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리움은 정처가 없다
최영조 화백, 시인 시 제목에 부쳐
제 부1 부 그리움의 자리
늘 그대가 있었네
외롭고 슬프고 이쁠 때
들국화 향기 품으며
때론 부평초 같은 마음에 꿈을 꾸며
강물 흐르는 둑에서 피리를 불었다.
귀뚜라미 귀뚤 귀뚤 노래 부르는 밤에
짙은 그리움이 자리하고 있었네
해 질 무렵 봄날의 개나리꽃을 그리며
비 오는 날 노을이 안 보여도
사랑을 그리며 솔바람 맞으며
하늘길같이 넓은 길을 너에게 가는 길을 알았다
눈꽃이 아름답게 필때도
세월을 딛고 백일홍을 심어며
보고 싶다는 그림자를 그리며 사노라면
아름다운 꽃은 봄에 피어나는 것을
가을 갈대숲을 걸어며
새들이 노래 하는
건널목을 넘어 그리움의 자리를 찾아갔다.
제2부 돌아가는 길
생각한다
생각하다 또 하루가 간다.
생사는 나이테와 같은 것 지구를 만든다.
떠날 때는 말없이 돛배를 타는가?
가을비가 내리기 전
연꽃은 만발하여 여름을 만들고
동백은 코스모스를 피우기 위해 봄에 피는 가를
거울을 보고 있노라면 날은 저물고
시간이 흘러 바람에 꽃잎은 떨어지고
바람 새는 휘파람을 분다.
언젠가는 기억이 나겠지만
비애에 낙엽이 지고
시간의 바다에서 이별인 것을 알아
가을 끝에 창가에 서서 떨어져 뒹구는
낙엽을 바라본다.
제 3부 그대가 있었네
진한 사랑에 동백꽃이 피면 냉이꽃도 피며
별은 미끄러져 늪에 빠지지 않더래도
복사꽃은 핀다.
물결이 출렁이는 등대는
외롭게 너를 생각 하면서
안개꽃을 피우며 당신한테 간다.
꿈꾸다 깨어난 날
밤과 낮은음과 양인 것을
안개가 산마루에 맴돌면
너를 향해 나는 간다. 어디 있니
사랑은 꿈길에 맴돌 때도 있는데
구름 여행을 하며 바위에 앉아
기러기 나는 그곳 하늘엔
흰 구름이 아름다운 뜰을 만들어 그 속에 그대 있었네
해바라기 피는 가을엔
그대와 해변을 거닐고 싶다.
제 4부 화실의 사계
정류장에서 간이역으로 가
아 트리에서 글을 쓴다
그림의 바다를 보며 아름다운 너를 그린다.
장미꽃보다 고운 너를 그린다.
바다 건너 건너
에펠탑은 프랑스에서 솟아오르고
루브르 박물관에서 모나리자가 미소를 머금고
오늘도 세월을 만들고 있구나
센강에 흐르는 물은 파리의 거리를 씻어 흐르고
몽마르트르 언덕엔 화가들이 숨을 쉬고 있는데
로마에서 바티칸 궁전 미카란제로의 강의를 들었다.
갓바위 약사여래불에 기도를하며
갓바위 가는 길이 험난하더래도
한 번쯤 가서 기도해 보란다.
토함산 시월 밭엔 불국사와 석굴암을 가꾸고
연잎에 맺힌 물은 밤에 은하수를 만드느냐
그림의 늪에서
너의 모습에 빠져 생각에 잠겼다.
문득 돌아서면 나무가 되어
그림 속에 가둔 사랑을 동경 해 본다.
제 5부 아내의 잠
까치집 짓는 가을 추억 새로운데
아내를 맞이하여 까치집을 짓는다
한세상 살다가 누구나 가는길
아내의 잠자는 모습을 보며
아낌없이 사랑하고 아껴야 하겠다고 마음 다짐하며
울타리 안에서 아내 옆에 늘 있고 싶다
병실에 있을 땐 더욱 안타까웠다.
어느 날 아내의 편지를 받고
별처럼 달처럼 그보다 더 귀한 아내임을
가족이 병실을 찾아왔을 땐 가을이 곱게 물들었다
식구들이 있어 행복하고 느티나무가 있어 덤듬 하구나
귀거래사가 있어 바위에 꽃이 피고
모닥불을 피어 추위를 녹이면
질경이꽃들이 당신의 등대가 된다.
어느 날 문득 하늘을 바라보면 간절한 생각이 절로 난다.
하늘 따라 달을 따라 봄 한나절 내 사랑 그리워하며
바로 너였다고
사랑의 전화를 걸어 본다.
제 6 부 하늘 그물
돌 하나 주워 너에게 던져 본다
당신이 사람 사는 세상에서
지고 또 지고 하는 일 내 몫이랄까
나에게 쓰는 편지는
풀잎의 영롱한 눈빛이 빛날때 쓰다오
고목나무에 매미가 노래를 부를때 오후의 한때 인것을
기러기가 기지개를 켜며 하늘을 나를 땐
초승달이 밤이슬을 내리게 하누나
네가 있어 손잡고 계단을 오를 땐
갈매기의 꿈을 꾼다.
망초는 들길 건너
소나무 그늘에 나무처럼 서 있어
뻐꾸기는 뻐꾹 민들레꽃을 피우느냐.
최영조 서양화 대가.
시인님!
내 그리움은 정처가 없다.
아름다운 삶을 그린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00년 7월28 일 아침에 정석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