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사 앞에 차밭을 만들었다.
아들이 군대를 갔다가 첫 휴가를 나왔던 2005년
차 씨는 나주의 죽림사, 문성암, 춘양 우봉리 뒷산 야생차 밭에서 채취하여 심었다.
심을 당시만 해도 차 종류가 있는지도 모르고 그냥 심으려면 야생차를 심어야 할 것 같아서였다.
그렇게 100여평 되는 곳에 차를 심고 무던히 애쓰고 가꿨다.
이제는 7월 쯤 차를 다 수확하고 나면 한번 다듬어 주고겅중거리며 크는 풀 한번 잡아주면 된다.
차밭이 참 이쁘다.
정사의 한풍경이 되었다.
올해는 유난히 찻잎이 빨리 피었다.
비가 오고 나서 하루 쯤 더 있다가 오늘 쯤 따도 되는데 서둘렀다.
오늘이 시모님 기일인데 햇 차를 올리고 싶어서다.
둘이 두 시간을 작업하였는데 50그람정도 될까?
그래도 이 정도면 햇 차 치고는 많이 한 샘이다.
찻잎을 시들리는 시간을 이용하여 호박 동과 심었다. 씨앗으로 심었다. 이제는 모종을 해서 심기도 힘들어서 올해는 그냥 씨앗으로 심었다.
점심을 먹으러 나가기도 그래서 김밥 세 줄을 사갔다.
둘이 소풍 온 것처럼 고매 아래 앉아서 김밥으로 점심을 먹고
보자기를 둘러 매고 산으로 갔다.
쑥 한 캐다가 쑥 설기를 할까 해서다.
가루를 만들어다 놓고 먹고 싶을 때 조금씩 쪄 먹으면 된다.
쑥도 뜯고 드룹도 보이는대로 캐고 취나물도 뜯었다.
내려오는 길에 농협에 들러 상토 두 포대 사왔다.
농자재 비용으로 나온 돈이 12100원 인데 난 살 것이 없다.
1500원 더 주고 두포 샀으니 13600원 그러니까 한포에 6800원인 샘이다.
그렇게 가져다 놓고 언제 쓸지는 모르지만 화분 갈이 해 줄 때 좋기는 하다.
원봉 집에 들러 마늘밭 풀좀 잡아 두고 미나리 한줌 하고
고사리 밭으로 향했다.
산소 아래 밭으로 벌던 곳이 묵전밭이 되면서 고사리가 제 세상인양 퍼져서 자란다.
들어가지 말라고 푯말을 해 두었지만 소용없는 일이다.
옆에 외양간을 가지고 있는 친구가 말했다.
어제 와서 끊었으면 많았을 것인제 어제 비오니 사람들이다 끊어 가버렸다고 했다.
그래도 나 먹을 것은 있었다.
둘이 30분쯤 돌았을까? 1키로 이상은 되는 듯했다.
봄날이면 집에 와도 일이 많다.
오자마자 물끓이며 저녁 먹었다.
오늘 나물로 쓸 것들 데처서 준비해 두고 머위대도 벗겨서 담궈두고 쑥은 씻어 두고
고사리 삶아서 담궈두고
취나물도 데처서 준비해 두고
차 덖음을 했다.
구증구포 햇차라 살살 조심조심
잘 만들어졌다.
내가 차를 덖는 순서는 좀 다르다.
공기 정화를 위해서 둥굴레는 먼저 볶는다.
그러면 차 덖는 장소가 맑고 청아해진다.
그러면 6시간 위조한 찻잎을 1차 덖는다. 잠시 식혀서 다시 덖고 하기를 아홉번
찻잎이 뽀얀하게 된다.
진짜 녹차가 되는 것이다.
덮어 두고 들어 왔다. 다음날 한번 다시 마무리 덖음해서 담아 두면 1년 제수용 차가 만들어진다.
손 씻고 들어오니 10시가 되었다. 와 일 많이 했네.
일을 그렇게 많이 하고 힘들게 하여도 차를 덖는 날은 정신이 말짱하다.
차 잎이 나에게 주는 영향인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