라고 말한 것도 '캐런'.
사실 그런 '어린' 소녀가 있을 수 있을까요?
고개가 저어지긴 하는데...
아무튼 그런 사람이 있기는 있단 말입니다.
남들보다 먼저 보는 사람
남들이 생각지 못하는 것을 먼저 생각해내는 사람.
그런 사람이 있다...
영화 속에서 '천국이 있느냐'는 '레이'의 질문에
아버지가 이렇게 대답하네요.
있지.
꿈이 이루어지는 곳이 천국이란다.
'레이'가 농장 한 켠을 밀어부치고 지은 것이 바로
야구선수들의 꿈을 이루는 곳이었지요.
관중들의 꿈도 이루고
자기 자신의 꿈도 이루고 말입니다.
꿈을 잃은 사람들에게
꿈을 되살리는 곳이기도 하고.
그는 바로 '천국'을 만든 것이었네요.
살면서
삶의 한 켠에
이런 곳을 만들면 좋겠다 싶습니다.
누군가의 꿈을 이뤄주고
누군가가 잃은 꿈을 되살리게 해주고
나 자신의 꿈 또한 이루는
그 무엇을
두다.
만들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인가는 잃어야 하겠구나.
하지만,
잃더라도
그 손실을 감수할 만한 것이 아닐까?
천국만큼 값진 것이 없을테니 말입니다.
죽어서 가는 천국이 아닌
살어서 경험하는 천국.
참...
이렇게 여러가지 생각을 불러내는 영화입니다.
감동해서
가슴이 울컥하고
눈물도 지어지는 영화.
오랫만에 보니
참 마음이 푸근해집니다.
잊었던 친구를 만난 듯...
그리고 돌아봅니다.
나는
무슨 소리를 들었던가?
무엇을 보았던가?
그리고 그것을
얼마나 따라왔는가?
그것을 위해
무엇을 잃었는가?
그것 때문에
무엇을 얻었는가?
......
눈을 감고
잠깐
숨을 멈춰봅니다...
|
|

첫댓글 어제 다시 이 영화를 보고 이전에 썼던 글을 손보며 다시 썼네요.
다시 올리구요.
다시 봐도 역시 좋은 영화...
글을 쓴 작가가 참으로 존경스러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