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심청가의 '심봉사 눈뜨는 대목'을 음미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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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효녀 심청 아버지의 이름은 무엇인가요?
위 제목과 같은 질문을 하면 약90%의 사람들이 이렇게 대답합니다...
"심봉사"
봉사는 이름이 아니라 앞을 못 보는 사람이란 뜻인데....
심청 아버지 이름은 심학규죠...
얼마전 tv에서 유재석과 신정환이 이런 퀴즈를 내는 걸 보고 엄마와 막 웃었는데
그 뒤 엄마가 한번 시험삼아 가게에서 사람들에게 물어봤답니다.
그런데 심학규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더랍니다. 모두 심봉사....
그래서 엄마가 "심학규다" 라고 얘기했더니 어떤 사람은 그런 이름 처음 듣는다고...;;;
엄마의 그 말을 듣고 저도 학원에서 중학생 아이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역시... 모두 대답은 심봉사...
그래서 저도 그랬죠..
"심봉사는 앞을 못보는 심씨 성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이고 심청 아버지 이름은 심학규야..."
그랬더니 어떤 아이는 또 그럽니다. "손학규요? 뉴스에서 많이 봤는데... -_- " ㅋ
[출처: 참사랑 게시판]
링크:https://m.cafe.daum.net/truedu/DMH/97550?svc=cafeapi
------- 인-------- 용------글 --------- 끝 ------
심봉사 이야기를 하려다, 정치가 손학규까지 들먹이는 글을 보고 하도 우스워서,
한번 인용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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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봉사의 이름은 沈鶴奎(심학규)이다.
이야기의 등장인물이고, 가상의 주체이다.
그런데 여기서 남의 성씨를 바꾸는 일이 유교전통에 따르면 대단히 실례를 범하는 일이지만
沈鶴奎를 心鶴奎로 바꾸고 나면 새로운 의미가 살아나는듯해서 바꾸어 본다.
나는 자유채널에 들어오기 전에는 沈 봉사와도 같은 처지였다.
삶의 앞이 안보여 질문만 많고 답을 모르는 모습이
앞이 안보여 지팡이를 더듬거리며 걸어야 하는 沈 봉사와 많이 닮아 있었다.
그러나 몇년 전에 우연히 만나게 된, '자유채널 카페' 의 안내를 꾸준히 따라오다 보니,
이제는 전보다 많이 답답함이 없어져간다.
心鶴奎가 되어 간다고나 할까?
'자유채널'의 만남은 내게 있어서,
눈 못 뜬 沈鶴奎가 심황후가 배설했다는 잔치에 초대 된 것과 같았다.
자유채널 카페는 즉 진실의 눈을 뜰 수 있는 길로 안내하는 소중한 잔치였다.
그 초대된 잔치에서 沈봉사가 황후가 된 자기 딸을 상봉하는 장면은
자유채널에서 마음의 진실을 만나게 된 사실과 이야기의 맥이 같다.
沈봉사가 눈을 떠서 세상을 보는 心봉사로 변모함에 있어서
心봉사는 육체의 눈을 떳다기 보다는 마음의 눈을 뜬 것으로 보고 싶다.
沈봉사는 沈봉사가 아니고 그 이름과 모습이 沈봉사였으며,
그러한 사실을 알게 된 心봉사는 우물 밖으로 나왔거나, 로마를 떠나는 선택을 하였거나,
기억 버튼을 누른 心봉사였다.
잔치에 참여한 수 많은 다른 봉사들의 눈도 개평으로 뜨게 했다는데,
沈봉사의 눈 뜸은 빛(단일의식)을 본다는 상징이고,
心봉사 뿐 아니라 잔치에 참석한 팔도 봉사들의 눈 뜸은
沈봉사 개인의 눈 뜸이 아닌, 하나인 전체 안의 이미 눈 떠 있음에 대한 앎이요
하나한 의식 안에서 너 나의 각자 눈뜸이 아닌, 이미 모두 눈 떠 있었음을
확인시키는 장면 같기도 하다.
이미 단일의식 안에서 눈뜨고 안 뜨고가 없는 하나이었음의 발견이며,
동시에 수백명의 봉사로 일인다역 연기를 하는 단일의식의 자기 자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내다 보면 자주 이러한 사실을 어느새 잊어버리고
엉뚱한 개인적 동기가 나서기도 하지만, 그러나 얼음이 이미 물임은 알았으니,
시간이 걸릴 뿐 물은 따 놓은 당상임을 떠올릴 때마다 갑갑함이 많이 가시고
그 많던 의문의 수도 많이 줄은 것 같다.
자유채널 카페에 오기 전 얼마나 오랫동안 딱딱한 얼음을 붙들고
물 되는 씨름을 하려했던 것인지~
전혀 그럴 일이 아니었는데, 방향을 모르니 미로를 헤맨 셈이다.
좋게 이야기 하면 순진했고, 솔직히 이야기하면 무지였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판소리 심청전의 하이리이트,
심봉사가 잔치에 참여하고 눈을 떠 자기 딸을 보는 장면을 들어보면,
그냥 막연히 소리가 좋아 듣기만 하던 때 보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대변하는 것 같아 새로운 느낌으로 소리가 다가오는 것 같다.
오늘은 안숙선, 왕기석 명창의 소리로 판소리 심청가 중,
‘심봉사 눈뜨는 대목‘을 들어보기로 한다[출처#1]
(11분 정도의 길이)
창극 형식의 안숙선 왕기석 명창의 소리에는 ‘만자맹인이 개평으로 눈뜨는 부분’이
생략 되어 있는데, 혹시 소리 위주로 그 부분까지 듣고 싶으신 분들은
[출처:#2]의 일인 판소리 조상현 명창의 소리를 참조하면 된다.
소리는 각자의 취향이긴 하지만, 동편제 조상현 명창의 소리가 역시 힘이 좋다.!!~
조상현 명창은 단일의식이 힘 있는 소리를 우리가 감상하도록 내보내고 쓰는
단일의식의 자기 수단인가 보다.
우리 자유카페 벗님들도 소리 뒷부분에서 처럼
자유카페 강독을 통해 모두다 진실에 눈뜬 마음 心 자 심학규가 되어,
“얼씨구 절씨구 지화가 좋구나”가 절로 흘러나올 수 있으면 좋겠다.
“얼씨구 절씨구”의 신명나는 '단일의식 판'을 깔아,
진실의 핵심을 전해주신 밥통 스피커 님의 큰 가리킴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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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1]
영상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j8dNjfECoCk&loop=0
KBS전주] 국악한마당 // 안숙선, 왕기석 - 심청가 중 심봉사 눈 뜨는 대목
[출처:#2]
영상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_1R6HYPYig&loop=0
심청가 2(조상현 – 주제)
(주) 심봉사 눈뜨는 대목 위주로 보려면 27분 길이의 소리 중 (14:39~26:53) 부분을
감상 요망
첫댓글 은하수님 멋진 해석과 판소리소개 감사합니다_()_
心봉사(학규)가 눈뜨면서 하는 첫마디는?
"心봤다!"
"心봤다!" 재밌네요, ㅎ
물결님이 "心봤다"고 외치는 심학규 근처에 있다가,
心은 山蔘이 아니고, 一心이었다고 귀띔 주신 것 같은데요?
심봉사 횡재했습니다.
일심(一心)이라는 心을 봤다면요,
눈 뜨고 딸 본 것은 어느덧 가벼운 일이 되어버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