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역잡아함경_207. 문타 범지,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끊다
그때 존자 아난이 구섬미국(拘睒彌國)의 구사라(瞿師羅) 동산에 있었다.
당시 문타(聞陀)라는 범지(梵志)가 있었는데, 그는 아난의 처소에 와서 문안하기를 마치고 한쪽에 앉아서 이러한 말을 하였다.
“당신은 무슨 일로 저 사문 구담의 법에서 출가하여 도를 배웁니까?”
아난이 대답하였다.
“나는 이제 악을 끊고 선(善)을 낳고 싶으니, 이 때문에 부처님 법에서 출가하여 도를 배웁니다.”
범지가 또 말하였다.
“어떠한 악을 끊습니까?”
아난이 대답하였다.
“나는 지금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끊어 없애고 싶습니다.”
범지가 다시 말하였다.
“당신들도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끊어 없애는 것을 알고 있습니까?”
아난이 대답하였다.
“부처님 법에서는 그와 같은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 끊는 법이 있어서 몸과 마음을 금하고 다스립니다.”
범지가 또 말하였다.
“그와 같은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어떤 허물이 있기에 당신들의 법에서 금하고 다스립니까?”
아난이 대답하였다.
“애욕에 물들고 집착하면 괴로움을 낳게 되어서 현재 세상에 나쁜 법이 더 늘어나게 하고, 근심과 슬픔과 괴로움이 그것으로 말미암아 생기며, 미래 세상에서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성냄과 어리석음에 집착하면 능히 자기의 마음을 무너뜨리고 또한 남의 마음까지 무너뜨려서 나와 남이 함께 괴롭게 되며, 현재 세상에 온갖 악만 늘어나게 할 뿐 아니라 미래 세상에서도 마찬가지라서 온갖 악만 늘어나게 합니다.
또 탐욕에 물들고 집착하면 능히 중생들로 하여금 지혜의 눈을 멀게 하나니, 탐욕의 그 인연이 지혜를 미약하게 만들어서 온갖 착함을 줄어들게 하고, 열반에 나아가지 못하게 하고, 3명(明)과 6신통(神通)을 얻지 못하게 하고, 보리(菩提)의 도를 떠나게 만듭니다.
탐욕처럼 성냄과 어리석음도 마찬가지니, 우리들은 이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에 대하여 그와 같은 허물이 있는 것을 보기 때문에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금하고 끊습니다.”
범지가 다시 물었다.
“다시 어떤 도를 닦고 늘려야만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끊을 수 있습니까?”
아난이 대답하였다.
“여덟 가지 거룩한 도가 있나니, 이른바 바른 소견과 바른 말과 바른 행위와 바른 생활과 바른 노력과 바른 선정과 바른 기억과 바른 생각입니다.
이 여덟 가지로써 능히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끊고 열반에 나아갑니다.”
범지가 또 말하였다.
“그와 같은 도야말로 아주 좋은 법이니, 그를 닦고 늘리면 능히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끊겠습니다.
아난이여! 나는 지금 볼일이 아주 많아서 돌아갈까 합니다.”
아난이 그에게 말하였다.
“마땅히 알아서 하시오.”
범지는 아난이 말하는 것을 듣고 기뻐하면서 떠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