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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2
[영문판_164p, The first person to meet Anna at home was her son. He dashed down the stairs to her, in spite of the governess’s call, and with desperate joy shrieked: ‘Mother! mother!’ Running up to her, he hung on her neck. ‘I told you it was mother!’ he shouted to the governess. ‘I knew!’ And her son, like her husband, aroused in Anna a feeling akin to disappointment. She had imagined him better than he was in reality. She had to let herself drop down to the reality to enjoy him as he really was. But even as he was, he was charming, with his fair curls, his blue eyes, and his plump, graceful little legs in tightly pulled-up stockings. 집에서 안나를 가장 먼저 맞이한 사람은 아들이었다. 아이는 가정교사의 고함 소리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단을 뛰어 내려오며 벅찬 기쁨에 겨워 소리쳤다. <엄마! 엄마!> 그녀 앞까지 달려온 아이는 그녀의 목에 매달렸다. <내가 말했잖아요. 엄마라고!> 아이는 가정교사에게 소리쳤다. <난 벌써 알고 있었단 말이에요!> 그런데 아들도 남편과 다름없이 안나의 마음속에 환멸과 비슷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그녀는 실제 모습보다 더 멋진 아들을 상상했던 것이다. 그녀는 있는 그대로의 아들ㅇ게서 즐거움을 얻기 위해 현실로 내려와야만 했다. 하지만 금발의 곱습머리, 하늘색 눈동자, 긴 양말을 팽팽하게 당겨 신은 균형 잡힌 통통한 다리 등 지금의 아들 모습도 무척 귀엽고 매력적이었다.
Anna experienced almost physical pleasure in the sensation of his nearness, and his caresses, and moral soothing, when she met his simple, confiding, and loving glance, and heard his naive questions. Anna took out the presents Dolly’s children had sent him, and told her son what sort of little girl was Tanya at Moscow, and how Tanya could read, and even taught the other children. ‘Why, am I not so nice as she?’ asked Seryozha. ‘To me you’re nicer than anyone in the world.’ ‘I know that,’ said Seryozha, smiling. Anna had not had time to drink her coffee when the Countess [영문판_165p, Lidia Ivanovna was announced. The Countess Lidia Ivanovna was a tall, stout woman, with an unhealthily sallow face and splendid, pensive black eyes. Anna liked her, but today she seemed to be seeing her for the first time with all her defects. 안나는 아들이 가까이 다가와 안길 때의 촉감에서 육체적인 쾌락에 가까운 즐거움을 느꼈다. 그녀는 아이의 천진난만하고 남을 쉽게 믿는 듯한 사랑스러운 눈빛을 대하면서, 그리고 아이의 순진한 질문을 들으면서 정신적인 평온마저 느껴졌다. 돌리는 아이들이 보낸 선물을 꺼내면서, 아들에게 모스크바의 타냐라는 소녀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리고 이 타냐라는 아이가 책도 무척 잘 읽고 심지어 다른 아이들에게 책 읽는 법을 가르쳐 주기도 하더라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럼 내가 그 애보다 못한 거예요?> 세료쟈가 물었다. <엄마에게는 우리 아들이 세상에서 최고야> <나도 알아요> 세료쟈가 방긋 웃으며 말했다. 안나가 미처 커피를 마실 새도 없이 하인이 리디야 이바노브나 백작부인의 방문을 알렸다. 리디야 이바노브나 백작부인은 키가 크고 뚱뚱한 여성으로 얼굴은 누렇게 병색을 띠었지만, 생각에 잠긴 듯한 그녀의 검은 눈동자는 무척 아름다웠다. 안나는 그녀를 좋아했다. 그러나 오늘 안나는 처음으로 그녀의 모든 결점을 보아 버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
‘Well, my dear, so you took the olive branch?’ inquired Countess Lidia Ivanovna, as soon as she came into the room. ‘Yes, it’s all over, but it was all much less serious than we had supposed,’ answered Anna. ‘My belle-soeur is in general too hasty.’ But Countess Lidia Ivanovna, though she was interested in everything that did not concern her, had a habit of never listening to what interested her; she interrupted Anna: ‘Yes, there’s plenty of sorrow and evil in the world. I am so worried today.’ ‘Oh, why?’ asked Anna, trying to suppress a smile. ‘I’m beginning to be weary of fruitlessly championing the truth, and sometimes I’m quite unhinged by it. The Society of the Little Sisters’ (this was a religiously patriotic, philanthropic institution) ‘was going splendidly, but with these gentlemen it’s impossible to do anything,’ added Countess Lidia Ivanovna in a tone of ironical submission to destiny. <나의 벗이여. 어떻게 됐나요? 올리브 나뭇가지를 들고 왔나요? 리디야 이바노브나 백작부인은 방으로 들어오기가 무섭게 이렇게 물었다> <네 그 일은 모두 마무리됐어요. 하지만 우리가 생각했던 만큼 큰 일은 아니었답니다. 안나가 말했다. 우리 belle-soeur가 너무 완고한 사람이라서요.> 하지만 디이야 이바노브나 백작부인은 자기와 관계없는 모든 일에 호기심을 가지면서도 정작 그녀의 흥미를 끈 것에 대해서는 전혀 듣지 않는 습관이 있었다. 그녀는 안나의 말을 가로 챘다. <그래요. 슬픔과 악이 판치는 세상이에요. 오늘은 정말이지 너무 힘들었어요> <아니 왜요?> 안나는 웃음을 참으며 이렇게 말했다. 난 진리를 위한 헛된 투쟁에 지치기 시작했어요. 때로는 완전히 기진맥진해지고 말아요. 자매회의 일은 순조롭게 잘되었어요. 하지만 그 신사들과는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리디야 이바노브나 백작부인은 시큰둥한 표정으로 운명에 굴복하며 이렇게 덧붙였다.
‘They pounce on the idea, and distort it, and then work it out so pettily and unworthily. Two or three people, your husband among them, understand all the importance of the thing, but the others simply drag it down. Yesterday Pravdin wrote to me. . .’ Pravdin was a well-known Panslavist abroad, and Countess Lidia Ivanovna described the purport of his letter. Then the countess told her of more disagreements and intrigues against the work of the unification of the churches, and departed in haste, as she had that day to be at the meeting of some society and also at the Slavonic committee. 그들은 신념에만 매달린 나머지 신념을 왜곡하고는, 이제 와서 너무나 저급하고 초라한 방식으로 그것을 논하고 있어요. 당신의 남편을 포함해 두 세 사람 정도만 이 일의 의의를 분명히 이해하고 있죠. 다른 사람들은 그저 이 일의 품격을 떨어뜨릴 뿐이에요. 어제 프라진에게 편지를 받았는데. . . 프라브진은 외국에 사는 범슬라브주이자였다. 리디야 이바노브나 백작부인은 그가 보낸 편지의 내용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나서 백작부인은 교회의 통합이라는 대의를 가로막는 간계와 불쾌한 일들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하고는, 어느 단체의 회의와 슬라브 위원회에 참석할 일이 남았다며 서둘러 돌아가 버렸다.
‘It was all the same before, of course; but why was it I didn’t notice it before?’ Anna asked herself. ‘Or has she been very much irritated today? It’s really ludicrous; her object is doing good; she a Christian, yet she’s always angry; and she always has enemies, [영문판_166p, and always enemies in the name of Christianity and doing good.’ After Countess Lidia Ivanovna another friend came, the wife of a chief secretary, who told her all the news of the town. At three o’clock she too went away, promising to come to dinner. Alexey Alexandrovitch was at the ministry. Anna, left alone, spent the time till dinner in assisting at her son’s dinner(he dined apart from his parents) and in putting her things in order, and in reading and answering the notes and letters which had accumulated on her table. <이 모든 일은 전에도 있었잖아. 그런데 난 어째서 예전에는 이것을 깨닫지 못했을까?> 안나는 혼잣말을 했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가 오늘 유난히 짜증을 부린 걸까? 사실 우스워. 그녀의 목적은 선행이고 그녀는 그리스도 신자잖아. 그런데 늘 화만 내. 게다가 그녀에게는 모든 것이 적이야. 모든 것이 그리스도 정신과 선행을 위협하는 적이지. 리디야 이바노브나 백작부인이 돌아간 뒤, 안나의 친구인 국장 부인이 찾아와서 페테르부르크의 모든 소식을 들려주었다. 3시가 되자 그녀는 만찬에 오겠다고 약속하며 돌아갔다. 알렉세이 알렉산드로비치는 관청에 있었다. 혼자 남은 안나는 만찬 전까지 아들이 식사하는 자리에 함께 앉아 있기도 하고(아들은 따로 저녁 식사를 했다) 자기의 물건을 정리하기도 하고, 테이블 위에 쌓인 쪽지와 편지를 읽거나 그에 대한 답장을 쓰기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The feeling of causeless shame, which she had felt on the journey, and her excitement, too, had completely vanished. In the habitual conditions of her life she felt again resolute and irreproachable. She recalled with wonder her state of mind on the previous day. ‘What was it? Nothing. Vronsky said something silly, which it was easy to put a stop to, and I answered as I ought to have done. To speak of it to my husband would be unnecessary and out of the question. To speak of it would be to attach importance to what has no importance.’ She remembered how she had told her husband of what was almost a declaration made her at Petersburg by a young man, one of her husband’s subordinates, and how Alexey Alexandrovitch had answered that every woman living in the world was exposed to such incidents, but that he had the fullest confidence in her tact, and could never lower her and himself by jealousy. ‘So then there’s no reason to speak of it? And indeed, thank God, there’s nothing to speak of,’ she told herself. 그녀가 여행하는 동안 느낀 원인 모를 수치심과 흥분은 완전히 사라졌다. 익숙한 생활 조건 속에서, 그녀는 다시 스스로를 견실하고 흠잡을 데 없는 사람으로 느꼈다. 그녀는 어제의 자신의 상태를 떠올리며 놀라움을 느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데? 별일 아니잖아. 브론스키가 어리석을 말을 했지만 그건 쉽게 끝낼 수 있는 일인걸. 게다가 난 응당 해야 할 대답을 했잖아. 그 일에 대해선 남편에게 말할 필요도 없고 말해서도 안 돼. 그 일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자 별인 아닌 일을 중대한 것처럼 보이게 할 뿐이야. 그녀는 페테르부르크에서 남편의 젊은 부하 직원이 그녀에게 고백에 가까운 말을 하여 남편에게 그것을 이야기 한 일을 떠올렀다. 그 때 알렉세이 알렉산드로비치는 이렇게 대답했다. 세상을 살다보면 모든 여자들이 그런 일을 겪을 수 있다고, 하지만 자신은 그녀의 기지를 전적으로 믿기에 결코 자신을 질투 때문에 비천하게 만드는 일은 없을 거라고. 그러니까 그에게 말할 필요는 없겠지. 그래 다행히 이야기할 만한 것도 없잖아. 그녀는 혼잣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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