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에 텔레비젼에서 하던 만화영화중 마루치 아라치라는 태권만화가 있었다. 어린 소년소녀지만 정의를 위해서 싸우고 태권도 무공도 보통이 아니어서 흐르는 냇물에서 맨손으로 물고기를 잡는 장면이 나오고 또 항상 태권도복을 입고 있는 모습이 지금도 머릿속에 남아있다. 한 30살이 되면서 부터 항상 태권도가 배우고 싶었다. 어떨때냐하면 육체적으로 약해서 뭐라표현해야하나 암튼 약하거나 맞을까봐 할얘기 못하기 싫어서였다. 이렇게 쓰면 우리 남편이 의심스러운 분들이 계실지 모르나 다행히도 이사람은 평화주의자다. 그런데 사회생활을 하면서 좀 무지막지하게 자신이 남자라는 이유로 또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되지도 않을 얘기를 떠벌린다든지, 추근댄다든지 암튼 때려주고 싶은 사람들과 할 수 없이 상대해야 할때 마루치 아라치 처럼 무공이 출중해서 알아듣게 버릇을 고쳐주고 싶을 때가 있다. 아 오늘 왜이리 얘기가 안풀릴까. 내가 잘났다거나 그런것이 아니라 적어도 옳지 않은 것을 위협때문에 옳지 않다고 얘기 못하고 싶지 않았다. 뭐 이런 이유로 태권도를 배우고 싶었는데 막상 잘 실현이 되지 않았다. 시간이 없다는 핑게와 아이들이 다니는 학원이라 시간대도 잘 맞지 않았었다. 그런데 드디어 나에게 기회가 온 것이다. 우리 딸들이 다니는 태권도 학원에서 오후 9-10시까지 어머니 태권도 교실을 연다는 것이다. 그것도 꽁짜로--- 음하하하하 !!!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구나. 그래서 얼른 도복 사고 이제 열흘이 다 되어간다. 첫날은 좀 어색했었다. 하필 시작하는 첫날 비가 억수같이 내렸다. 그래서 가면서도 "나혼자 온것 아냐 이거" 하면서 사실 학원 앞에 8시 40분까지 갔는데 쑥스러워서 20분간 빙빙 돌았다. 심지어 하얀띠를 매고 입은 도복이 어색해서 그 위에 두꺼운 외투까지 입고 말이다. 그런데 그 비에 아줌마들이 16명이나 와 있었다. 그리고 사범님의 진지함이 어느새 우리들에게도 전염이 되어서 정말 특공무술단 처럼 열심히 하게 되었다. 이제 태극 1장 10가지 동작까지 배웠다. 태극 1장은 18동작이란다. 팔을 신경쓰면 다리가 후들거리고 앞차기를 하면서 히프를 넣으라고 그렇게 말씀하셔도 엉덩이는 뒤로 한참 빠져있고, 오랜만에 매트위를 앞구르기를 하면서 몸을 풀때 떨어지는 구슬땀이 너무 행복한 하루하루다. 운동한 다음날을 다리가 떨려서 강의하면서 계속 힘들었는데 지금은 그 시간이 기다려질 정도이다. 오늘은 그 어머니 태권도 교실의 사진을 찍는 날이란다. 앞으로 계속 열심히 하면 물뜨러 하천조사 나가면 물고기를 그냥 잡을 수 있을려나!!!!
첫댓글 기합은 잘 넣으실거 같은데...물고기까진(알아서들도망갈꺼같네요..ㅋㅋ) 넘무리하지 마시구요...암튼, 담에뵈면 한수뵈워야겠슴다...^^...
내년 춘천여성문화제에서는 어머니 태권도단 시범으로 초청하겠습니다. 정말 기대되네요. 열심히 하세요. 화이팅!
저희 동네에도 어머니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모 사설관장에서 실비로 제공하고 있는데 한 번 문 좀 두들겨 봐야 겠네요. 저 살 빼야 하거든요. 근데 살이 좀 빠질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