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자료 : 『한살림 생산력론 서설』, 한살림 생산력의 전환과 성숙을 위한 연결의 지도
조 성기(원주 전이사장)
왜 지금 한살림은 전환과 성숙을 이야기하는가?
지난 50년 동안 한살림은 수많은 변화를 이루어 왔다. 생명운동으로 출발한 작은 공동체는 전국적인 생활협동조합으로 성장하였고, 생산자와 조합원, 실무자가 함께 우리 사회에 새로운 생명의 가치를 확산시켜 왔다.
오늘 한살림이 마주한 질문은 단순히 "어떻게 다시 성장할 것인가?"가 아니다. 어떻게 전환하고, 어떻게 성숙할 것인가? 이것이 지금 한살림이 마주한 가장 근본적인 질문이다.
전환은 새로운 사업 몇 가지를 시작한다고 이루어지지 않는다. 성숙 역시 과거를 부정하는 데서 시작되지 않는다. 지난 50년 동안 축적해 온 힘을 새로운 시대에 맞게 다시 “연결”하고, “새로운 생산력”으로 발전시키는 과정이어야 한다. 그 전환과 성숙의 원리, 다시 말해 한 살림 “생산체계”가 ‘어떻게 작동하고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길을 찾아보자.
지난 50년은 '“생산력”의 진화사'였다. 한살림의 역사는 시대마다 생산력의 중심이 변화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만들어 온 “생산력의 진화사”이다.
「태동기」 한살림의 생산력은 “생명가치”였다.
생명가치는 사람을 움직였고, 사람은 관계를 만들었으며, 관계는 생산자와 조합원을 길러 냈다. 가치가 관계를 만들고, 관계가 사람을 키우는 선순환이 초기 한살림의 생산력이었다.
「성장기」 에 들어서면서 한살림은 첫 번째 역사적 “전환”을 이루었다.
축적된 사람과 관계는 공동물류와 매장, 교육과 품질관리, 전산과 연합조직이라는 사업시스템으로 발전하였다. 다시 말해 생명가치는 “사업시스템”이라는 형태로 구현되었고, 이러한 시스템은 한살림을 전국적 생활협동조합으로 성장시키는 기반이 되었다.
그러나 성장의 성공은 새로운 과제를 낳았다. 사업시스템은 더욱 정교해졌지만 관계는 점차 느슨해졌고, 생산자는 고령화되었으며, 새로운 생산자와 조합원, 실무자의 세대재생산이 어려워졌다. 성장 자체는 계속되었지만 생산력의 축적은 둔화되기 시작하였다. 여기에 기후위기, 인구구조 변화, 디지털 전환, 사회문화의 변화가 동시에 겹치면서 오늘의 복합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복합위기기」는 생산체계의 위기기이다.
오늘 한살림이 직면한 복합위기는 사업의 위기가 아니다. 생산체계의 위기이다. 생산체계란 생명가치와 사람, 관계와 사업시스템, 다음 세대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생산력을 만들어 내는 연결 구조를 말한다. 지금의 위기는 개별 사업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이러한 “연결 구조”가 새로운 시대의 변화와 충분히 연결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몇 가지 사업을 추가하는 일이 아니다. 생산체계 자체를 새로운 시대에 맞게 전환하고 성숙시키는 일이다. 이것이 한살림이 맞이한 “두 번째 역사적 전환”이다.
「청사진 10대 과제」는 ‘생산력을 전환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청사진소위원회는 장기간의 집단숙의를 통해 2036 청사진 10대 과제를 도출하였다.
왜 하필 이 10대 과제인가? 10대 과제는 사업목록도 아니고, 변화관리계획도 아니다. 그것은 복합위기 시대의 생산력을 다시 축적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 프로그램”이다.
어떤 과제는 생명가치를 강화하고, 어떤 과제는 관계를 회복하며, 어떤 과제는 사업시스템을 혁신하고, 어떤 과제는 다음 세대를 준비한다. 이 과제들은 겉으로는 서로 다른 과제처럼 보이지만 모두 하나의 목적을 향하고 있다. 바로 “생산체계”를 “전환”하는 것이다.
“생산체계”가 바뀌면 “생산력”이 달라지고, 생산력이 달라지면 복합위기를 극복할 “새로운 선순환”이 시작된다.
복합위기 시대의 생산력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제1 생산함수’가 필요하다. 제안하는 제1 생산함수는 생명가치, 관계자본, 시스템자본, 세대재생산이 어떻게 서로 “연결”되어 하나의 “생산체계”를 이루는지를 설명하기 위한 이론적 모형이다.
제 1 생산함수 Y=f(V,R,M,A), 여기에서 V는 생명가치, R은 관계자본, M은 시스템자본, A는 세대재생산.
생산요소는 각각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생명가치는 관계를 만들고, 관계는 시스템을 움직이며, 시스템은 다음 세대를 키우고, 새로운 세대는 다시 생명가치를 확산시킨다. 순환한다. 연결된다. 그 메커니즘을 함께 소통해야 한다. 생산력은 이러한 연결이 반복되는 선순환 속에서 “축적”된다. 축적되면서 새로운 생산력을 찾아내고, 명시화한다. 그 과정에서 생산력과 생산함수가 바뀌고 한 살림의 재도약 기반이 생성된다.
청사진 10대 과제의 목적은 개별 과제의 성공적 추진이 아니라 생산요소 사이의 연결을 “회복”하고, 생산체계를 “전환”하며, 새로운 선순환을 만들어 내는 데 있다. 연결의 지도는 생산자 소비자 실무자 활동가 들이 함께 그려 가야 한다. 그만큼 생산체계의 운영은 단순하지 않다.
10대과제의 모든 과제는 동시에 추진할 수도 없고, 모든 과제가 같은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니다. 어떤 생산요소가 다른 생산요소를 움직이는가? 어떤 과제가 가장 큰 변화를 만들어 내는가? 생산체계는 어떤 상호작용을 통해 선순환을 형성하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청사진소위원회는 집단숙의를 하고 결과를 만들어내었다. 그 결과는 보다 체계적으로 계획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전략의 상대적 중요도는 ANP를 활용하여 검토하고, 생산요소 간의 상호작용과 선순환 구조는 시스템다이내믹스를 활용하여 이해해 볼 수도 있다. 이러한 추가분석은 숙의결과를 더욱 구체화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거버넌스와 민주주의”는 이러한 모든 과정을 연결하고 조정하며 지속적인 집단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생산체계의 운영원리이다. 9개 과제를 연결하고 새로운 생산함수를 만들어내기 위해 중요한 운영과제가 된다.
전환과 성숙은 새로운 50년의 출발이다.
복합위기를 극복한다는 것은 과거로 돌아가는 일이 아니다. 지난 50년 동안 함께 축적해 온 생산력을 계승하면서, 새로운 시대에 맞는 또 한 번의 역사적 전환과 성숙을 이루는 일이다. 그 전환은 복합위기를 넘어 AI와 디지털 기술이 사회를 재편하는 시대에도 지역과 협동, 생명가치를 바탕으로 새로운 생명협동플랫폼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이어져야 한다.
청사진소위원회가 제안하는 10대 과제는 지난 50년동안 이뤄온 생산력 진화가 앞으로의 50년에도 이어질 수 있도록 생산체계의 작동원리를 다시 연결하려는 시도이다.
왜 10대 과제가 필요한지?, 어떻게 서로 연결되어 생산체계를 변화시키는지?, 왜 전략의 우선순위와 집단숙의가 중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새로운 선순환을 통해 복합위기를 넘어 미래의 생명협동플랫폼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를 하나의 연결된 지도로 그리고 합의해야 한다. 물론 이 연결지도는 완성된 정답이 아니다. 지난 50년을 다음 50년으로 이어가기 위한 공통의 언어이며, 함께 토론하고, 함께 수정하며, 함께 실천해 갈 하나의 출발점이다.
부록. 생산체계의 이해와 실천을 위한 연구 제안
제시된 생산력론은 이론적 가설이다. 앞으로의 실천 속에서 지속적으로 검토되고 수정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가능한 범위에서 최소한의 데이터와 현장의 경험을 꾸준히 축적해 나갈 필요가 있다.
우선, 제안한 제1 생산함수와 앞으로 한살림이 지향해야 할 제2 생산함수(생명협동플랫폼 생산함수)는 실제 조직의 변화와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제 2 생산함수 Y=f(V,R,M,A,D,H,G), 여기에서 V는 생명가치, R은 관계자본, M은 시스템자본, A는 세대재생산, D는 디지털 전환, H는 인적역량, G는 거버넌스.
또한 합의가 될 경우 청사진소위원회가 집단숙의를 통해 도출한 10대 과제가 생산체계 안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지도 숫자로 체계적으로 소통할 수 있다.
다음과 같은 분석이 시도해 볼만하다.
ANP(Analytic Network Process)를 활용하여 생산요소와 10대 과제의 상대적 중요도와 우선순위를 분석한다. 시스템다이내믹스(System Dynamics)를 활용하여 생산요소 간의 인과관계와 선순환 구조를 시뮬레이션한다. 가능한 범위에서 데이터를 활용하여 생산력 변화의 흐름을 비교분석한다.
이러한 작업은 청사진 소위의 집단숙의결과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지원도구이다. 이러한 연구를 ‘(가칭)전략기획실’이 설치되고 매년 반복 조사 관찰한다면 생산체계의 건강성을 지속적으로 진단하며 추진할 수 있는 새로운 경영참고자료를 축적하게 되는 일이다. 다음과 같은 정보들이 축적될 수 있다.
생산요소별 변화 추이, 생산력 지수와 생산체계 건강성 지표, 과제의 전략적 우선순위 변화, 생산요소 간 영향력과 선순환 구조의 변화, 생산자 조합원실무자의 세대재생산 수준, 관계자본과 공동체 활동의 변화, 디지털 전환과 사업시스템의 발전 정도, 미래 시나리오별 정책 효과 분석 등
이러한 자료는 한살림이 앞으로도 시대의 변화에 맞추어 스스로 배우고 진화하는 집단학습의 기반정보가 될 수도 있다. 미래의 경영과정은 생산력을 데이터를 통해 배우고, 숙의를 통해 수정하며, 실천을 통해 다시 축적하는 과정이 될 수있다. 청사진은 이제 미래를 예측하고 선언하 문서를 넘어서야 한다.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기 위한 공동학습의 출발자료다. 항상 변화하고 대응해야 할 것이다. 생산력론과 ANP, 시스템다이내믹스 등과 추후 개발되는 방법론들은 그 학습을 돕는 하나의 도구이다. 앞으로는 축적되는 데이터들과 현장의 경험과 숙의가 합쳐져 이 연결지도를 더 발전시켜갈 것이다.
첫댓글 청사진소위원회는 장기간의 집단숙의를 통해 2036 청사진 10대 과제를 도출하였다.
중요한 부분이 있나 봅니다.
기밀유출을 고려하고서, 약간의 공유, 논의가 있어야 할 부분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