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로 참고 하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
- 053 + 100, 세번째 콜의 기억 -
* 방이동 신성센터에서 4주간의 교육을 종료하고 입사첫날,
드디어 실전에 투입되어 전화를 받는다는 생각에
설레임반, 두려움반으로 출근을 했습니다.
팀장님이 오전에는 전산수업, 오후부터 콜을 받는다구 하셨습니다.
오전 전산수업이 끝나고 (그렇게 집중해서 수업듣긴 실로 간만이였죠)
점심시간,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로
식사를 마치고 드디어 내 생애 첫콜을 받기 카운트다운 1분전.
그때의 그 느낌~
좀 예전 기억의 저편을 더듬자면 순진한 어린시절
맘에 드는 이성에게 데이트를 신청했을때의 떨림,
몇년전 피시방을 창업하고 개업첫날 첫손님을 기다리는 그떨림~
보다 더 심장은 두근두근쿵쿵이였습니다.
(( 첫콜받으면 그동안 배웠던거 하나두 기억안나고 머리가 백짓장처럼
된다던데 나도 그러면 어떻하지? ㅠㅠ))
((요금호만 받는다는데 제발 간단한 요금문의만 걸려라
신규나 이전 걸리면 나 심장마비로 쓰러진다.. ㅠㅠ))
(( 왜하필 첫멘트는 사랑합니다 고객님이냐..남자가 하기 진짜 닭살이다 ㅠㅠ))
등등.. 나도 한순간에 참 여러생각을 떠올릴수 있구나 세삼 느꼈습니다.
드디어 첫 콜을 알리는 벨 소리, 따르르르르르~~
나 : 사랑합니다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역시 어색한 낮은 톤의 음성, 내 목소리에 내가 놀라면서 드디어 상담시작~
고객님 : 요금납부좀 하게 계좌하나 불러주쇼~
((아싸~ 요거는 아는거다~~ 에헤라디야~~))
전 자신있게 대답했죠
나 : 넵!! 고객님 메모 가능하십니까 !!!
아주 소리를 버럭질렀습니다.
걱정 끝에 찾아오는 안도감과 자신감의 표출이였습니다.
전화번호와 신상정보 탐색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계좌를 불러주고 나서야 이 번호가 그번호인가 탐색했죠.
계좌번호를 불러주고 첫콜 종료,
플러스멘트나 맺음말.... 당연히 안했습니다... 아니 생각치도 못했습니다.
" 감사합니다 !!!"
마치 식당의 종업원처럼 소리한번 지른 게 전부 였죠.
VOC를 기입하고 주변을 돌아보았습니다..
제 앞에 펼쳐진 광경은...완전 '태극기 휘날리며'의 전투씬을 방불케 했습니다.
우리기수 팀원들 전부 통신병처럼 헤드셋을 낀채로 자리에 일어나 있었고,
얼굴들은 사색이 였으며, 구원병을 요청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팀장님들은 마치 전투지휘를 하듯
동에번쩍 서에번쩍 뛰어다니느라 난리였습니다.
전부들 굉장히 날렵하시더군요.
전 그런 광경을 마치 하늘에서 신이 미천한 인간들을 바라보듯,
무지하게 거만한 자세로 으쓱거리며 보고 있었습니다.
((뭐가 어렵다고 난리들이야.. 엄청 쉽구만..후후.. 기고만장))
아주 말도 안되는 혼자만의 자신감이 충만했습니다.
그리고 두번째 콜..
고객님 : 이번달 요금이 얼마 나왔나요 ??
(( 에헤라디야~~ 이건 더 쉽네~~ 얼쑤구리~~))
역시 큰소리로 요금을 안내하고, 이번엔 4천만의 플러스멘트인
" 행복한 하루되세요 ~~" 까지 했습니다.
단 두콜만에 점점 발전하는 나의 모습을 보며,
혼자 대견해하고 으쓱거리며, 착각속의 자신감은
굴뚝이 하늘을 찌르듯 높아져만 갔습니다.
역시 주위를 돌아보니 계속 전쟁이 한창중(?)인 상황,
혼자 미소를 머금고 자신있게 세번째 콜을 받았습니다.
그 세번째 콜이 저의
아름답고, 앙증맞았던 뻔뻔한 자신감에 마침표를 찍어주었습니다.
그렇다고 어려운 내용의 문의도 아니였습니다.
아주 간단한, 그렇기에 저를 더욱더 처참하고,
부끄럽게 만든 내용이였습니다.
나 : 사랑합니다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
고객님 : 여기 대구인데요 대구 XXX동에서 제일 가까운
전화국 위치하고 전화번호좀 알려줘요.
순간.. 전혀 예상치못한 문의에 머리는 백지장이 됐습니다.
정말 그랬습니다.
나: 대...대..대구요 고객님 ??
고객님 : 네 대구 XXX동이요. 급해요 지금!!!
전 일단 위기를 모면해야겠다는 생각에 모기만한 소리로 …
나: 저..고객님 죄송합니다만 대구는 서울과 거리가 멀어서
검색하는데 시간이 좀 걸릴것같습니다. 제가 알아보고 다시 전화드릴께요..
다시 전화드려도 되겠습니까? 의 양해표현도 아니고,
일방적인 명령(?)이었습니다.
다행히 고객님은 그럼 빨리 연락달라고 하면서 끊었습니다.
전화를 끊고 저는 주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전투에 용감히 참가했습니다.
'팀장님!!!!!!!!!!!'
절실하게 구원을 요청했고, 뛰어다니던 팀장님은 제앞에 멈췄습니다
'고객님이 대구 XXX동 전화국좀 알려달라는데요???'
팀장님 : 아 그거 우리쪽에서 확인 어려우니깐 대구에 전화해서 물어봐요
053 100번 누르면 되요.
그리곤 곧바로 다른 병사를 구원하러 가셨습니다.
(( 아.. 그런거구나.. 고객님도 참..대구로 전화하지 왜 여기로했어..
암튼 '국번없이 100번' 홍보문구가 문제야 문제..))
이런생각을 하면서 저는 전화버튼을 눌렀지만
이것이 치명적인 실수의 시작이였습니다.
053의 100을 누른게 아니라 100의 053을 눌러버린것 입니다.
그때 100의 053으로 잘못들었는지, 아니면 긴장탓에 실수로 그랬는지
기억은 나질않습니다.
아뭏튼 저는 100의 053이 대구고객센터라고 굳게믿고
100053을 차례대로 눌렀습니다.
따르르르르~~~ ' 네 사랑합니다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
전 그상담원이 대구고객센터 상담원이라고 굳게 믿었습니다.
설마 우리건물의 다른층, 아니, 같은층일수도 있는 상담원 이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나 : 아네 수고하십니다. 대구 XXX동 전화국 전화번호좀 알려주시겠어요?
상담원: (.....) ..침묵....
상담원도 무지하게 황당했나봅니다. 저라도 황당했을겁니다.
같은 상담원이 100번 누르고 들어와서 대구 전화국 번호를 알려달라니..
애는 도대체 모하는 애인가 생각했겠죠..
저는 왜 대답이 없나.. 검색하고 잇나.. 생각하면서 상담원을 재촉했습니다.
나: 여보세요 ?
상담원 : 저...그거는 대구고객센터에 물어보셔야 하는데요..
나 : 잉 ??? 거기가 대구센터 아니에요 ??
상담원 : (....) 여기 선릉센타인데요..
나 : 엇.. 죄송합니다. 잘못눌렀네요..
하면서 저는 전화를 확 끊어버렸습니다.
순간 엄청 놀랐습니다..
여기서 저의 실수가 끝났으면 사태는 수습됐을것입니다.
하지만 신은 말도안되는 자신감에 차있던 저를 아주 철저히
시련에 들게했습니다.
실수를 한번하고 나니 머리속은 새하얗게되고 정말 아무생각도 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실수는 일파만파 커져만 갔습니다.
제가 번호를 잘못눌럿다는 생각은 미처 못하고,
오히려 ((아씨.. 전화버튼이 고장났나.. 대구가 053 아닌가 왜 선릉으로 걸리지..))
혼자 엄청난 착각에 투덜거리며 다시한번 버튼을 눌렀습니다.
역시...100053을 또 눌렀습니다.
상담원 : 무엇을 도와드릴가요?
나 : 수고하십니다. 대구 XXX동 전화국 번호좀 알려주세요
상담원 : (......) 침묵
나 : ((아씨 왜 또 침묵이야)) 여보세요 ?
상담원 : 대구는 저도 몰라요.. 053에 100누르고 대구센터에 물어보세요.
이번엔 제가 침묵했습니다.. 머리를 망치로 한대 맞은듯했습니다.
(( 아 ..그렇구나.. 지역번호 053먼저 눌러야지..100번 먼저 눌럿구나..))
뒤늦게서야..그것도 수습할수 없을정도로 뒤늦게서야 깨달은것입니다
두번이나..바보같이..
순간 저는 부끄러움에 얼굴이 빨개졌습니다.
이번엔 상담원이 저를 재촉했습니다
상담원 : 여보세요?
나 : 으악~~~ 죄송합니다..제가 처음이라서 잘 몰랐어요 정말 죄송합니다 ㅠㅠㅠㅠㅠㅠ
무릎꿇고 아주 싹싹 빌었습니다.
상담원은 황당해서인지, 속으로 웃고 있는건지 아무말 없었습니다.
전 다시한번 '수고하세요'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단 세번째 콜만에, 그것도 두차례에 걸쳐 아주 말도안되는 실수를 저질러 버렸습니다.
정말 부끄러워서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었습니다.
주변에서 들리는 치열한 전투소리는 하나도 안들리고
저는 한없이 깊은 나락으로 빠졌습니다.
멍하니 있기를 5분,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고객한테 빨리 알려줘야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번엔 정확히 053100을 눌렀습니다.
상담원 : 사랑합니다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가요?
나 : 저..거기 혹시 대구고객센터 아닌가요?
상담원 : 네 맞습니다~
나 : 선릉아니죠? 대구맞죠?
상담원 : 네 맞습니다~~
재차 확인하고 전화국번호를 알아내고, 고객한테 전화해서 알려주고..
처리완료는 했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얼굴은 빨개졌습니다.
다음 전화받기가 무서워졌습니다.
(( 아 이런것이 신규의 실수구나..ㅠㅠ 근데 너무 말도안되는 실수였다 ㅠㅠ
소문나면 어떻하지 ㅠㅠ))
시간이 지나자 슬슬 부끄러움보다 소문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아니다다를까.. 금세 팀장님이 저를 불렀습니다.
팀장님 귀에 들어간것같습니다.
팀장님 : 충기씨!! 모르는거 있으면 나한테 물어봐야지
같은 상담원한테 전화걸어서 물어보면 어떻해요!!!!!!!!!!!!
절대로 변명의 여지는 없었습니다..있을리가 없죠..
죄인이 뭐 할말이 있겠습니까..
나 : 죄..죄송합니다.. 번호를 잘못눌러서 그만..
팀장님 : (......)
제가 짧은순간 여러사람을 침묵하게 만들었습니다.
한번 자신감이 상실되자 그다음 전화부터 저는
가장 활발하고 용맹스런 전투원(?)이 됐습니다.
전화 받을 때마다 팀장님 불러서 묻고 또 묻고 확인하고....
아주 기나긴 하루였습니다.
지금은 꽤 시간이 흘렀지만 그때의 말도안되는 실수에 대한
부끄러움은 생생히 기억합니다. 영원히 잊지 못할겁니다.
그런 부끄러운 실수속에서 제가 느낀것이 있다면 이겁니다.
KT에는 무수히 많은 상품이 있습니다.
비록 근무를 오래한 기존상담원분들이라도 익숙하지 않은,
잘모르는 상품도 있습니다.
기존과 신규의 차이는 얼마나 많은 상품을 알고 모르느냐의 차이보다는,
모르는것이 나왔을때, 여러가지 예상치못한 상황에서의
유연한 대처방법에 잇는듯합니다.
제가 저지른 실수도 어려운 문의였기에 한 실수는 아니였습니다.
단지 예상치못한 처음받는 문의였기에 당황한것이
돌이킬수없는, 말도 안되는 실수를 한것입니다.
비록 지금의 저는 모르는것도 많고 아직 상담도 매끄럽지 못합니다.
그러나 참고 열심히 하다보면 적어도 이런 황당한 실수는 안할것이고
더욱이 기존상담원분들과 같이 화려한 스킬(?)을 구사할 날이
저한테도 올것이라고 굳게 믿고 열심히 근무할 생각입니다.
출처 http://cafe.naver.com/freecs/7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