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문단이 주목하는 젊은 작가 임현의 첫 소설집이다. 임현은 1983년 순천에서 태어나 전남대와 한국종합예술학교 서사창작과 예술전문사를 졸업했으며, 2014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 2017년 젊은 작가상 대상을 수상했다. 10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그 개와 같은 말'의 내용은 이렇다.
가능한 세계
미래를 본다고 믿는 주인공 아홉 살 소년과 그를 지켜보는 엄마는 늘 불안하다. 소년이 말하는 미래라는 것이 모조리 비극으로 끝나기 때문이다. 테러리스트로서의 미래와 끔찍한 사고, 엄마의 죽음 등 일어날 일과 일어나지 않은 일 사이에서 벌어지는 촌극들.
고두
여고의 윤리 선생님으로 갓 부임한 젊은 교사 시절의 '나'는 안 좋은 소문이 돌던 제자 '연주'가 실은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인해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집에 바래다주지만 그 뒤 '연주'는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 그로부터 15년 뒤, '나'는 제자이자 전교회장인 '나'의 반 학생이 폭행 시비에 휘말려 사경을 헤매는 병원의 로비에서 가해자 학생의 엄마 '연주'를 만나게 된다.
엿보는 손
소설가인 '나'는 세간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소설인 유제호의 "당신과 다른 나"의 온라인 서점 미리보기 페이지를 보고 충격을 받는다. 왜냐하면 그 소설은 어디에도 발표한 적 없는 내가 쓴 소설의 앞부분과 거의 비슷한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유제호에게 경고의 메일을 보내지만 '오래전부터 선생님의 연락을 기다려왔다'는 길고 긴 답장을 받는다.
좋은 사람
'나'는 고향 친구 '우재'가 준비하는 홍보 영상 공모전에 도움을 주고자 출연자로서 촬영 현장에 참여하지만 촬영 시간보다 대기 시간이 훨씬 길었다. 촬영지였던 식당의 주인 남자와 대화를 트게 된 '나'는 후에 '우재'로부터 그의 부고 소식을 듣게 된다.
무언가의 끝
3층 연립 주택의 월세를 받으며 살아온 '나'에게는 아버지와 형, 형수가 있었지만 그들은 모두 떠나고 없으므로 집은 온전히 '나'의 것이 된다. 아직 형과 형수가 있던 시절, 집에 화재가 일어나 세입자가 죽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알고 보니 그는 방세가 밀려 내보냈던 남자였다. 한편 아버지와 형이 죽던 날 '나'는 털이 붉은 토끼 꿈을 꾸는데, 불이 나던 날 밤에도 붉은 토끼 꿈을 꾸었다는 것을 나중에야 떠올리게 된다.
그 개와 같은 말
'나'는 현재의 연인 '세주'와 멀지 않은 곳으로 여행을 가서 전 여자친구 '연경'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연경'에 대해 물어온 것은 '세주'가 먼저였다. 한편 '나'는 아주 오래전, 어린 개 한 마리를 지독히 추운 한겨울에 잠시 키웠었는데, 그 개가 죽자 '나'의 아버지는 집 근처 들개들이 무리 지어 다니는 곳에 던져버린다. '나'는 세주를 위로해야겠다고 생각한 순간에 그 개를 떠올릴 뿐이었다.
거기에 있어
'무영'과 '은우'는 신혼여행 길에 숲속에서 젊은 사내와 노인을 만나 기묘한 사고에 휩쓸린다. 결국 그 일로 인해 오른팔을 잃게 된 '무영'은 퇴원한 후에도 불면증과 가려움증, 망상에 시달리게 되고 '은우'는 그런 '무영'을 보며 불안함과 두려움에 빠져든다.
외
종종 자신과 꼭 닮은 다른 사람으로 오인받곤 하는 남편에 대한 이야기. 어느 날 뺑소니 사고를 목격한 남편은 파출소에 진술을 하고 돌아오는데 이렇다 할 구체적인 정황을 기억하지는 못한다. 아내인 '나'는 '당신 잘못이 아니'라고 남편을 위로하지만 남편은 도리어 화를 낸다. 그날 이후 자신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에 의심을 받을 수 있다는 남편의 망상은 심해지기만 한다.
말하는 사람
'나'는 유스호스텔에서 만나 알게 된 '문영'과 가까워졌지만 어느 결에 멀어지게 되었다. 어느 날 '문영'이 낸 책을 보게 된 '나'는 그 책의 많은 내용들이 '문영'이 내게 들려준 이야기였음을 알게 된다. 사실 '나'는 그 지역에 재혼해 살고 있는 어머니를 만나러 간 것인데, 어머니는 남자와 함께 창고 같은 가게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어머니의 뒷목에서 멍 자국을 발견한 '나'는 남자를 의심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결코 '문영'에게 꺼내지 않는다.
불가능한 세계
'소진'의 아버지 '장 교수'는 은퇴한 전산학 교수로 어떤 난제도 풀 수 있는 다항식 알고리즘이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하지만 '소진'은 과도하게 연구에 매달리는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다. 아버지와의 불화에 시달리는 '소진'은 두 번째 결혼기념일을 앞두고 임신을 하지만, 남편 '민재'는 그녀의 근거 없는 불안과 과도한 의심이 걱정스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