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의 물건] 자전거, 두 바퀴로 달려온 시간 200년 (chosun.com)
[취향의 물건] 자전거, 두 바퀴로 달려온 시간 200년
"최소의 비용으로 최고의 힘을 얻어 보다 빨리가기 위해 고안된 인간 정신의 창조물"
- 스페인 출신의 철학자 가세트
사람의 힘으로 바퀴에 동력을 전달하여 움직이는 탈 것 자전거. 일반적으로 자전거라고 하면 두 개의 바퀴로 이뤄진 것을 가리킨다. 조사기관에 따라 다르지만 때때로 인류의 10대 발명품 안에 들어갈 정도로 원리나 쓰임이 탁월하다. 자전거보다 기능이 훨씬 편리하고 뛰어난 이동수단들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세대를 초월해 존재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신기한 발명품에서 이동수단으로, 그리고 건강과 취미의 대명사로 대중들이 자전거를 바라보는 시선은 바뀌어왔다. 그 자전거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봤다.
처음 발명한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일반적으로 인류가 바퀴 달린 운송수단을 이용한 것은 기원전부터이지만 지금의 자전거와 비슷한 형태로 보행을 돕기 위한 물건이 만들어진 것은 18세기 무렵으로 본다. 지금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200여 년의 시간동안 자전거는 꾸준히 발전을 거듭해왔다.
최초의 자전거는 1818년 드라이스(Drais)가 만든 드라이지네(Draisine)라고 보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드라이지네는 정말 사람들이 타고 다녔을까 싶을 정도로 원리와 모양이 지금의 자전거에 비해 너무 단순하다. 두 개의 바퀴에 사람이 올라탈 수 있는 나무지지대를 연결해 스스로 발을 굴려가며 움직이는 것이었다. 당시엔 이 정도의 이동수단도 획기적인 것이어서 사용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고, 많은 사람이 신기한 눈으로 바라봤다고 한다.
지금처럼 페달로 움직일 수 있는 자전거는 1830년대에 나왔다. '맥밀런 자전거'는 페달을 부착함으로써 발로 땅을 차지 않고도 움직일 수 있게 해 자전거 발전에 획기적인 계기를 마련했다. 하지만 페달로 뒷바퀴를 움직이는 구조는 복잡하고 내구성이 좋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1860년대 '벨로시페드' 발명으로 자전거 열풍이 불기 시작한다. '벨로시페드'는 앞바퀴에 움직이는 페달을 만들어 단 자전거이다. 현재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자전거의 구조와 가장 흡사해 현대 자전거의 시초라고 불리며 이를 진정한 최초의 자전거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이후 19세기 말 유럽에서는 '오디너리 (ordinary)'라는 앞바퀴가 유난히 큰 자전거 형태가 유행했다. 당시 보통 자전거의 모습은 오늘날과 달리 앞바퀴가 큰 자전거였다. 오디너리 자전거는 페달이 달린 앞바퀴가 클수록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다는 원리를 가지고 있어 이동수단으로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앞바퀴가 커진 만큼 자전거의 높이가 높아졌고, 중심을 잡기 어려웠다.
오디너리 앞 바퀴를 크게 만들어 스피드를 높였다
그래서 1876년 오늘날의 자전거처럼 두 바퀴의 크기를 비슷하게 만든 자전거가 등장했다. 영국의 해리 로슨(Harry J. Lawson)은 동일한 크기의 두 바퀴와 그 중간에 페달을 달아, 밟으면 체인으로 뒷바퀴를 굴리는 방식으로 움직이는 자전거를 개발했다. 오디너리에 비해 안장에 오르기도 쉬웠으며 균형을 잡는 것도 수월했다.
이어 1884년에는 제임스 스탈리의 조카인 존 스탈리(John K. Starley)이 해리 로슨이 개발한 자전거를 개선하여 몸체 모양이 다이아몬드 형의 구조를 갖춘 로버(Rover) 자전거를 선보였다. 당시에 자전거 산업은 오디너리 자전거에서 안전한 형태의 자전거로 재편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때까지 자전거의 타이어는 공기가 없는 고무타이어를 사용하여 딱딱한 승차감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1887년 스코틀랜드 수의사 존 던롭이 공기 타이어를 개발하고 이를 로버 자전거가 적용하면서 편안하고 부드러운 승차감으로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되었다.
기능과 안전성 면에서 발전을 거듭한 자전거는 20세기 내내 가장 대표적인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세일즈맨, 배달사원, 출퇴근 직장인과 통학하는 학생 등 나이·직업과 관계없이 사랑받는 대표 이동수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