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디바비디부!(신유진, 그라시아, 국악인)
‘생각만 하면 생각대로, 비비디바비디부!’
디즈니 애니메이션 ‘신데렐라’에서 요정이 신데렐라를 파티에 참석할 수 있게 도와주며 부르는 노래 가사의 한 소절입니다. 우리의 삶이 이 가사처럼만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아마 많은 분이 공감하실 겁니다. 그런데 영화 속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인 것 같지만, 저는 신앙의 힘으로 이것이 실현되는 것을 경험합니다. 단, 온전히 나를 주님께 맡기며 그분께서 나를 통해 일하실 때, 내가 곧 하느님과 같은 뜻을 가질 수 있게 되었을 때 그렇습니다.
저는 판소리를 전공하게 된 이후로 제 목소리를 통해 하느님 영광이 드러날 수 있길 항상 기도해 왔습니다. 사랑하는 모든 자녀에게 달란트를 주시는 주님께서 저에게는 ‘목소리’라는 선물을 주신 것이 감사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국악 미사나 신자분들을 위한 성당 음악회에서 노래 봉헌을 하는 것, 가톨릭평화방송의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제 이야기와 목소리를 들려 드리는 것 또한 그 기도의 실천이라 생각했습니다. 이런 저의 마음이 그분께 닿은 것일까요? 주님께서는 제가 그동안 꿈꿔 온 다양한 무대에서 오늘도 노래할 수 있게 해주십니다. 내일도 그렇게 해주시리라 믿습니다.
늘 하느님께서 나를 통해 일하실 수 있게 해야겠다는 기도를 하다 보니 어떤 일이 잘 성사되지 않았을 때, ‘내가 그분 뜻에서 무엇을 벗어났는가? 이번 일에는 어떤 교훈을 주시려 했을까?’라고 되뇌며, 감정이 앞서기보다는 나를 돌아보며 곰곰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대부분 하느님과 멀어져 제 의지와 욕심대로 살아가려 했을 때 속상함과 좌절감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이러한 아픔 또한 제가 이겨낼 수 있을 만큼 허락하셨습니다.
하루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통도 기쁨도 적절히 분배하시고, 간절한 기도를 나에게 가장 알맞은 때에 들어주시는 분이 곁에 계시니 참으로 든든하다.’
그러니 저는 앞으로 저의 길을 주님께 맡겨드리며 그분의 겸손한 도구가 되고 싶습니다. 하느님께서 저를 도구로 기쁘게 써주실 때, 그리하여 저의 뜻이 그분의 뜻과 같아질 때, 저는 또 ‘생각만 하면 생각대로 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겠죠.
지금 글을 쓰는 이 순간도 하느님께서 저를 통해 어떤 말씀을 하고 싶으신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며 한마디씩 써 내려갑니다. 이 글이 곧 저의 작은 기도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분명 이 기도도 주님께서 기쁘게 받아주시겠지요? 비비디바비디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