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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르부아르 삼부작
피에르 르메르트의 신간을 읽었단다.
아빠의 독서기록을 찾아보니 피에르 르메트르의 책을 처음 읽은 것이 2013년이고,
이번이 여섯 번째이니 약 2년에 한 작품씩 읽은 것이구나.
그렇다면 아빠는 피에르 르메트르를 좋아한다고 할만할까? ㅎㅎ
이번에 읽은 책은 일명 오르부아르 삼부작 시리즈의 마지막
<우리 슬픔의 거울>이라는 작품이란다.
먼저 읽은 이들의 평점이 하늘을 찌를 듯했단다.
아빠는 오르부아르의 삼부작의 이전 작품들
<오르부아르>와 <화재의 색>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평점은 <우리 슬픔의 거울>이 더 좋았단다.
남의 목소리에 많이 흔들리는 아빠는 지갑을 열 수밖에 없었단다.
책이 집에 도착하자마자 펼쳐 들었어.
재미있더구나.
줄거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메모를 하면서 읽었단다.
이제 그 메모를 보면서 너희들에게 독서편지를 쓰려고 하는데,
눈이 침침하구나.
작년부터 급격히 침침해진 눈, 서글프구나.
내가 쓴 글씨가 내가 잘 안 보이다니...
…
아빠가 줄거리를 까먹지 않기 위해서
책의 마지막까지 더 너희들에게 편지를 쓰는데,
이 책은 적극 추천이니 나중에 이 편지를 보더라도
책을 먼저 읽었으면 좋겠구나.
1. 주인공들 소개
1940년 4월 6일 전운이 감도는 파리.
아이를 낳고 싶었던 루이즈는 불임을 진단 받은 이후로는 쭉 남자를 안 사귀고 혼자 지냈단다.
낮에는 초등학교 선생이었고,
저녁에는 쥘 씨가 운영하는 카페 종업원으로 일했어.
나이는 서른이었지.
그 카페에 늘 같은 창가 자리에 앉는 의사선생이라고 부르는 단골손님이 있었어.
어느날 그 손님은 루이즈에게 이상한 부탁을 했어.
그냥 보기만 할 테니 자기 앞에서 옷을 벗어달라는 부탁.
점잖은 노신사가 그런 변태 같은 부탁을 하다니…
루이즈는 무응답으로 답변했어.
노신사는 원하는 돈을 이야기하라고 했고,
루이즈는 거절의 의미로 엄청나게 큰 돈인 만 프랑으로 장난하듯 이야기했어.
그런데 의사는 바로 알겠다고 했단다.
이후 루이즈는 하루에도 몇 번씩 고민을 했어.
그냥 알몸만 한번 보여주고 만 프랑이라니…
결국 루이즈는 노신사가 알려준 호텔을 찾아갔고
그의 앞에서 옷을 벗었단다.
그런데 그 모습을 보자마자 노신사는 권총 자살을 했어.
깜짝 놀란 루이즈는 혼비백산하여 옷 벗은 그 상태로 밖으로 도망을 갔고,
길거리에서 경찰에게 체포 당했단다.
…
수학교사 출신으로 지금은 병참대 통신병으로 근무하는 가브리엘이라는 사람이 있었어.
가브리엘은 도덕적으로 법적으로 올바른 사람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그와 반대의 성향을 가진 라울 랑드라드라는 사람이 가브리엘과 같은 내무반에 있었어.
라울은 똘마니 2명을 데리고 다녔고,
군대 내에서 온갖 불법적인 일로 돈을 벌고 있었어.
라울과 똘마니들은 가브리엘을 괴롭혔어.
그들 때문에 가브리엘은 피를 토한 일도 있었는데,
다행히 의무반에서 진료를 받고 군의관의 도움으로 특별 보급관으로 전출을 갔단다.
보급관이라는 직책은 군대의 각종 보급품을 사병들에게 나눠주는 직책이야.
라울이 찾아와 협박을 하여 보급품을 빼돌리는 것에 협조를 할 수 밖에 없었어.
올바른 생활만 하던 가브리엘에게는 내키지 않은 일이지만,
당장의 라울의 협박이 무서웠던 것이지.
…
한편 루이즈는 경찰에 체포된 이후 노신사의 죽음에 대해 조차를 받았어.
하지만 루이즈는 그 사람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잖아.
심지어 그 노신사의 이름이 티리옹이라는 것도 모르고 있었으니까.
결국 그 사건은 노신사의 자살로 종결되었고, 루이즈는 집으로 돌아왔단다.
이 사건의 충격으로 루이즈는 고통의 시간이 이어졌단다.
작년에 엄마를 잃을 슬픔을 간신히 극복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힘들고 괴로운 시간을 겪어야 했어.
그렇게 자살로 사건이 종결되었는데
며칠 뒤 다시 재판소에서 소환장이 날라왔단다.
재판장이 죽은 노신사의 부인도 같이 소환을 했단다.
티리옹 부인에게 루이즈를 죽은 티리옹을 협박했을 있다면서
협박죄로 기소를 할 수 있다고 제안을 했어.
오지랖 넓은 재판장이구나.
하지만 티리옹 부인은 거절을 했고, 루이즈는 다시 풀려나서 집으로 돌아왔단다.
이 사건으로 학교 선생님도 제대로 할 수 없었고,
카페에도 나가지 않았단다.
…
또 한 명 주요 인물 데지레 미고에 대해 소개해줄게.
그는 제빵사 아가씨의 살인사건을 정당방위라는 논리를 집행유예를 이끌어낸
유능한 변호사였다. 아니 변호사인줄 알았단다.
데지레는 가짜 변호사 행세를 했어.
그런데 가짜 변호사 행세 이전에는
가짜 선생님, 가짜 파일럿, 가짜 외사의사를 했던 이력이 있구나.
마치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이라는 영화 속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맡은 역처럼 말이야.
가짜 변호사라는 사실이 들통이 날 것 같게 되자 그곳을 떠났단다.
그리고 얼마 뒤에는 가짜 신분으로 외교부에서 검열관으로 일하게 되었어.
….
소설은 아빠가 지금까지 이야기한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번갈아 가면서 이야기를 해주게 된단다.
읽다 보면 이 사람들이 서로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을까?
또는 이 사람들이 언제쯤 만나게 될까? 하는 호기심을 갖고 읽었단다.
2. 1940년 4월 파리
이야기를 계속 해보자꾸나.
1940년이면 세계2차대전이 막 시작되어 유럽 전체로 전쟁이 퍼져나가려고 하는 시기였단다.
일반 국민들도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소문에 두려워하고 있었지.
결국 독일은 벨기에를 거쳐 프랑스로 쳐들어왔단다.
가브리엘은 아르덴 숲 근처에 배치를 받고
55보병사단을 지원하는 200명에 선출되어 뮈즈강에 전진 배치되었단다.
최전선에 배치를 받은 것인데 얼마나 무서웠을까?
가브리엘은 독일 전차들의 예상 경로에 있는 교각에 폭탄을 설치하는 일을 하게 되었어.
이 일에 라울도 같이 차출되어 있더구나.
그들이 설치한 폭탄의 도화선이 그만 오작동해서 터지지 않았단다.
이를 어째…
다른 이들은 다 후퇴하는데 가브리엘은 총으로 폭탄을 사격했어.
그리고 결국 성공하여 폭탄을 터뜨리는 성과를 냈단다.
역시 모범생이구나.
가브리엘과 라울은 독일의 전차 공격이 있은 후로 무조건 도망을 갔단다.
가브리엘은 어쩌다가 자신을 괴롭히던 라울과 함께 도망가는 신세가 되었단다.
그들뿐만 아니라 그곳에 있던 프랑스 군일들이 흩어져 각자 알아서 도망을 갔어.
가브리엘은 라울이 훔친 차를 타고 빈집에 가서 옷 갈아입고, 음식을 먹고 그랬어.
가브리엘은 이런 일들이 옳지 않은 일이라서 불편했지만,
라울의 의견에 따를 수밖에 없었어.
그리고 군대를 이탈해서 도망가는 것이 탈영이 아닌가 하고 걱정도 했단다.
그와 달리 라울은 이런 불법적인 일을 아무렇지 않게 했어.
….
한편, 루이즈는 전쟁이 나고 난민들을 도와주는 일을 했단다.
그런데 어느날 노파가 찾아왔는데, 노파는 자신이 호텔 주인이라고 했어.
그 노신사가 자살하고, 루이즈가 혼비백산되어 뛰쳐나왔던 그 호텔의 주인.
왜 찾아왔을까?
루이즈는 호텔 주인으로부터 호텔이 손해 본 것에 대해 배상하라고 했어.
음, 이것을 루이즈가 배상을 해주어야 하는 게 맞는 건가?
그러면서 이상한 이야기를 했어.
오래 전에 루이즈의 엄마와 그 의사가 한동안 자신의 호텔을 자주 찾았었대.
그게 정확히 언제냐면 1905년에서 1906년이라고 했어.
그때면 루이즈의 엄마가 결혼하기 전이었지.
루이즈의 엄마는 결혼하기 전이라고 해도 티리옹은 결혼을 한 상태였을 텐데…
이런 이야기를 듣는 것이 불편했어.
그런데 루이즈의 엄마가 결혼하고 나서인
1912년부터 1914년까지도 왔었다는 거야.
1914년에 1차세계대전이 일어났는데
전쟁이 일어나고 나서 그들은 오지 않았다고 했어.
그 시기라면 루이즈의 엄마가 결혼도 하고 루이즈도 낳은 다음인데 말이야.
루이즈는 이런 사실을 당연히 전혀 몰랐지.
도대체 엄마와 자살한 티리옹과는 무슨 관계였던 것일까.
적절한 관계는 아닌 것처럼 보이는구나.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의사가 카페에 와서 앉은 창가자리는
루이즈의 집에 잘 보이는 위치였단다.
그렇다면 그가 그 카페에 처음부터 온 이유도
루이즈의 집을 보기 위해서…
어떠면 루이즈의 엄마를 보기 위해서…
그리고 카페에서 일하던 루이즈를 보기 위해서?
루이즈는 엄마와 티리옹 씨 사이가 어떤 사이인지 확인해 보려고
티리옹 부인을 찾아갔단다.
티리옹 부인도 알고 있었어.
티리옹과 루이즈의 엄마가 불륜 사이라는 것을…
심지어 루이즈의 엄마가 티리옹의 아들을 임신한 적도 있었고,
그 아들은 1907년 태어났는데,
티리옹이 그 아들을 보육원에 버렸다고 했어.
그 이후 어떻게 되었는지 모른다고…
음, 그렇다면 그 티리옹의 아들은
지금까지 등장했던 이들 중에 한 명일 가능성이 높겠구나.
그렇게 등장인물들이 이어지는구나.
누굴까? 모범생 가브리엘?
불법을 많이 저지르는 라울?
캐치 미 이프 유 캔 데지레?
…
한편 전쟁이 나고 데지레는 공보국 대변이 되어 전쟁 소식을 전하는 역할을 맡았어.
국민들에게 혼란을 주지 않기 위해서 최대한 모호하게 소식을 전했단다.
어떻게 보면 사기를 치는 거잖니.
그리고 사기를 치는 거는 데지레가 잘 하는 일이고…
적성에 맞는다고 해야 할까, 데지레는 이 일로 인정을 받게 되었단다.
인정을 받으면 시기를 하는 사람이 생기는 법.
데지레에게 이전 이력에 대해서 캐묻는 사람이 있었어.
음, 자칫하면 이 일을 또 그만두어야 할 수도 있겠구나.
2. 피난길
가브리엘과 라울은 계속 도망을 갔단다.
훔친 자동차의 기름이 떨어지자 차를 버리고
이번에는 자전거를 훔쳐서 도망을 갔어.
라울은 빈 술집에 들어가 술도 먹고, 가브리엘은 이런 라울을 불편해 하고..
하지만 그와 헤어질 수는 없는 노릇이고…
그렇게 길을 가다가 그들은 다른 프랑스군을 만나 체포되고 만단다.
…
루이즈는 티리옹이 버린 아이를 추적했어.
1907년에 태어났다면 자신보다 나이 많은 오빠였단다.
아빠는 다르지만 엄마가 같은 오빠.
그리고 보육원에 가서 그 사람의 이름을 알게 된단다.
라울 랑드라드. 오호, 라울이었구나.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라울을 입양해 간 사람이 다름 아닌 티리옹이었단다.
그러니까 티리옹은 루이즈의 엄마와 불륜으로 낳은 아들을
보육원에 버렸다가
나중에 자신이 다시 입양한 것이야.
이런 사실을 루이즈의 엄마는 평생 몰랐어.
알았다면 삶이 더 괴로웠을려나.
루이즈는 티리옹의 딸 앙리에트도 만났단다.
앙리에트는 라울보다 15살이나 많았어.
티리옹이 라울을 입양을 했으니 앙리에트는 라울의 어린 시절을 함께 보냈던 사람이지.
티리옹 부인은 라울을 멸시했대.
그 아이가 티리옹의 사생아라는 것을 알고 있었겠지.
그래도 앙리에트는 나이 차 많이 나는 라울을 잘 보살펴 주었대.
라울에게 유일하게 잘 해준 사람이 아닐까 싶구나.
라울은 지금 어디 있냐고 물어보니, 군대에 갔다고 했어.
그러면서 라울의 사진도 주고,
루이즈의 엄마가 티리옹에게 보냈던 편지들도 전해주었단다.
…
페르낭이라는 헌병대원이 있었어.
그는 아내 알리스와 파리에 살고 있었고,
알리스는 몸이 허약해서 먼저 누나가 살고 있는 시골집으로 피신시켰단다.
페르낭은 어느날 세르슈미의 교도소로 집합하라는 명령어를 받았단다.
세르슈미의 교도소에는
체포되었던 라울과 가브리엘이 수감되어 있었어.
루이즈도 라울이 세르슈미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것을 알고
면회하려 왔었지만, 허가가 나지 않았단다.
라울과 가브리엘은 다른 죄수들과 함께 모두 어디론가 이감하게 되는데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그들을 인솔하는 헌병대원들도 몰랐단다.
그 헌병대원들 중에 페르낭도 포함되어 있었단다.
루이즈는 라울이 파리의 남쪽 오를레앙으로 이감된다는 소문을 듣고
오를레앙으로 향했단다.
루이즈가 일하던 카페의 사장 쥘 씨가 도와주겠다고 했어.
쥘 씨의 차를 파리를 떠나 남쪽으로 향했지만,
파리를 떠나려는 수많은 피난민들 때문에 계속 정체되었단다.
피난길을 그야말로 고생길이었어.
노숙해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먹는 것, 화장실 가는 것 등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었단다.
루이즈는 쥘 씨와 함께 라울의 부대를 쫓아가면서,
엄마의 편지들을 읽어보았단다.
뜨겁고 진정 담긴 사랑이 담겨 있는 편지였어.
루이즈는 라울의 우연히 이감을 담당하고 있는 페르낭을 만나게 되어
편지를 전달해 주었단다.
라울에게 보내는 편지.
페르낭은 그 편지를 라울에게 전달하였고,
라울도 자신에게 이부 여동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
페르낭은 수인들을 인솔하는데
상부에서 내려온 지시사항들에 불만이 많았어.
수인들에 대한 처우가 상당히 열악했거든.
시설들은 둘째 치고라도 먹을 것을 제대로 주지 않아서
수인들은 불만이 터지기 직전이었어.
그들은 죄수들이었으니 언제 어떻게 터져도 이상할 게 없었지.
라울은 탈출을 계획했단다.
가브리엘도 어쩔 수 없이 동참했어.
이제 라울은 가브리엘이 믿을 수 있는 유일한 동료였단다.
페르낭은 주변 농장에서 먹을 것을 징발하였단다.
그리고 시골에 있는 아내가 걱정이 되어
우체국에 들러 누나의 집으로 전화를 했더니,
아내는 근처 예배당에서 지낸다고 했어.
알리스는 예배당에서 난민들을 보살피는 봉사활동을 하면서 지내고 있었어.
그런데 이 예배당의 신부가 누구인지 아니?
바로 데지레 신부였어.
훗, 웃음이 나오더구나.
데지레가 공보국에 더 있다가는 자신의 정체가 드러날까 봐
그곳을 도망쳐 나와 신부로 변장하고 이곳 시골 예배당으로 온 것이야.
...
3. 모두 한 곳에…
루이즈와 쥘 씨도 공습 때 헤어지게 되었어.
루이즈는 가는 길에 어떤 보육원 보모가 공습에 죽은 걸 봤단다.
그런데 그 보모가 보살피던 아이 셋은 살아 있었어.
그 아이들을 버릴 수 없어서 루이즈는 그 아이 셋을 데리고 갔단다.
루이즈는 아이 셋을 데리고 피난길을 가는 것이 쉽지 않았어.
전쟁통에 아이 셋 있는 여자를 도와주려는 이는 많지 않았어.
그러다가 한 신부를 만나게 되었는데,
그 신부는 루이즈와 아이 셋을 자기가 관리하는 예배당으로 데려갔단다.
그 신부가 누구인지 알겠지? 그래 데지레야..
데지레가 비록 가짜 신부였지만, 사람들을 도와주려는 마음은 진심이었던 것 같아.
곰곰이 생각해보면
데지레가 가짜 변호사일 때는 억울한 빵집 아가씨를 정당방위로 집행유예를 이끌어냈고,
가짜 외교부 대변인으로 일할 때는 그 자리에서 나름 인정을 받았고,
신부가 되었을 때는 또 신부 역할을 잘 하는 것 같구나.
그를 사기꾼이라고 보면 안 될 것 같구나.
….
라울이 이감되는 동안 공습이 잦아지고 있었고,
그 공습에 가브리엘이 허벅지 관통상을 당하고 말았어.
페르낭도 계속된 공습에 수인들을 어디로 가야 하는지 지시도 없고,
먹을 것은 또 떨어지고 불만이 가득했어.
그 와중에 상부에서 지시가 떨어졌는데,
수인들을 도보로 30km 이동시키라고 했고,
낙오자들이 있으면 도망자로 취급해서 죽이라고 했어.
페르낭은 부상자들이 있다며 도보로 이동이 어렵다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어.
라울은 부상당한 가브리엘을 들쳐 업고 걸어갔다.
그리고 결국 그들을 몰래 행렬에서 이탈해서 도망을 갔단다.
가브리엘은 부상당했지 먹을 것은 없지 언제 공습이 또 올지 모르지,
쉽지 않은 도망길이었단다.
그들이 가는 길에 어떤 시골집에서 노파를 한 명 만났는데
노파는 그들이 불쌍해서 데지레 신부의 예배당을 알려주었단다.
그렇게 라울과 가브리엘도 데지레의 예배당에 도착했단다.
가브리엘은 부상이 덧나서 정신을 잃었고,
라울은 가브리엘을 엎고 오느라 탈진해서 정신을 잃었어.
그곳에 이부 여동생이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도 못했겠지.
그렇게 출발점이 달랐던 주인공들은 예배당에서 모두 모이게 되었단다.
라울은 휴식을 취하고 정신이 들고 나서
드디어 이부 여동생인 루이즈와 생애 첫 만남을 갖게 되었단다.
이런 역경을 겪으면서 만났으니 앞으로 평생 사이 좋은 남매가 될 것 같구나.
…
페르낭의 이야기도 해줄게.
페르낭은 수감자들의 수송 임무를 모두 마치고 알리스가 있는 예배당에 왔단다.
페르낭은 그곳에서 라울과 가브리엘을 보았지만
이젠 다 같은 전쟁 피해자일뿐이지.
그런데 아빠가 한창 칭찬을 했던 데지레 신부가 사라졌단다.
페르낭이 가지고 온 거금이 들어 있던 가방과 함께…
ㅎㅎ 데지레는 마지막까지 웃음을 주는 캐릭터로구나.
지은이의 이런 블랙 유머가 마음에 드는구나.
그런데 에필로그를 보니 데지레가 나중에는 레지스탕스로 활동했다는 이야기도 했대.
소설은 이렇게 끝이 났단다.
…
오르부아르 삼부작은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 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지은이 피에르 르메르트는
2차 세계 대전이 끝난 이후의 배경으로 하는 소설도 3부작으로 계획하고 있다는구나.
그 중에 1부는 벌써 프랑스에서 출간되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누군가 열심히 번역 중이겠구나.
그 시리즈도 무척 기대되는구나.
이상. 끝.
PS:
책의 첫 문장: 전쟁이 곧 시작되리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시들해져 있었고, 누구보다도 쥘 씨가 그랬다.
책의 끝 문장: 지금 우리는 롤랑 바르트가 <데지레의 신화>라고 부른 것의 심화된 연구(출판사 사람들의 말로는, 굉장한 사실들을 밝혀 줄 것이라고 한다)를 예고한 용감한 역사가의 작업을 몹시 궁금해하며 기다리고 있다.
책제목 : 우리 슬픔의 거울
지은이 : 피에르 르메르트
옮긴이 : 임호경
펴낸곳 : 민음사
페이지 : 628 page
책무게 : 628 g
펴낸날 : 2023년 04월 10일
책정가 : 18,800원
읽은날 : 2023.04.29~2023.05.01
글쓴날 : 2023.05.17,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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